유품에서 발결된 컵라면은 대구뿐 아니라 전국 분향소마다 등장하고 있다. 24살 앳된 얼굴의 청년 영정사진에 시민이 놓고간 마지막 선물이다. 고인이 숨진지 2주째 대구 추모 물결도 계속되고 있다.
24일 대구 중구 성내1동 동성로 39길 CGV대구한일극장 앞에 마련된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님 대구 시민분향소'.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와 대구민중과함께 등 지역 시민단체는 지난 18일부터 일주일째 분향소를 운영 중이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일주일간 추모객은 2,000여명에 이른다.
포스트잇에는 "2인 1조가 잘 지켜졌다면", "비정규직 없는 나라돼야", "앞으로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길", "문재인 대통령님 비정규직 정책 1호 잊었나요", "국회는 뭘 하고 있나"와 같은 정치권을 비판하는 내용이 많았다. 주최 측은 모든 메시지를 모아 조만간 유족과 대책위 측에 전달할 방침이다.
10살 어린이도 엄마와 함께 분향소를 찾았다. 초등학교 4학년 이애랑(가명) 학생은 "뉴스를 보다가 슬퍼서 왔다. 가족의 일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애랑 학생 어머니 40대 박수정(가명)씨도 "내 자식 일이라고 생각하고 왔다. 이 죽음은 사회문제다. 정부가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주최 측은 성탄절(12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에도 오전 11시~오후 8시까지 분향소를 운영한다. 오는 26일 오후 7시에는 이곳에서 대구시민 2차 촛불추모제를 연다. 분향소는 오는 28일까지 열린다.
한편,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한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의 추모 발걸음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오거돈 부산시장과 장세용 구미시장 등은 해당 지역에 있는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