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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창고·백조다방·더폴락...재개발에 '100년 북성로'도 '안녕'
대구시·중구청 1906년 대구읍성 헐린 북성로 공구골목에 아파트 재개발 / "유산 다 사라져...아쉽다"
2019년 09월 23일 (일) 10:37:36 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hsg@pn.or.kr

 

   
▲ 철거를 앞둔 북성로 골목 (2019.09.20.대구 중구 북성로)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대구 중구 북성로 일부가 주상복합건물 재개발 사업으로 철거된다. 이곳은 중구청(구청장 류규하)이 근대 골목 풍경 재생 사업을 진행한 곳이지만 재개발로 인해 100년 모습이 사라진다. 

중구 태평로2가7-1번지 일대(17,432.6㎡)는 곧 철거된다. 100년 가까이 된 목조건물에 2016년 들어선 카페 '소금창고', 대구 첫 그랜드피아노가 있었던 '백조다방', 대구 1호 독립서점 '더폴락', 1950년대 상인들이 모여 생긴 공구골목 일부도 북성로에서 사라진다. '소금창고'와 '백조다방'은 문을 닫았고, '더폴락'은 약 100m 떨어진 곳으로 자리를 옮긴다.

   
▲ 1950~60년대부터 북성로에 형성된 공구골목 일부도 철거를 앞두고 있다 (2019.09.20.대구 중구 북성로)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 대구 첫 독립서점 '더폴락'...공사로 인해 자리를 옮겨야 한다 (2019.09.19.대구 중구 북성로)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1906년 10월 대구읍성이 무너진 이래로 100여 년간 북성로에 조성된 적산가옥, 공구골목 등 대구 근대 풍경의 일부가 철거된 이후에는 '대구역센트럴포스시티'가 들어선다. '대구역센트럴포스시티 주상복합 신축공사'는 올해 5월 대구시 건축위원회에서 조건부 의결돼 지난 20일 사업승인이 났다. 시행사 (주)포스시티와 시공사 (주)현대건설은 지상 49층~지하 4층 아파트 5동(803세대), 오피스텔 1동(150호)를 짓는다.

중구청은 대구 근대의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 '북성로 근대건축물 리노베이션(Renovation. 기존 건축물을 헐지 않고 개·보수해 사용하는 것) 사업'을 2014년부터 실시해 지금까지 31곳을 개·보수했다. 이 중 3곳이 대구역센트럴포스시티 사업 구역에 포함됐다.

피아니스트 이공주의 부친인 이상근씨가 1940년대부터 운영했던 카페를 새로 꾸민 '백조다방', 1907년에 지어진 목조건물과 1937년에 지어진 소금창고를 새로 꾸며 시민들에게 사랑받은 카페 '소금창고'다.

   
▲ 1907년에 지어진 건물을 새로 꾸며 2016년에 문을 연 카페 '소금창고'(2019.09.19. 대구 중구 북성로)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소금창고'를 운영한 김헌동(56) 믹스카페북성로 대표는 "100년 역사를 간직한 북성로 거리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며 "이렇게 과거 모습을 간직한 거리도 대구시 관광자원이고, 미래에게 물려줄 재산인데 대구시가 너무 쉽게 개발승인을 해준 것 아니냐"며 아쉬워 했다.

공구거리에서 20년간 공구가게를 운영한 장모(52)씨도 "중구청이 '북성로를 살린다', '공구골목을 살린다'며 세금을 들여서 도시재생 사업을 할 때는 언제고 이젠 다시 재개발 사업을 진행해 북성로의 정취가 다 없어지게 됐다"며 "과거 유산을 남기려 하지 않고 무조건 새로운 것만 지으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와 중구청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임종직 대구시 건축주택과 담당관은 "재개발 사업 공사 승인은 주택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됐다"며 "현재로선 아쉬움이 있겠지만 법적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중구청 한 관계자도 "리노베이션 사업은 중구청에서 진행한 게 맞지만, 재개발 사업 공사 승인은 대구시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구 중구 북성로는 대구읍성 북쪽 성벽을 허물고 난 뒤 생긴 길로 일제강점기 대구군수였던 박중양(1874~1959)은 일본인들 요청에 따라 1906년 10월 대구읍성을 철거했다. 대구읍성 주변으로 조선인들이 만든 상권이 형성돼 일본인들이 새 상권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였다. 대구읍성이 있던 터를 길로 닦은 게 현재 동성로-서성로-남성로-북성로다. 대구역 앞 북성로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중심 지역 최대 상권이 됐고, 광복과 6.25전쟁을 거치며 일본인들이 빠진 곳에 미군부대에서 흘러온 군수물자를 파는 상인들이 들어서 공구골목이 됐다. 때문에 일본식 적산가옥 등 근대의 풍경이 지금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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