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17주기, 유가족과 시민들은 사고를 기억하고 안전사고 예방에 힘을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지하철 참사 17주기 추모식이 2.18안전문화재단 주최로 18일 오전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열렸다. 유족을 비롯해 60여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윤석기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다시는 이 땅 위에 같은 아픔이 없도록 다짐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특히 "사고 당시 법과 제도가 바로 서고 대책본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었다면 이 같은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치가와 공무원들이 안전관리와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김한식(74)씨는 "아내를 잃은 애끓는 마음이 여전한데 사고가 점점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히는 것 같다"며 "부디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003년 참사 당시 아내 박윤태(당시 나이 51세)씨를 잃었다.
이들은 대구 동구 용수동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로 자리를 옮겨 추모식을 이어갔다.
중앙로역은 참사가 벌어진 곳으로 지난 2015년 현장을 보존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기억의 공간'이 조성됐다.
안현석(15)씨는 "초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대구 지하철 참사 규모가 커진 것"이라며 "재발 방지 위해 모두가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변승환(16)씨는 "태어나기 전 일어난 사고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해 추모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추모를 하기 위해 대구를 찾은 이용규(20)씨는 "비록 어렸을 전에 일어난 사고지만 많은 이들이 안타깝게 돌아가신 사건으로 알고 있다"며 "그날의 아픔을 꼭 기억하고 싶어 이곳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5년째 중앙로역을 찾아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채모(60대 초반)씨는 참사 당시 대구역 뒤편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 채씨는 "사고 난 날을 잊을 수 없어 미약하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얼마든지 이 같은 사고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참여연대는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구시가 다른 광역시에 비해 안전 관련 조례가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구시와 대구시의회는 안전과 관련된 정책, 제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지난 2003년 2월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한 정신지체장애인이 휘발유에 불을 붙이면서 전동차가 불에 타 192명이 숨지고 148명이 다친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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