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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동 망루에서 만난 철거민들..."살기 위해 올라왔는데"
31일째 망루 농성...단전, 단수에 식량은 물론 약품도 없어 "재산 반토막났는데 누가 가만히 있겠나"
전철연, 대구 중구청 앞 기자회견 "강제 철거 중단, 생존대책 마련 위해 대화해야" / "간섭 불가능"
2020년 04월 28일 (화) 21:18:02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hsg@pn.or.kr
 
"살려고 올라왔는데...당장 마실 물도, 먹을 것도 없다."

28일 대구 중구 동인동 니나빌딩 5층 옥상에서 김모(60대)씨를 만났다. 김씨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째 옥상에 지은 망루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망루에는 김씨와 비슷한 처지의 철거민 4명을 비롯해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 회원 등 12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 "당장 마실 물도 없다"...철거민 김씨가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2020.4.28)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지난 24일부터 농성장의 수도가 끊겼다. 때문에 이들은 5일째 씻지 못하고 있다. 화장실은 옥상 구석에 마련한 고무대야로 겨우 해결하고 있다. 전기와 도시가스도 끊겨 통화가 되는 전화기는 단 하나 뿐이고 요리도 할 수 없다. 지난 27일 지상에 있는 가족과 이웃들이 빵과 우유를 조금 올려 보냈지만 12명이서 나눠먹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또 지난 24일과 25일 양일에 걸친 강제집행으로 부상자가 나왔지만 농성장에서 내려가면 다시 올라올 수 없다는 생각에 농성자들은 내려갈 수 없다고 말한다. 지병을 앓는 농성자들도 약이 떨어져 먹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농성자 백모(60대)씨는 지병으로 심장병을 앓고 있지만 이틀째 먹지 못하고 있다.
 
   
▲ 용변은 고무대야로 만든 화장실을 쓰고 있다 (2020.4.28)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 가스가 끊겨 건물자재를 뜯어 불을 때고 있다 (2020.4.28)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김씨는 "여기에서 밥 세끼 제대로 챙겨 먹은 사람 한 명이 없다"며 "적어도 사람이 살 수는 있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농성자 오모(50대)씨는 "밑에 아이들이 있는데 며칠째 연락한 번 못하고 있다"며 "가족들과 한 번이라도 제대로 통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들은 음식과 물, 최소한의 의약품, 보조배터리 등을 망루로 올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전국철거민연합과 민주노점상전국연합이 연대한 빈민해방실천연대는 대구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철거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재개발 조합과 대구지방법원 집행관사무소는 지난 24일부터 수도와 전기를 끊고 중장비를 동원해 망루를 공격하고 있다"며 "목숨을 위협하는 철거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남경남(65) 전국철거민연합 의장은 "자신들의 재산이 반토막났는데 누가 가만히 있겠냐"며 "그런데도 조합은 협상 없이 크레인에 컨테이너와 쇳덩이를 매달아 사람이 있는 망루에 인정사정없이 휘둘렀다"고 말했다. 때문에 "중구청은 즉각 이들의 구제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 '동인3-1재개발조합의 살인적 강제집행 저지를 위한 규탄 기자회견'(2020.4.28)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중구청은 건물의 소유가 조합으로 넘어가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상국 중구청 도시환경국장은 "전기나 가스를 연결하거나 물건을 올려 보내는 일들은 모두 건물주가 동의해야 가능한 일"이라며 "최대한 조합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이 재개발 사업의 시행사인 동인3-1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가공된 음식은 올려보내줄 수 있지만 휴대용 배터리, 의약품, 직접 가공한 음식은 위험을 이유로 반입을 막고 있다.

조합장 박모씨는 "음식이나 의약품, 배터리는 위험할 수 있다. 반입은 허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나 수도, 가스는 끊은 것이 아닌 강제집행으로 파손된 것"이라며 "불법 점거를 하고 있는 이들에게 연결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협상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 농성을 풀고 내려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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