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코로나 방호복을 입고 고글과 신발까지 착용하면 조금만 지나도 땀범벅이 된다. 탈수 때문에 두 시간마다 교대를 해주지 않으면 화장실도 못가기 때문에 코로나 병동은 일반병동에 비해 간호 인력이 2~4배 더 필요하다"
경북대병원에서 31년간 일하고 있는 김영희(54) 간호사는 '국제 간호사의 날'을 맞아 근무환경 개선 촉구를 위해 진행된 행진 현장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현장 간호사가 고강도 업무로 물 마실 시간과 밥먹고 화장실을 갈 시간마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근무하고도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며 열악한 간호환경 개선을 통한 간호의 질 향상을 주장했다.
또 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의 확대와 인력기준 상향을 요구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은 환자의 보호자와 간병인이 병원에 상주하지 않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24시간 전문 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하유숙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대구가톨릭대의료원분회장은 "대구 경대병원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을 해제하고 해당 간호 인력을 감염병동으로 투입해 대처했다"며 "일반병동보다 높은 수준의 인력기준을 가진 간호간병서비스병동을 확대해 새로운 감염병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연화 건강권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간호사는 "최근 10년간 간호대 정원이 두 배로 늘고 37만명의 간호사 면허소지자가 있지만 50%가 넘는 간호사가 현장을 떠난다"며 "생후부터 임종까지 간호사를 만나지 않는 사람이 없듯 간호사의 문제는 모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실무 관계자는 "환자 수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의료기관이 많고 중증도별로 분류된 기준도 없다보니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경우도 점점 확대하는 추세고 앞으로도 확대에 중점을 두고 정책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간호사의 사회 공헌을 기리기 위해 지정된 기념일인 '국제 간호사의 날'을 맞아 간호사의 근무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공동행동은 대구와 서울을 비롯해 강원대병원, 제주대병원, 포항대병원, 울산대병원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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