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대구 비슬산·화원유원지 관람차 '장애인 차별' 시정권고

평화뉴스 김두영 기자
  • 입력 2021.05.2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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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승강설비 없는 오리전기차 "차별 시정"→2017년 비슬산 반딧불이 전기차 이어 두 번째
"동등하지 않는 서비스 제공", 장애인단체 "지자체 관광지 이동권 보장" / "6월 면담 후 방안"


장애인이 못 타는 화원유원지·비슬산 관람차에 대해 인권위가 달성군에 차별 시정을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지난 20일 결정문에서 달성군 산하 달성군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화원유원지 관광객 수송전기차 '오리전기차'의 장애인 휠체어 승강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것에 대한 차별 진정을 두고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는 것은 차별로 편의시설을 마련하라"고 시정권고했다.

관광객들의 교통편의제공을 위해 운영중인 화원유원지 '오리전기차' / 사진.달성군시설관리공단
관광객들의 교통편의제공을 위해 운영중인 화원유원지 '오리전기차' / 사진.달성군시설관리공단
화원유원지 오리전기차에 대한 국가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 결정문 / 자료.인권위
화원유원지 오리전기차에 대한 국가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 결정문 / 자료.인권위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장애인도 장애인이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오리전기차를 이용할 권리가 있다"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불합리하게 차별 받아선 안된다"고 판단했다. 또 "상당한 경사로에 오리전기차로 왕복 20여분 이상 소요되는 거리를 휠체어를 이용해 이동하기란 불가능하다"면서 "오리전기차에 휠체어 승강설비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아 제한을 받는 것은 장애인에 대하여 비장애인에게 제공하는 것과 실질적으로 동등하지 않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김모씨는 지난 2019년 7월 휠체어를 이용해 화원유원지 내에서 관광을 하려고 했다. 오리전기차에 탑승하려 했으나 승강설비가 없어 탑승하지 못했다. 이어 김씨는 달성군수와 달성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상대로 인권위에 "장애인 차별"이라며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을 넣었다.

화원유원지는 화원동산을 중심으로 낙동강가에 조성된 달성군의 대표 유원지로 5만6천평(185,375㎡) 규모다. 오리전기차는 매표소부터 시작해 전망대까지 3.2km를 도는 관람차다. 지난 2016년부터 관광객 교통 편의를 목적으로 유원지 일대 노선과 구간을 반복 운행하며 20인승 전기차 2대를 운영한다. 

비슬산 교통편의를 위해 지난 2015년 도입된 전기관람차 / 사진.달성군시설관리공단
비슬산 교통편의를 위해 지난 2015년 도입된 전기관람차 / 사진.달성군시설관리공단

달성군의 관광지 장애인 차별 시정 조치는 두 번째다. 지난 2016년 3월 휠체어 장애인 A씨는 달성군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비슬산자연휴양림의 관광객 수송전기차 '반딧불이 전기차'를 타려 했으나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가 없어 타지 못했다. A씨는 인권위에 진정을 냈고 인권위는 지난 2017년 달성군에 차별 시정을 권고했다. 당시 인권위는 "휠체어 승강설비를 설치하지 않아 장애인이 탑승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동등하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라며 비슬산 전기관람차에 승강설비 장착을 권고했다. 비슬산 전기차는 지난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친환경 산악용 23인승 차량으로 6대가 있다.  

거듭된 대구지역 관광지의 장애인 차별에 대해 장애인단체는 근본 대책을 촉구했다.

이민호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팀장은 "장애인이 못 타는 전기차는 도심에 저상버스가 없는 것과 같다"며 "화원유원지는 언덕이 높고 비슬산은 먼 길을 돌아야하기 때문에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차량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지자체는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달성군시설관리공단 한 관계자는 "전기차에 장애인이 탑승할 만한 공간이 부족하고 탑승에 필요한 설비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며 "6월말 장애인단체와 면담하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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