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성별 임금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6년째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지난 13일 남성 임금을 100으로 볼 때 여성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성별임금격차(Gender Wage Gap)'를 발표했다. 38개 회원국 중 한국은 32.5%로 1위로 조사됐다. 국내 남성 노동자에 비해 여성 노동자의 임금이 32.5% 낮다는 의미다. OECD 평균 12.5%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평균 수치(12.5%) 이하는 칠레, 호주, 프랑스, 스페인, 폴란드, 아일랜드, 스웨덴, 터키, 뉴질랜드, 그리스, 이탈리아, 헝가리, 슬로베니아, 노르웨이다 등이다. 최저 격차 국가는 콜롬비아(4.0%)다. 이어 룩셈부르크(4.1%), 벨기에(4.2%), 코스타리카(4.7%), 덴마크(4.9%) 등도 임금격차가 적었다.
성별 임금격차 최악 불명예는 한국이 OECD에 가입한 1996년부터 2021년 현재까지 26년째 이어졌다. 가입 첫해 1996년 국내 성별 임금격차는 44.2%로 여성 임금은 남성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그러면서 격차는 매년 조금씩 줄어들어 올해 최저 수치를 보였다. 2015년 37.2%, 2016년 36.7%, 2017년 34.6%, 2018년 34.1%로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꼴찌라는 오명은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여성고용정책과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여성고용 관련 지표는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낮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점차적으로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부는 여성들이 일터에서 차별 받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추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이 지난 2020년 9월 7일 발표한 '통계로 보는 대구여성의 삶'을 자료를 보면, 대구여성 월 평균 임금은 186만원, 남성은 월 290만원으로 여성 임금이 남성의 64.0% 수준에 불과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지난 2019년 8월 14일 내놓은 '대구경북지역 여성 경제활동참여 현황 및 시사점' 자료를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구 남녀 임금격차는 104.6만원으로 7대 광역시 중 두 번째로 작았으나, 상대적 임금 불평등을 나타내는 저임금 노동자 남녀 격차(20.7%)는 광역시 평균(17.9%)에 대비해 크다. 남녀 임금격차가 7대 광역시 중 4번째로 높은 이유도 남성 평균 임금이 광역시 중 가장 낮아 격차가 작게 나타났다. 경북의 남녀 임금격차는 124만원, 저임금 노동자 비중의 남녀격차는 26.6%로 평균을 크게 웃돈다. 대구보다 경북 성별 임금격차 상황이 더 나빴다.
이를 증명하듯 대구 남성 육아휴직 초회 수급자율은 13.0%로 전국 평균 21.2%보다 낮다. 2019년 기준 육아휴직급여 초회수급 여성은 2,438명, 남성은 365명이다. 남성 수치는 전년 대비 28.5% 늘었지만 아직도 여성이 '독박 육아'에 시달리는 모양새다. 1위 울산(33.5%)과 비교하면 3배 가량 적다.
고위직 여성 비율도 적다. 대구 여성 고위직(일반직 공무원 중 5급 이상) 진출은 2017년 기준 13.0%로 광역시 중 가장 저조했다. 광역시 평균은 16.6%이다. 대구 여성 기업인 비중도 2017년 기준 광역시 평균 39.1%보다 낮은 37.7%로 조사됐다. 경북 여성 고위직 진출은 8.6%로 대구보다 훨씬 적다.
조사 결과에 대해 대구여성가족재단은 "성별과 무관하게 동일직종 동일임금 적용에 있어 그렇지 않다는 인식이 강해 임금 불평등 정책 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여성 경제 활동 참여에는 긍정 인식이 늘었으나 소득 불평등, 가사분담 미흡은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