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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장관의 성인지 감수성에 유감
[남은주 칼럼] 여성가족부 장관의 발언과 '여성가족부 해체' 주장에 대해
2020년 11월 10일 (화) 18:01:38 평화뉴스 남은주 칼럼니스트 pnnews@pn.or.kr

여성가족부 장관의 성인지 감수성에 유감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은 838억의 선거비용이 드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의견을 묻자 "국가에 굉장히 큰 새로운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 역으로 국민 전체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기회가 된다"고 답했다.

*성인지 감수성이란 성별 차이에 따른 불평등 상황을 인식하고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하는 감수성이며 성평등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는 능력, 성차별, 혹은 성별에 부여된 사회문화적 관습이나 규범을 당연한 것으로 수용하지 않는 태도를 말한다.

또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수사 중인 사건에 관해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오 전 시장 사건의 경우 당사자가 이미 범죄 사실을 인정했음에도 이러한 답변을 한 것이다. 발언 직후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여성가족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젠더기반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업무로 하고 있는 주무부처의 장관으로서 '성인지 감수성 집단 학습'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 먼저 민주당 지자체장들의 연이은 성폭력 사건은 성인지 감수성까지 발휘하지 않더라도 범죄행위이며 이미 발생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해석하지 않는 것은 여성가족부의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현 장관이 임명되고 이미 몇 차례 여성가족부의 정책 추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있어왔다. 여성가족부는 성인지 감수성을 반영한 '나다움 어린이책' 사업을 국회의원의 질의와 일부 학부모 단체의 반대로 회수하기로 결정하였다. '나다움 어린이책' 지정과 배포 사업은 여가부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 중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성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없고 매우 보수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비판하는 일부의 목소리에 대해 주무부처로서 전문성을 가지고 정책을 설명하지 않고 제대로 된 반박도 없이 정책을 철회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하는 것이 여성가족부가 해야 할 일이다.

또한 이번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10월 16일 발의한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성충동약물치료법)' 개정안을 소개하며 의견을 묻자 취지에 공감하며 법무부와 논의하여 법안 통과에 협조하겠다고도 하였다. 이 법안은 13세 미만 아동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수형자 가운데 출소 예정인 성도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재범 위험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검사가 범죄자 본인 동의 없이 약물치료 명령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화학적 거세법안은 보수정당에서 끊임없이 제기하는 내용으로 매우 인권 침해적이며 성폭력범죄에 대한 부족한 이해에 근거한 것이다. 성폭력은 참을 수 없는 성욕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젠더 위계사회에서 권력적 우위를 실현하기 위한 행위를 성폭력의 형태로 실행하는 것이다. 화학적 거세를 실행하는데 따른 부작용과 문제점, 범죄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이미 여러 번의 법안 발의가 있었고 논의가 진행된 바 있는데도 이러한 동의 발언을 한 현직 여성가족부 장관의 인식은 매우 유감이다.

여성가족부 해체논의 전에 필요한 논의

그럼에도 유승민 의원의 여성가족부 해체 주장과 10만 동의를 넘은 여성가족부 해체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그전에 여성가족부의 현시점에 대해 제대로 알고 고민한 결과가 해체 주장인지 궁금하다.

현재 여성가족부는 전체 일반직 공무원(국가직)공무원 숫자중 0.2%의 인원과 0.2%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미니부처이다. 2020년 여가부 예산은 1조1,264억원으로 국가예산 중 0.2%에 해당하며 이마저도 가족정책 예산이 59%로 가장 많고, 청소년 관련예산 21%, 주로 여성폭력피해자를 지원하는 권익예산이 10%, 여성정책 관련예산은 7%에 그친다.

   
▲ 2020년 여성가족부 예산 / 자료 출처.여성가족부 홈페이지

여성가족부가 여러 가지 비판에 직면해 있지만 젠더위계사회의 성차별을 성평등 사회로 만들기 위한 주무부처인 것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필자가 접한 여성가족부의 문제는 회식비로 얼마를 썼네, 조리퐁을 판매 금지 시켰네 하는 등의 다양한 루머로 희화화 되어 있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는지, 하는 일을 알고 있는지를 물었을 때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이런 과정은 겉으로는 평등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평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적극적 초치를 취하게 되면 생기게 되는 역차별 논란이다. 적극적 조치가 차별을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 조치 이후 차별의 구조를 없애는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 캐나다 정부 기관과 캐나다 여성인권 비영리단체(City for All Women Initiative)가 2015년 '지자체들을 위한 공평과 포용 증진방향(Advancing Equity and Inclusion, A Guide for Municipalities)'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평등과 공평의 차이점과 시스템적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일러스트와 설명이 담겼다. / 사진 출처.City for All Women Initiative(2015), Advancing Equity and Inclusion, A Guide for Municipalities

여성가족부는 정부 부처 중 가장 적은 예산으로 가족, 청소년, 여성폭력피해자 지원, 다문화가족정책, 이주여성, 여성장애인 권익보호 등의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정책에서 소외될 수 있는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인 것이다. 여성가족부의 한계에 대해 지난 대선 때 여성계는 대통령직속 성평등위원회의 설치를 제안하였다. 여성가족부가 현장을 지원하는 사업을 한다면 실질적인 성주류와 정책과 성평등 정책을 각 부처별로 실행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여성가족부 해체를 주장하는 정치인은 오히려 각 부처에 여성담당국을 신설하자는 주장은 훨씬 후퇴되었을 뿐만 아니라 성평등의 문제를 생물학적인 성별인 여성과 관련된 문제로 축소하고 있다.

이미 전세계는 성평등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성인지감수성은 상식이다. 여성가족부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의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성인지 감수성이 필수적이다. 여성가족부 해체를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은 날로 그 심각성을 더해가는 디지털성폭력과 4대 강력범죄 여성피해률, 채용성차별, OECD국가 중 20년이 넘게 가장 심각한 성별임금격차, 2019년 성격차 순위 108위, 성평등이 실현되지 않으면 반등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출생률 저하 문제 등 성차별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대책을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

   







[남은주 칼럼 15]
남은주 / 대구여성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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