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 추태' 예천군의원들, 지방선거 출마...시민단체 "불출마" 반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4.1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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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의회 4년전 미국 외유 중 폭행·음주→당사자 2명 의원직 박탈
관련자 9명 중 5명 경북도의원·군의원 등 도전, 국민의힘 공천 신청
"군민 대표 자격 없어...공천 배제해야 " / 의원들 "드릴 말씀 없다"


4년 전 해외연수 중 음주와 폭행으로 '외유 추태'를 부린 경북 예천군의회.

추태 당사자 박종철(자유한국당), 권도식(무소속) 의원은 의회에서 제명했다. 결정에 반발해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에서 져 최종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군민들은 두 사람 뿐 아니라 관련자 9명 의원 전원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나머지 의원들은 간단한 사과글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셀프 면제'로 책임을 피하고 4년간 의원직을 지켰다. 그리고 이들은 다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일부는 체급을 키워 도의원으로(김은수·이형식 경북도의원 제2선거구), 일부는 군의원(신향순 가선거구·정창우 다선거구·강영구 나선거구)에 도전했다. 불출마자는 2명(신동은·조동인) 뿐이다. 시민단체는 "뻔뻔하다"며 "전원 불출마하라"고 반발했다. 공천권을 쥔 국민의힘에는 "공천 배제"를 촉구했다.
 

"예천군의원 전원 지방선거 불출마하라" 기자회견(2022.4.18.예천군청) / 사진.예천시민연대
"예천군의원 전원 지방선거 불출마하라" 기자회견(2022.4.18.예천군청) / 사진.예천시민연대


예천시민연대(준비모임)는 18일 예천군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천군의원 전원 6.1 지방선거에 불출마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농경북도연맹 예천군농민회 회원들과 지역 일반 군민 등이 모인 단체로 지역 사회의 여러 의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 시민단체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12월 미국과 캐나다 연수 중 일탈과 폭행으로 국제 망신은 물론, 대한민국 국격을 떨어뜨린 장본인이 바로 현역 예천군의원들"이라며 "예천군민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수치심과 도덕적 타락을 보여준 장본인들이 지방선거에 다시 출마하는 것은 뻔뻔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당시 자진사퇴로 책임을 지는 양심도 없이 자리보전에만 급급한 치졸한 행태를 보였다"면서 "4년이 지난 오늘 새로 의원을 뽑는 시기가 돌아왔는데, 그때의 치욕이 치유되기도 전에 사건의 당사자들이 다시 본인 영욕과 욕심을 위해 지방선거에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하고선 예천 이름에 먹칠을 하고, 또 다시 '잘 하겠다'고 돌아다니는 것은 양심 없는 행태"라며 "의원들 머리에 과연 예천이 있기는 한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예천군의회...4년 전 '외유 추태'로 논란이 됐다. / 사진.예천군의회 홈페이지 화면 캡쳐
예천군의회...4년 전 '외유 추태'로 논란이 됐다. / 사진.예천군의회 홈페이지 화면 캡쳐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예천을 위한 일꾼으로 원한다"면서 "▲예천군의원 전원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 ▲국민의힘 경북도당과 김형동(경북 안동예천) 국회의원은 예천에 불명예를 안겨 준 현재 예천군의원들 전원 공천에서 배제하라"고 촉구했다.

최한열 예천시민연대 준비모임 사무국장은 "세금으로 연수를 가 관광성 외유를 즐긴 것도 모자라 폭행과 음주 추태를 부려 온 국민에게 질타 받은 게 고작 4년 전"이라며 "제대로 책임 지지 않은 사람들이 다시 의원에 출마하는 것은 군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 "농사꾼 눈에는 불량종자를 써봤자 옳은 수확물이 나오지 않는다. 참신한 씨앗을 뿌려야 옳은 수확물이 나온다"면서 "과거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예천 명예를 되찾기 위해 출마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어 만약 국민의힘이 이들에게 공천을 줄 경우에는 "사실상 국민의힘 공천이 당선 공식이기 때문에 이 사실을 공론화해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강력한 군민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해당 의원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휴대전화로 수 차례 전화를 했지만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했다. 김은수 의원은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고, 강영구 의원은 "그 점에 대해서는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질문을 더 듣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신향순 의원도 "너무 바빠서 답하기가 곤란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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