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 한번 안한 경북 기초의원 117명...고령·칠곡은 전체 '0번'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1.11.1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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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시·군 239명 중 49% 117명 3년 5개월간 질의 0번, 평균 1개...고령·칠곡군의원 전부 0개
청송·영양·봉화·울릉 비공개, 군위 부실 / 시민단체 "대구보다 심각, 견제전무·예산낭비...존치 의구심"


임기 동안 질의 한 번 안한 경북도 기초의원이 117명이나 돼 대구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5개월간 한 번도 질문하지 않은 의원은 49% 절반이나 됐다. 일부 군의회는 의원 전체가 한 번도 묻지 않았고, 일부는 공개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관리했다. 지역 주민을 대표해 선출된 의원들이 단체장(시장·군수)을 향해 질문할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저버려 "견제 기능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 경북도 고령군의회 임시회 본회의장(2021.10.6) / 사진. 고령군의회 홈페이지
   
▲ 임시회에 참석한 고령군의원들(2021.10.6) / 사진.고령군의회 홈페이지

대구의정참여센터는 15일 경상북도 23개 8대 시·군의회의 시·군정질의 현황을 분석해 공개했다. 그 결과 23개 시·군 기초의원 239명 중 117명이 지난 2018년 6월부터 2021년 11월 현재까지 3년 5개월 동안 단 한 차례도 질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질의 0번 의원 비율은 48.95%로 절반에 가까웠다. 경북 기초의원 239명의 전체 질의 수는 286건으로 의원 1명당 평균 질의 수는 1.1개에 그쳤다. 앞서 발표한 대구 8개 구·군 기초의원 구정질의 0건 비율 45%, 평균 질의 2개보다 저조했다. 

특히 고령군의회와 칠곡군의회는 의원 전체가 질의 0개로 나타났다. 고령군의회 전체 의원은 6명, 칠곡군의회 의원 전체는 10명으로, 두 지역 기초의원 16명은 임기 동안 한 번도 질문하지 않은 셈이다.
 
경상북도 23개 시군 기초의회 시(군)정질의 조사 결과 / 자료.대구의정참여센터
경상북도 23개 시군 기초의회 시(군)정질의 조사 결과 / 자료.대구의정참여센터

청송·영양·봉화·울릉군의회는 홈페이지에 질의 현황을 공개하지 않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군위군의회는 홈페이지 에러와 질의 내용 혼재 기록으로 인해 관리를 부실하게 하고 있었다. 때문에 5개 군의회의는 이번 조사에서 빠졌다. 이들 의회의 내용을 더하면 수치는 더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울진군의회(전체 의원 7명)와 영주시의회(전체 의원 14명)도 각각 의원당 평균 질의 수 0.2개, 0.8개,  0개 의원 5명, 10명으로 질의 0건 비율은 평균 71.4%로 높았다. 상주시의회는 전체 의원 17명 중 0개 질의 의원이 12명으로 평균 70.5%가 질문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미시의회는 전체 의원 22명 중 14명, 영천시의회는 11명 중 7명으로 평균 63.6%가 질의 0건으로 나타났다. 

포항시의회는 31명 중 16명, 김천시의회는 17명 중 10명, 의성군의회는 13명 중 7명, 경산시의회는 14명 중 6명이 임기 동안 한 번도 질의하지 않았다. 전체 의원 40~50%가 질의를 포기한 셈이다. 

0건 비율이 낮은 곳은 안동(33.3%)·경주(23.8%)·문경시의회(11.1%)·영덕군의회(28.5%)다. 평균 질의 1.7~1.8개로 의원 1명당 적어도 한 번 이상 질문한 곳은 청도·성주·예천군의회 등 3개에 불과했다. 
 
   
▲ 칠곡군의회 임시회 본회의(2021.10.25) / 사진.칠곡군의회 홈페이지
   
▲ 칠곡군의원들이 임시회에서 조례 심사 보고를 듣고 있다.(2021.10.25) / 사진.칠곡군의회 홈페이지

대구의정참여센터는 "경북 기초의원 절반이 임기 동안 한 번도 질의를 하지 않았다"며 "집행부의 행정견제가 사실상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또 "일부 의회는 홈페이지 공개 내용이 극히 부실하거나 아예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내용을 제대로 확인한다면 상황은 더 나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경록 운영위원장은 "대구 성적도 나빴는데 경북은 더 심각했다"며 "의회에 사용되는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건 아닌지, 기초의회 존치 자체에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또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내년 1월부터 기초의회 권한이 더 생기기 전에 통제와 견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칠곡군의원은 "현장 질의 이외에 서면질의 등으로 견제하고 있다"며 "일단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통감하며 남은 임기 동안 집행부 견제를 제대로 할 수 있게 의원들이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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