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급수에 사는 깔따구 유충들이 대구 취수장 인근에서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낙동강 4대강사업 강정고령보가 들어선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매곡리. 지난 13일 강정보 근처에 있는 매곡취·정수장 건너편 강물과 진흙더미에서 많은 깔따구 유충들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날 현장 답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난 13일 성명서에서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날 오전 취수장 건너 강물에서 15분 간 5번 삽질을 한 결과 붉은깔따구 유충 20개를 채집했다"며 "이도 상당한 양이지만 삽질을 더 했으면 더 많은 유충을 발견했을 것"이라고 했다.
▲ 대구 매곡취수장 건너 낙동강에서 채집한 4급수 지표종 붉은깔따구 유충.(2022.7.13) / 사진.대구환경연 |
특히 이날 발견된 붉은깔따구의 경우 가장 낮은 수질 등급인 4급수 지표생물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4급수는 공업용수 2급, 농업용수로 사용된다.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환경부는 붉은깔따구와 실지렁이, 거머리 등이 서식지를 4급수로 분류한다.
매곡을 포함한 대구 내 다른 취·정수장에서 깔따구나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다른 지역에서는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 7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석동정수장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깔따구가 나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석동정수장은 해당 지역 주민에게 수돗물을 제공하는 곳이다. 창원시는 "취수지인 낙동강 원수(原水)가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석동정수장은 본포취수장에서 취수한 낙동강을 원수로 두고 있다. 매곡취수장 역시 낙동강이 원수다.
환경단체는 깔따구 유충 발생 원인을 "4대강 수문"으로 분석했다. 수문으로 인해 물길이 막혀 강바닥이 뻘밭처럼 변했고, 여름철 기온 상승으로 녹조까지 퍼지면서 강물이 오염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앞으로 유충과 알이 취수장 안에 생기거나 낙동강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강정보 일대에 깔따구가 광범위하게 퍼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문산취수장, 고령취수장도 깔따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낙동강은 독성 녹조에 깔따구가 득실거리는 곳으로 변했다"며 "즉각 보를 열고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한 관계자는 "확인해본 결과 취·정수장 내에서 깔따구나 유충이 발견된 사례는 없다"며 "아마 근처에서 발견된 모양인데, 여과·방충망시스템, 활성탄을 거쳐서 그런 것들은 모두 걸러진다"고 반박했다. 또 "수돗물은 안전하다"며 "관리와 공급에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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