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감세 좀비

김영민(전 대구YMCA 사무총장)
'대기업 감세' 경제정책 내놓은 추경호 장관에게

일국의 장관(그것도 부총리급)에게 ‘님’이라는 존칭을 붙이지 않음에 대해 지적될 수도 있다만 고교 10년 후배에게, 대통령보다 높은 국민이 장관1명에게 문자로 '님'이니 '존경하는...' 식의 모습은 말이 아니다 싶다. 그러면서도 경제(학), 행정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70대 시골 노인이 대한민국의 최고의 학부와 미국에 까지 가서 공부한 후, 대한민국의 경제 분야에서 실무를 다듬은 수재에게 대한민국의 경제정책에 대하여 왈가왈부한다는 것은 바둑 18급이 국수전에 훈수를 두는 기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표된 경제 정책에서 한마디 할 수 밖에 없음은 그가 만든(?) 정책에 대해 심각을 넘어 ‘감세 좀비’(폴 크루그만 『폴 크루그만, 좀비와 싸우다, 부.키, 2022.7)임을 일러준 책에서의 얻은 대담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무식한 자가 용감하다지 않던가? 그래서 얻은 결론이다. 도저히 내 마음으로는 존칭을 붙일 수가 없었다.

지난 7월 25일 경향신문에서는 이재명 의원이 "윤석열 정부 경제대책, 빨간 청개구리 같아"라는 표현으로 '코로나 이후 황제세 도입 노력'을 거론했다. 다시말해서 추경호 장관이 발표한 경제정책이란 "외국과 달리 슈퍼리치·초대기업에 혜택”으로 “마치 빨간색 청개구리 같은 정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이 정부의 경제·민생 대책이 거꾸로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법인세는 최고세율 구간을 축소해 3000억 원 이상의 초고액 영업이익을 올린 대기업에 대해서만 감세 혜택을 주겠다', '대주주 기준도 10억에서 100억으로 올리겠다'는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데 이것은 결국 "슈퍼리치와 초대기업에 대한 감세 정책"이라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서민 또는 영세자영업자 환경이 매우 나쁜데 골목상권을 살리고 서민 소비 여력을 증대시키는 지역화폐 예산은 완전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양극화를 심화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국내 증시와 관련해선 ‘한시적 공매도 금지 등의 시행’을 검토만 계속하고 있고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증권시장 안정 펀드를 10조 원 넘게 조성해 놓았는데 아직도 투입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의구심마저 든다는 표현으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제 한 촌닭이 이런 세금에 관련된 문제를 더듬어 보고자 한다. 모든 언론이 말하는 이번 추경호식 경제 정책은 ‘부자감세’로 표현하고 이에 대해서 심각하게 이 문제점을 제기한다.

책에서 얻은 훈수 한자락!
'(경기회복을 위해 감세나 증세냐)는 논쟁의 중심축은 가치다. 좌파진영은 철학자 존 롤스가 체계화한 사회정의의 개념을 주로 따른다. (중략) 기본적으로 이 도덕적 입장은 ‘신의 은총을 내리지 않는다면 나도 별 다를 바 없다’ 우파진영은 대조적으로 불평등과 위협을 낮추려는 정부의 개입을 부도덕하게 바라본다. 부유층에 세금을 매겨 빈곤층을 돕는 일은 그들이 보기에는 도둑질과 매 한가지다. 아무리 그 뜻이 갸륵하더라도......'(같은 책 P36 상반절 갈무리)라고 분명한 모습의 상반된 형태를 정확한 내용으로 정리한다

『폴 크루그먼, 좀비와 싸우다』(폴 크루그먼 지음 | 김진원 옮김 | 부키 펴냄 | 2022년)

저자가 몇년전 뉴욕 타임즈에 게재한 글, 특히 트럼프 시절에 한 내용이 이렇게 지금 우리의 모습과 복사하듯 같은지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그러면서 이런 모습을 '부자감세 좀비'라고 하고 이는 경제에서 가장 끈질긴 좀비이면서, 부유층에 세금을 물리는 일이 경제 전반에 막대하게 해악을 입히며 따라서 고소득층에 실로 경이로운 경제성장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공화당이나 우리의 정부에서의 모습은 '감세의 영향력을 부풀려 말하는 주장은 거짓일 뿐 더러 그런 주장을 내세우는 사람들은 일부러 부정직하게 굴고 있음을 독자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언론조직과 두뇌집단의 운동 보수주의 때문에 감세 마술의 미신 같은 좀비 아이디어가 계속 돌아다니고 있다'(같은 책 P53 하반절 갈무리)고 주장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부자감세가 모두에게 커다란 이로움을 안긴다'는 주장만큼 철저하게 검증받고 처절하게 논박당한 신조도 거의 없다. 그러나 이 신조는 끈질기다. 실은 정부 경제정책과 여당이 꽉 틀어쥐고 있어 당 내부에서 거의 어느 누구도 부자감세에 대한 회의적인 표현을 입에 올리지 조차 못한다. 즉 부자 감세라는 마법을 보내는 광신이야 말로 최강콤비다.

추 장관에게 이런 글을 쓰는 이유나 신임 지방정부의 수장이 모든 사업 중 으뜸은 경제 확산 즉 부자에게 돈을 몰아주어 파이를 키우겠다는 정책은 '부자감세 좀비'에 물린 정책이며 이를 이겨낼수 있는 것은 지금은 없다는 것이 답답하고 한스러울 뿐이다. 그러면서 한 번도 이 정책이 성공한 적이 없다는 폴 크루그만의 최신 책을 한 번이라도 신중하게 읽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