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구청년주간 행사의 주제포럼인 '일·생활균형 토크콘서트'가 17일 오후 대구예술발전소 수창홀에서 열렸다. 청년들이 겪는 직장 상사와 갈등,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주제로 열린 이 콘서트는, 힐링 음악공연(김형동 프로젝트), 창작연극 <열일? 아니 워라밸>(극단 예술로), 공감 토크 순으로 진행됐다. 10대에서 30대 청년 20여명이 참석해 2시간동안 공연과 연극을 보고 의견을 나눴다. '워라밸'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말로, 일과 여가, 가정 등 삶의 조화를 통한 행복한 삶을 의미한다.
'일·생활균형 토크콘서트'는 워라밸에 대한 기성세대와 MZ세대 간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을 '동상동몽(同床同夢)'으로 변화시키자는 취지로, "직장 문화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대구지역에서 워라밸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주최측은 밝혔다.
때문에 연극은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수직적 문화와 개인·가족생활과의 충돌, 세대간 생각과 가치관 차이에 대해 다뤘다. 정시출근 문제, 신입직원의 허드렛일, 회식 강제 참여 문제, '라떼(나 때는 말이야: 조언을 구하지도 않았는데 상급자들이 과거 이야기를 하며 하급자를 무시하는 태도) 문화' 등이 담겼다.
이 연극을 본 청년들은 "이런 회사에 가고 싶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청년들은 회사 업무와 기업문화에 대한 세대간 갈등을 많이 얘기했다. 정시출근, 주어진 업무 외 기타 업무 지시, 회식 문화 등에서 기성세대와 MZ세대의 생각이 달라 힘들다는 의미였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객석에서 연극공연을 지켜본 A씨(30대.남)는 정시보다 일찍 출근하는 문제에 대해 "주52시간이 법에 규정돼 있기 때문에 정시보다 일찍 출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B씨(30대.여)는 신입직원이 상사의 커피를 타오는 등의 허드렛일을 주로 맡는 현실에 대해 "커피를 타러 회사에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식 문화'에 대한 의견도 많았다. C씨(20대.남)씨는 회식 때 회사 문제를 편하게 얘기하라는 직장 상사의 말에 대해 "안 좋은 영향이 미칠 것 같아 회사의 좋지 않은 점을 꺼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다른 청년들도 "사회생활에서 문제 제기하는 것이 실제로 본인의 회사 생활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말했다. 회식 문화에 대해 "회식 같은 모임을 줄이거나 저녁이 아닌 점심 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청년들은 또, 상급자들의 '라떼 문화'가 불편하다는 지적과 함께, "정시출근과 정시퇴근을 사측이 잘 지켜야 한다", "회사가 가정 내부 문제를 경시하지 않고 육아휴직과 육아단축근로제도를 앞장서 실천해야 한다"며 워라밸을 실현하기 위한 기업문화의 변화를 강조했다.
연극을 공연하고 패널로 나선 배우들도 '워라밸'의 의미를 강조했다. 극단 '예술로'의 윤이나라 배우는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면서 일과 삶의 밸런스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소회를 전했고, 이효정 배우는 "연극에서 등장인물들이 서로 소통하지 않아 답답했는데, 현실에서는 소통을 중시해 일과 삶의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오 배우는 "직장 상사를 연기하는 것이 나의 가치관과 맞지 않아 너무 힘들었다"며 "나도 워라밸에 적극 찬성하고, 세대간 조화가 잘 이뤄지면 좋은 회사 생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기복 대구일생활균형지원센터 센터장은 "워라밸이 청년들에게 중요한 이슈"라면서 "청년들은 취업이나 이직을 할 때 워라밸이 가능한 회사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워라밸을 실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나의 관점에서 직장생활과 개인·가정생활 중 하나에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여러 곳에도 문제가 연속적으로 생길 수 있다"며 "세 가지 생활 어느 곳에서든 행복을 느끼려면 워라밸은 필수적"이라 강조했다.
한편 '제8회 대구청년주간' 행사는 대구시청년센터와 대구시 주최로 9월 15일부터 18일까지 대구예술발전소와 수창청춘멘션, 수창공원, 오오극장 등 대구 곳곳에 열렸다. '해피 유스 데이(Haappy Youth Day.행복한 청춘의 나날)'을 슬로건으로, 청년영화페스타, 가요제, 사진전, 청년의날 기념식 '유스 어워즈(Youth Awards)', '청년 주제포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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