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간호사 5백명 부족한데 1백명 정원감축안...국정감사 "무책임" 비판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10.1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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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퇴사율 전국 1위...다른 병원과 달리 정부에 '감축안' 제출
임직원 친인척 채용 3년간 87명, 강원대병원 대비 2.5배 많아
환자만족도 전국 45곳 중 43위 '최하위권', 전공의 48명 부족
"데이터 엉망, 공공병원 역할 못해" / 병원장 "송구, TF팀 자문"


경북대병원이 간호사 인력이 부족한데도 정원 감축안을 윤석열 정부에 내 국감에서 비판 받았다. 

13일 대구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유기홍) 국정감사에서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문 의원에 따르면, 경북대병원 간호사 정원은 495명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북대병원은 최근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요청을 수용해 정원을 106명 줄이는 감축안을 제출했다. 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충북대병원 등 다른 국립대병원은 감축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이 경북대병원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2022.10.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문정복 민주당 의원이 경북대병원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2022.10.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문 의원은 "경북대병원 간호사 정원은 많이 부족한 상태"라며 "간호사 1인당 돌보는 환자수가 늘어나 업무가 과중한 상태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용림 경북대병원장은 700베드 병상이 최근 증축된 탓"이라며 "충분한 인원을 확보 못한 상태에서 병상을 열어 순차적으로 뽑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병동에서 충원한 355명의 정원을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감축안을 제출한 것"이라며 "우리 병원은 넉넉하게, 적정 간호 인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은 "적정 수준이라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며 "현재 수준에서 숫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사실인데 무슨 말이냐"고 따졌다. 또 "코로나가 해제되도 인원 감축을 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더 충원하면 될 일"이라며 "간호사들은 그냥 일해라? 참으로 무책임하다"고 질타했다. 

신입 간호사 퇴사율 전국 1위도 잇따라 비판했다. 2021년 경북대병원 삼덕동 본원 퇴사 간호사 82명 중 73.2%, 칠곡분원 퇴사 간호사 68명 중 82.4%가 입사 2년 내 신입직원으로 나타났다. 경북대병원은 전국대학병원 중 2021~2022년 신입간호사 퇴사율 전국 1~2위에 오르는 오명을 썼다.

문 의원은 "간호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업무가 몰려 힘들어서 관두는 신입이 많은 것"이라며 "수치가 말해준다. 고된 업무를 줄여줘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병원장 인식이 비합리적"이라고 비판했다.  
 
김용림 병원장이 감축안에 대해 해명 중이다.(2022.10.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용림 병원장이 감축안에 대해 해명 중이다.(2022.10.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 병원장은 "신입들에 대해 고연차가 1대 1로 적응 기간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며 "퇴직 전에 있는 직원들을 상대로 퇴사하는 이유에 대해 상담하는 일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임직원 친인척 채용 숫자가 많은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경북대병원 임직원들의 최근 3년간 친인척 채용 숫자는 87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강원대병원 35명과 비교하면 2.5배 많은 수치다. 

환자만족도 역시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2021년도 환자경험평가 결과를 보면, 경북대병원은 전국 종합상급병원 45곳 중 43위에 그쳤다. 부패방지 시책평가는 4등급, 종합청렴도 평가는 3등급으로 역사 하위권에 머물렀다. 문 의원은 "거의 모든 데이터가 엉망"이라며 "경북대병원이 지역에서 공공병원으로서 제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 병원장은 "시설 노후화, 환자 회진, 내진 상담 저조 등을 이유로 참담한 결과를 받았다"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의사 평가가 굉장히 낮았는데 고객지원팀을 신설하고 TF팀을 꾸리는 등 전문자문위원을 통해서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이 의사 정원 부족에 대해 질의 중이다.(2022.10.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이 의사 정원 부족에 대해 질의 중이다.(2022.10.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의사 숫자가 적은 것도 질타 받았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공의 48명이 전년도에 비해 부족하다"며 "의사도 10여명 정원보다 적다"고 했다. 이어 "방사선과, 진단학과는 전공의가 1명도 없고 전공의 절반도 못채운 곳이 4개 과"라며 "병원 전체 23과 중 8개 과만 정원을 채웠고 나머지 15개 과는 정원을 못채우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소아과, 산부인과 등은 절대적으로 의사 숫자가 적어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의사 숫자가 근본적으로 부족하다"고 했다.

김 병원장은 "지방병원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미국에서 예전부터 시행하는 개업의와 지자체, 병원이 협력해 의사 부족 현상을 보완하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국회에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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