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학교 급식노동자 21명 '폐암 의심'...환기 개선 0곳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12.0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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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4개 시·도교육청 폐 검진→1차 조사보다 3배↑
1만8,545명 중 187명 '의심·매우 의심', 평균의 38배
'양성 결절' 대구 610명·경북 90명, 시설 개선교 없어
교육청 아직 "조사" / 강득구·노조 "단기 대책이라도"


대구경북지역 학교 급식실 노동자 가운데 21명이 '폐암 의심'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국회의원은 대구시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을 비롯해 전국 14개 시·도교육청(경기, 경남, 충북 제외)으로부터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검진 결과(2022년 10월 15일 기준)'를 받아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함께 검진 결과를 발표했다.
 
"폐암발병 죽음의 급식실 개선" 대구교육청 국감장 앞 피켓팅(2022.10.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폐암발병 죽음의 급식실 개선" 대구교육청 국감장 앞 피켓팅(2022.10.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강 의원실과 노조로부터 5일 검진 내역을 받아 분석해보니, 전국 학교 급식실 노동자 1만8,545명이 검진을 받아 ▲폐암 의심, 매우 의심 증상이 나온 이는 전체의 1.01% 187명으로 나타났다. 대구, 광주, 울산 등 전국 6개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교육부가 진행한 1차 조사 결과(2022년 10월 국정감사 발표)보다 폐암 의심자 수가 61명(전체 검사자 8,301명)에서 187명으로 3배 늘었다. ▲양성 결정, 경계선 결절 '이상 소견'도 1차 1,653명이었으나 2차 검진 결과 5,337명으로 3,684명이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는 검진자 1,831명 중 33.32%인 610명이 양성 결절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 의심과 폐암 매우 의심은 모두 13명이다. 양성 결절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44.29%), 두번째는 서울(39.02%)로 조사됐다. 대구는 전국에서 3번째로 높았다. 경계선 결절은 대구가 5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경북의 경우 2,776명 검진자 중 3.24%인 90명의 급식노동자가 양성 결절로 조사됐다. 폐암 의심과 매우 의심자는 8명으로 조사됐다. 경계선 결절은 17명이다. 
 
전국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검진 중간 현황(2022년 10월 15일 기준) / 자료.민주당 강득구 의원실
전국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검진 중간 현황(2022년 10월 15일 기준) / 자료.민주당 강득구 의원실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나타난 국내 35세 이상 65세 미만 여성의 평균 폐암 발생률과 비교하면 "급식노동자 폐암 의심 증상은 38배 높은 수준"이라고 강득구 의원과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주장했다. 

검진 1~2차 결과에도 현장에서 환기시설 개선 대책을 세우거나 환기시설을 교체한 학교는 0곳이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강 의원이 환기시설 개선 계획을 받아본 결과, 서울·경남·충남·광주교육청 등 모두 4개 시·도교육청만 개선 시범사업을 진행하거나 개선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시시설 개선 조치가 완료된 학교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 시.도교육청별 환기시설 개선 계획 / 자료.민주당 강득구 의원실
   
▲ 대구 학교 급식실 노동자가 작업복을 입고 "안전대책"을 호소했다.(2021.5.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교육청(교육감 강은희)과 경북교육청(교육감 임종식)도 환기시설 개선사업을 완료하지 못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환기시설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안전 기준 미달한 학교만을 대상으로 개선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급식종사자 배치 기준 개선 논의를 마무리한 이후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앞서 10월 국정감사에 이어 11월 행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과 지방의원들로부터 해당 문제로 질타 받았지만 급식실의 위험성은 여전한 셈이다.  

강득구 의원은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들은 여전히 사례를 보자며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며 "폐암 예방 대책 계획뿐 아니라, 교육부 예산안에도 관련한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 "환기시설 개선은 완료까지 3~5년 이상 걸리는 중·장기적인 방안"이라며 "이 기간 동안 급식노동자들은 지속해서 발암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단기적인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교육청은 의지를 갖고 안전한 학교 급식실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교육부는 학교 급식노동자들에게서 발생한 폐암을 지난해 처음 산재로 인정했다. 이어 시·도교육청을 통해 폐암 검진을 진행 중이다. 2023년 2월 말 최종 검진 결과를 취합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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