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급식실'...대구 학교 급식노동자들 "폐암 대책 마련" 촉구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12.0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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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CT 중간결과, 대구 13명 등 전국 187명 폐암 의심
환기 안되는 급식실→폐암 산재 50명 중 5명 숨져
노조 "대구교육청, 시설개선·정기검진·식수인원 조정"
교육감 '중대재해법' 고발, '작업중지권' 발동 등 검토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의 폐암 발병률이 일반인의 38배에 이른다는 중간 검진 결과가 나오자, 대구 급식노동자들이 대구시교육청에 '위험한 급식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지부장 김윤순)는 7일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간 결과만으로도 대구지역의 학교급식실 상태는 충격적"이라며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학교급식실에서 폐암 발생이 없도록 급식노동자 배치기준을 늘리고 산업재해 근본 대책을 당장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급식실 폐암 검진 중간 발표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2022.12.7) / 사진.교육공무직본부대구지부
'급식실 폐암 검진 중간 발표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2022.12.7) / 사진.교육공무직본부대구지부
 
노조는 "급식실 폐암 산재가 속출하고 있고, 실제로 노동자들이 죽음에 이르고 있지만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들은 공식적인 말 한 마디 없다"며 "이번에 전국에서 실시된 급식종사자 폐CT 검사 중간 결과에서 187명이 폐암 의심 또는 매우 의심 판정을 받았는데 이것이야 말로 참사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동일 연령 일반 여성에 비해 38배 높은 폐암 발병률은 너무 충격적"이라며 "더 걱정인 것은 어디까지나 중간 결과라는데 있다"고 했다. 또 "급식실 산재 인정 이후 2년 가까이 흘러 그 사이 50명이 폐암으로 산재를 인정 받았고 5명이 숨졌지만 근본대책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학교 급식실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노조는 ▲환기시설 개선 계획 수립·예산 확보 ▲폐CT 검진대상 확대와 정기 검진 제도화 ▲폐CT 재검진 비용 교육청이 지급 ▲급식실 노동자 1인당 식수 인원 개선 ▲강은희 교육감 폐암 산재에 대한 입장 발표 ▲급식실 산재 대책과 인력충원을 위한 노조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김윤순 지부장이 대구교육청 앞에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2022.12.7) / 사진.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김윤순 지부장이 대구교육청 앞에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2022.12.7) / 사진.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대구지부는 오는 12월 21일 급식실 조합원들과 대구지역 총궐기 투쟁에 참여한다. 또 강은희 교육감을 포함해 17개 시·도교육감들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고발도 예고했다. 이어 폐암 유병 노동자가 발생한 학교 급식실 전수 조사를 실시해 환기시설 등 최소한의 개선 조치를 하지 않은 곳에 대해 오는 2023년 3월 신학기부터 해당 사업장에 대해 '작업중지권' 발동을 검토하고 있다.   

김윤수 지부장은 "검진 중간 결과는 모든 급식노동자에게 충격"이라며 "한꺼번에 죽어야만 참사가 아니다. 187명이 천천히 죽어가는 현실에 대해 정부와 교육청은 더 이상 방관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대구교육청 측은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예산을 반영해 환기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노조 요구안 중 1인당 식수인원 조정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노조는 대구교육청 1인당 식수인원을 150명~165명이라고 주장했다. 타 지역 평균(120명~150명)보다 많다. 때문에 급식노동자 과로, 산재를 막기 위해 인력을 충원해 1인당 평균 식수인원을 줄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대구교육청은 평균 1인당 식수인원을 99명이라고 밝혔다. 수치가 다른 이유는 계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노조는 전체 학생, 직원 수에 조리원 숫자를 나눴고, 교육청은 조리원뿐 아니라 조리사 숫자도 합해서 집계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8개 광역시 기준으로 보면 대구 평균 식수인원은 세종에 이어 두번째로 적다"며 "노조 셈법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검진 중간 결과를  지난 1일 발표했다. 전국 학교 급식실 노동자 1만8,545명 중 폐암 의심, 매우 의심은 전체의 1.01%인 187명으로 나타났다. 대구는 13명, 경북은 8명으로 조사됐다. 최종 검진 결과는 내년 2월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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