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가 공무원 100명 배낭여행에 예산 5억원을 책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구미시에 11일 확인한 결과, 구미시는 2023년 공무원 선진지 해외연수 '구미시 글로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GGXP)'을 운영한다. 목적은 ▲공무원 기 살리기 ▲아이디어·미래 전략·시책 발굴이다.
2023년 올 한해 동안 모두 10개팀 공무원 100명에게 1인당 최대 500만원 한도, 전체 5억원 예산을 지원한다. 행정, 복지, 도시계획, 에너지, 환경 등을 주제로 연수 대상자를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연수 지역은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대륙 5개팀과 미국, 유럽 등 영어권 5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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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에서 해외로 여행가는 모습 / 사진.무료이미지 사이트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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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호 구미시장은 앞서 9일 언론사 인터뷰에서 "공무원들의 창조적 역량 강화와 글로벌 시각을 넓히기 위해 배낭여행을 기획했다"고 발언했다. 구미시의회(의장 안주찬)는 앞서 해당 예산을 승인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 항의가 빗발쳤다. 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항의성 게시글이 150여건 올라왔다. 구미시청으로는 항의성 민원 전화가 잇따랐다.
시민 김모씨는 "대출금리는 나날이 높아지고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에 공무원 100명 배낭여행비로 500만원씩 퍼준다니 제정신이냐"며 "시민을 위해 세금을 써도 모자란 판국에 공무원 호화 배낭영행에 왜 내 피같은 세금을 쓰냐. 김장호 시장 개인 돈으로 보내라"는 내용의 항의글을 올렸다.
또 다른 시민은 "코로나19 시절 소상공인 지원 하나 없었으면서 공무원 여행에 혈세낭비라니 기가 찬다"고 했다. 다른 시민은 "김장호 시장과 시의원들 사퇴하라", "호화 여행 철회하라", "모두가 힘든 시기인데 자제하라", "어느 지자체가 공무원 기 살린다고 배낭여행 보내냐"고 비판했다. 시민 박모씨는 "살인 물가, 불경기에 취약층은 몇배 힘든데 공무원에 세금 잔치라니. 눈치 좀 챙기라"고 꼬집었다.
구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구미경실련)은 11일 성명에서 "시민 고통을 모르쇠하고 5억을 연수에 책정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시점과 일의 순서, 금액, 사업 내용 모두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연수의 필요성은 있지만 고물가·고금리 시기에 가는 것은 시민 정서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1년에 100명씩 해외로 보낸다고 공무원들 아이디어가 갑자기 쏟아질 리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장호 구미시장은 즉각 연수 계획과 예산을 철회하고, 구미시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번 예산을 승인한 구미시의회 마찬가지로 낙제점"이라며 "안주찬 의장도 시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단순한 관광 여행이 아니라 직무와 연관된 공부하는 연수"라며 "일부 사실이 잘못 알려져 오해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구체적으로 확정된 건 없다"며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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