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홍준표 시장 반대에도 퀴어축제 버스 통제..."시민 안전이 우선"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3.06.15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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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시내버스 우회 요청
홍준표 "협조 안해", 대구시 교통국 경찰에 거부 통보
경찰 "법원 결정 따라야, 안전한 집회 위해 버스 통제"
당일 오전 9시부터 우회...조직위 "마찰 없도록 협조"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퀴어축제 당일 버스 우회를 반대했지만 경찰은 버스를 통제할 예정이다.  

대구중부경찰서에 15일 확인한 결과, 오는 17일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장소인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당일 일대 교통을 통제한다. 

축제 장소는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시작해 반월당까지 이어지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전체 구간이다. 이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이 구간을 지나는 시내버스들을 다른 곳으로 우회 조치한다.  
 
"버스 우회 거부 홍준표 대구시장 규탄" 기자회견(2023.6.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버스 우회 거부 홍준표 대구시장 규탄" 기자회견(2023.6.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축제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참여 인원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추측했다. 최근 5년간 매년 1,000여명의 시민들이 축제를 즐겼다. 올해도 같은 규모로 열린다고 보고 있다.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버스 우회는 당일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무대와 부스를 설치하기 위해 이 시간부터 버스 통제를 경찰에 요구한다. 당초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지나는 시내버스들은 17일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다른 노선을 통과해야 한다.  

중부서 관계자는 "오늘(15일) 법원이 대구퀴어축제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며 "경찰은 법원 결정을 따를 수 밖에 없다. 지금으로선 단체장 통보보다 법원 결정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또 "헌법상 국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면서 "헌법이 최상위법이기 때문에 당일 시민들의 안전한 집회를 위해 시내버스 운행을 통제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2023.6.15) 화면 캡쳐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2023.6.15) 화면 캡쳐

대구시가 홍 시장 뜻에 따라 당일 버스 우회 조치 거부를 통보했지만 경찰의 생각은 다른 모양새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두 번 "퀴어축제 반대" 의사를 밝혔다. 15일 글에서 "한 시간에 80여 대 버스가 오가는 도로를 무단 점거하고 여는 축제를 용납할 수 없다. 하려면 다른 곳에 가서 하라"고 했다. 

앞서 13일에는 "성(性)소수자 권익도 중요하지만 성다수자 권익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퀴어축제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대구기독교총연합회를 지지한다"고 했다. 또 "버스 우회 운행을 할만큼 공공성 있는 집회로 보기 어렵다"면서 "우회 요청이 경찰에게 왔지만 조치를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대구시 교통국은 15일 오후 회의를 열어 같은 결론을 내렸다. 경찰에 버스 우회 거부를 통보했다. 최재원 대구시 버스운영과장은 "우회 조치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경찰 협조를 기대한다"고 했다.    
 
홍 시장을 규탄하는 배진교 위원장(2023.6.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 시장을 규탄하는 배진교 위원장(2023.6.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위원장 배진교)는 이날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퀴어축제는 뉴욕에서 시작돼 런던, 도쿄, 시드니 등에서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라며 "현실 인식이 뒤떨어진 홍 시장은 차별과 혐오의 말을 멈추고 축제가 마찰이 없도록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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