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신규 교사 추모제가 열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지부장 김도형)는 28일 오후 CGV한일극장 앞에서 서이초 교사 대구 추모제를 열었다. 추모제에는 현직 교사들과 학부모, 예비 교사들을 포함해 시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학부모들의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교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20대 여성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며 대구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현직 교사들의 갑질 미투가 이어지고 있다.
▲ "교육권 보장하라" 피켓팅(2023.7.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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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에도 현직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고인의 넋을 기리며 검은 리본을 달고 참석했다.
행사장 입구에 놓인 포스트잇 게시판에는 숨진 교사를 추모하는 글들이 수십장 붙었다.
"선생님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다음은 우리가 아니기를", "모두가 행복한 학교 교육현장이 되길 바랍니다" 등 글귀마다 슬픔이 가득 담겼다. "교육개혁이 절실합니다"는 쓴소리도 눈에 띈다.
검은 옷을 입고 추모제에 온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저마다 추모의 말을 하며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없기를 기원했다.
특히 갑질이 되어버린 악성민원은 "교육 시스템의 부재"라고 지적하며 "교육권 보장"을 촉구했다.
달서구 한 초등학교의 현직 교사는 "지난해 담임을 맡으면서 악성 민원이 많았다"며 "강남구나 수성구 등 교육열이 높은 도시일수록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시민으로 학생들을 키우는 곳이 아닌 교육 수요자와 소비자라는 시장문화가 학교를 지배하면서 현재 학교는 소송이 난무하고 갑질이 넘치는 곳이 됐다"면서 "교육 당국이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지 않고 몰아넣은 탓"이라고 비판했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학부모도 발언에 나섰다. 그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우호적인 관계, 협력하는 관계여야 하는데 지금 우리의 학교는 그렇지 못하다"며 "다시는 이 같은 아픔이 없도록 국가가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우리 선생님들이 더 나은 일터에서 일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도형 전교조대구지부장은 "서이초 교사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 교육 참사"라며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이 추락했다는 비겁한 변명을 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한 교사의 죽음 앞에 내놓는 정부의 대책이란 것들이 모두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육을 개혁하고, 교사들의 온전한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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