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갑질을 호소하며 숨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20대 A교사의 1주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7월 18일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사망했지만, 경찰은 학부모 갑질 의혹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수사를 종결 처리했다.
A교사는 지난 2월 27일 인사혁신처로부터 순직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현장 교사들은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학교 현장이 변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교사들도 순직 1주기를 추모하고, 교육청에 교육활동 보호에 노력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행사들을 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지부장 김도형)는 지난 9일부터 온라인으로 순직 교사 추모관(→추모관 홈페이지)을 운영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추모관은 오는 18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순직 교사 사안에 대구를 포함해 전국 수많은 교사들이 분노하고 공감한 것은 이 일이 비단 교사 한 분의 개인적 어려움이 아닌 교사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두려움과 고통이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많은 교사들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와 교육 당국에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고 했다.
하지만 "현장 교사들은 여전히 이전과 비교해 학교 현장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한다"면서 "교사들은 아직도 악성 민원에 따른 아동학대 신고에 불안해하고 있고, 정서 위기 학생을 교사 혼자 교실에서 감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많은 초등 교사들이 정규 수업이 끝나면 돌봄과 방과후 수업을 위해 자기 교실을 비워주고 다른 빈 공간을 찾아 해메고 있다"며 "고인의 희생을 잊지 않고, 지속적인 노력과 문제 제기를 통해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광역시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권택환)는 오는 17일 오후 5시 대구시교육청 서편 분수광장에서 '고(故) 서이초 교사 순직 1주기 추모제'를 연다. 행사 시작과 함께 추모공간을 오는 18일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경북지역 교사들도 추모주간 운영, 추모식 등 숨진 교사를 애도하고 교육청에 학교 현장을 변화시키라는 목소리를 높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지부장 지승엽)는 오는 18일까지 '서이초 교사 순직 1주기 추모·교육활동 보호 주간'으로 운영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지난 15일부터 나흘간 ▲검은 리본 달기 캠페인 ▲온라인 추모 공간 운영 ▲학교별 추모 현수막 걸기 ▲SNS 추모 프로필 사진 바꾸기 등의 추모 행동을 한다. 특히 1주기를 하루 앞둔 17일과 당일인 18일에는 경산, 경주, 구미, 안동, 포항 5개 권역 교육지원청에서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전교조 경북지부는 "지난해 교사 순직 사건은 교사들의 노동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고조시키고, 교육권 확보를 위한 입법활동의 계기가 됐다"면서 "그러나 교육권 관련 법이 개정된 것에 맞춰 제반 행정·재정적 뒷받침이 부족한 탓에 학교 현장의 변화는 더디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 당국에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행정을 촉구하기 위해 기억과 추모를 위한 행동을 준비했다"며 "이 기간 동안 현장 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러 추모 행동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손미현 전교조 경북지부 사무처장은 "서이초 교사 순직 이후 교사의 노동환경과 교권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는 높아진 것 같다"면서 "하지만 민원 대응 등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행정적 지원이나 관련 프로그램은 준비가 안 돼 있어 현장 교사들의 체감도는 여전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경상북도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김준철)도 오는 18일 오후 6시 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교총 사무실에서 '고 서이초 교사 순직 1주기 추모식'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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