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노조가 "필수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1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경북대병원 노사의 말을 10일 종합한 결과, 10일 오후 7시부터 진행하는 마지막 교섭이 결렬되면 내일 오전 6시부터 노조는 총파업에 들어간다. 경북대병원 삼덕동 본원과 칠곡경북대병원 등 경북대병원 노동자 7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 경북대병원분회(분회장 우성환)가 지난 2014년 임금교섭 결렬로 총파업을 한 이후 8년 만의 파업이다.
노조는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조합원 2,409명 가운데 휴직, 병가 등 인원을 제외한 투표 대상자 2,181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1,797명이 투표에 참여해 91.7%(1,647명)이 찬성했고, 7.2%(130명)이 반대했다. 10일 저녁 병원 측과의 임단협 교섭이 결렬되면 오는 1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파업은 경북대병원 본원과 칠곡경대병원 소속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진행한다. 경북대병원 본원 직원 2,500여명과 칠곡경대병원 직원 2,200여명 중 조합원은 2,500여명이다. 노조는 이중 응급실, 수술실 등에서 근무하는 필수유지인력과 근무 OFF(근무 외 시간) 인원을 제외한 700여명 가량이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봤다.
노조는 지난 7월 26일부터 병원 측과 10차례의 본교섭과 8차례의 실무교섭, 조정회의를 거쳤는데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따라서 노조는 지난 9월 21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10월 6일 조정 회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쟁의권을 얻어 파업에 들어간다.
노조는 요구안에 대해 병원 측과 합의안이 나올 때까지 파업을 한다. ▲실질임금 인상 ▲노동개악 금지 ▲불법의료 근절 ▲필수인력 충원 ▲노동조건 향상 등을 요구했다.
특히 간호사 인력충원에 대해 노조는 보건복지부가 올해 발표한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근거로 했다. 간호사 1명이 환자 5명을 맡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노조는 이에 따라 실근무 간호사 1명이 환자 6명을 볼 수 있게 하라고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경북대병원 간호사 1명이 맡고 있는 환자 수는 10명 정도다. 환자를 직접 돌보지 않는 수간호사와 교육간호사 등을 제외한 실근무 간호사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노조와 병원 측은 2020년~2022년까지 단체협약에서 방사선사, 간호조무사 등 52명 충원에 합의했으나 기획재정부에서 승인하지 않았다. 기재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을 통해 "공공기관 정원 감축"을 밝혔다. 노조는 기재부와 교섭 권한을 가진 경북대병원이 교섭을 통해 간호사 등 필수인력을 충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 위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많은 희생과 노력이 있었는데도 정부와 병원은 노동자들과 노조를 탄압 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노사가 임단협을 통해 합의한 인력 증원 요청에도 불구하고 기재부는 정원 증원 동결 수준으로 통제해 현장 인력충원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는 환자의 사망률 저하와 안전에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실제 환자를 돌보지 않는 수간호사 등의 간호사 수만큼 현장 간호사를 충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기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인력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핵심 인력인데도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보건의료인력 기준 마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우성환 공공운수노조 경북대병원분회장은 "병원과 최대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면서 "최대한 빨리 협상해서 간호인력을 충원해 양질의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경북대병원 측은 "인력충원은 기재부 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북대병원 대외협력실 관계자는 "급여 인상과 관련해 기재부 지침대로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준용한다"면서 "인력 문제도 병원이 요구해도 기재부에서 승인을 하지 않으면 충원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또 "파업에 따른 대체 업무 지원 방안은 단계적 계획이 수립돼 있다"면서 "수술실이나 중환자실 등 필수 유지 업무를 위한 인력은 남겨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실하게 교섭에 참여해 환자 치료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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