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가 오늘부터 이틀 간 총파업에 들어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은 13일 오전 7시부터 총파업을 시작했다. 19년 만이다. 이번 파업은 무기한 총파업이 아닌 13일, 14일 이틀간 지정 파업이다. 파업 참가 규모는 응급실, 수술실 등 필수업무에 투입되는 조합원을 제외한 전국 의료기관 140곳의 노동자 4만5,000여명이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요양보호사 등 60여개 직종 보건의료노동자들이 동참한다.
노조는 파업 첫날인 13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대회'를 열었다. 오후 3시부터 '민주노총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에 참여했다. 파업 이틀 차인 오는 14일에는 서울·세종·부산·광주 4개 지역에서 산별 총파업대회를 연다.
파업 요구안은 ▲비싼 간병비 해결을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 제도화(간호사 1인당 환자 수 5명. 간호사 인력 충원을 통한 적정 인력 기준 마련) ▲의사 인력 확충 ▲공공의료 확충 ▲코로나19 전담병원 정상화 위한 회복기 지원 ▲노동개악 중단·노동시간 특례업종 폐기 ▲코로나 영웅에게 정당한 보상, 9.2노정합의 이행이다.
정부가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노조는 오는 15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13일 보도자료에서 "파업 전 사측과 정부가 해법을 제시할 것을 기대했지만, 사측은 제도 개선과 비용 지원에 대해 정부 핑계를 대며 불성실 교섭으로 일관하며 요구안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보건복지부와 보건노조 간 '노정합의 점검회의'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구체적 시행 방안과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다"면서 "결국 우리를 파업으로 내몬 것은 윤석열 정부다. 파업에 대해서도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경북에서는 5개 병원의 노동자 110명이 보건의료노조 파업에 동참했다.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본부(본부장 김진경)에 13일 확인한 결과,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대구보훈병원,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상주적십자병원, 영주적십자병원 등 5곳의 노동자 110명이 13일부터 이틀간 파업에 참여한다.
영남대의료원은 지난 7월 11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 노동쟁의조정이 1주일 연기돼 쟁의권을 얻지 못했다. 조합원 10여명은 파업은 하지 않지만 휴가를 쓰고 상경해 총파업대회에 참여했다.
김진경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본부장은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대구경북 보건의료노동자들도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파업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역의 대형 상급병원 노동자들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아서 지역 의료 현장에서 진료와 관련해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업에 참가하는 노동자들이 있는 지역 의료기관들도 진료에 큰 차질이 없다고 봤다. 참가 인원이 소수인 데다가, 연차나 근무 OFF(근무 외 시간)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대구보훈병원 총무팀 관계자는 "부서마다 한 두명씩 빠진 정도라 진료 업무에 지장이 없다"면서 "통보 없이 무단으로 빠진 사람도 없고, 근무를 빼고 파업에 참가하러 간 사람도 없어 정상 운영 중"이라고 답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혈액지원팀 관계자는 "인력이 빠져 헌혈 버스 8대 중 2대는 이틀간 운영하지 못하게 됐지만 큰 지장은 없다"며 "대구시 소재 헌혈의 집 13곳도 정상 운영해 혈액 수급에도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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