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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도입 대구 치맥축제 첫날...현장은 다회용컵·1회용품 뒤섞여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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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다회용 컵·접시 8만5,000개 보급
이미 쓴 용기 회수→세척→살균→재사용
지난해 쓰레기 65톤, 올해 5톤 감량 목표
현장에선, 다회용컵 등 쓰레기통에 버려
접시와 젓가락 등 1회용품 쓰는 업체도 여전
시민들은 "좋은 정책" 대체로 긍정적 반응
"홍보 부족, 다회용품 품목 늘려야" 제안

대구지역 대표 축제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린 지난 3일 오후 달서구 두류공원은 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자리에 앉아 공연을 즐기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는 치킨과 맥주가 들려 있었다.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을 찾은 시민들이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있다.(2024.7.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을 찾은 시민들이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있다.(2024.7.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2024.7.3.달서구 두류공원)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2024.7.3.달서구 두류공원)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행사장 곳곳에는 I’m eco라고 적힌 다회용기 수거 부스와 함께 분리수거함 옆에도 다회용 컵 반납함이 있었다.

대구시가 올해 치맥페스티벌에서 '친환경 정책'으로 축제 기간 5일간 다회용 컵 7만5,000개를 비롯해 큰 접시, 작은 접시 등 다회용기 3종 8만5,000개를 보급하기 때문이다.

한국치맥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축제 기간 동안 발생한 쓰레기는 모두 65톤(t)이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 발생량에서 5톤을 줄이는 것이다. 

축제 기간 사용한 다회용기는 당일 회수해 세척과 고온 소독·살균 과정을 거쳐 포장한 뒤 다음 날 축제 현장에 다시 공급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축제에 참가한 모든 업체가 다회용기를 전면 사용하지는 않는 상황이었다. 일회용 컵만 사용하거나, 다회용 컵과 1회용 컵과 포크 등을 섞어 사용하는 업체도 있어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행사장 곳곳에 놓인 다회용 컵 반납함과 분리수거함(2024.7.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행사장 곳곳에 놓인 다회용 컵 반납함과 분리수거함(2024.7.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행사를 진행하는 무대에서는 '친환경 축제'를 계속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무대 사회자가 "축제에서 재활용 용기를 깨끗하게 세척해 사용하고 있다"고 시민들에게 공지하기도 했다.

다회용 컵에 맥주를 받은 시민들과 이를 사용하는 업체 사장들은 "환경을 생각하는 좋은 정책"이라고 호평했다.

치킨집 부스를 운영하는 양경현(26.수성구)씨는 "대구시에서 다회용기를 제공해주고 수거하기로 했고, 모자랄 경우 다회용 컵을 취급하는 부스에서 받아오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1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면 폐기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환경이 오염된다"며 "다회용 컵을 시에서 일괄 수거하니 일하기도 편하고 쓰레기 배출량도 줄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맥주 판매 부스에 놓인 (왼쪽)다회용 컵, (오른쪽)일회용 컵(2024.7.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맥주 판매 부스에 놓인 (왼쪽)다회용 컵, (오른쪽)일회용 컵(2024.7.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이모(40.경북 경산시)씨는 "1회용품을 쓰고 바로 버리면 쓰레기가 많아져 냄새가 나는데, 사용한 다회용기를 수거한 뒤 세척한다고 하니 냄새도 안나고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모(31)씨도 "집에서 계속 쓸 수 있는 다회용기면 가져갈 것 같다"며 "앞으로도 다회용기를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모(38.달서구)씨도 "예전에는 축제에서 1회용품 쓰레기가 많이 나왔다고 기사로 접했는데, 발생량이 많이 줄어들 것 같다"며 "관리가 힘들겠지만 젓가락 같은 것도 다회용으로 바꾸면 더 친환경적이지 않을까. 품목을 계속 늘려나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신모(33)씨는 "요새 친환경이 이슈인데 치맥축제와 같은 큰 행사에서 시도하는 것은 좋은 것 같다"며 "다만 더운 여름에 다회용기가 깨끗하게 씻길지 위생적으로 걱정되는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다회용기 수거 부스 직원이 다회용 컵을 들고 있는 모습(2024.7.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다회용기 수거 부스 직원이 다회용 컵을 들고 있는 모습(2024.7.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하지만 "다회용기 사용을 시민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회용기 수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최모(23)씨는 "다회용컵을 따로 수거하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그냥 분리수거함에 버리고 가기도 한다"고 했다. 

최성남 한국치맥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업체에 다회용기를 사용하도록 계도는 하고 있지만,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업체 대표자들에게는 친환경 축제 취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회용기 수도 업체별로 얼마나 사용할지 수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며 "한꺼번에 다회용기를 쓴다고 해도 쓰레기 양이 크게 줄지는 않을 것 같고, 일단 5톤 정도는 줄여보자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일 개막한 대구치맥페스티벌은 오는 7일까지 모두 5일간 진행된다. 지난 2013년 시작된 축제는 올해로 12회째를 맞았다. 전국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대구에서 시작한 것을 모티브로 한 축제는 지난해 100만명 이상이 관람할 정도로 대구 대표 축제가 됐다. (사)한국치맥산업협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대구시 등이 후원한다. 교촌치킨, 갓튀긴후라이드, 충만치킨 등 19개 업체가 참여하고 카스 iM뱅크, 하림 등이 협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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