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치맥'과 일회용 포장 없는 장터...평화로운 대구 'N맥축제'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입력 2023.08.2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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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N맥축제 26~27일 북성로 대화의장에서 열려
제로웨이스트 장터, 비건 음식 시식회, 전시회 진행
콩고기 치킨과 채식 맥주·아이스크림, 다회용기 사용
축제 찾은 시민들 "기후위기 시대, 생명 존중·친환경"


"아무도 희생되지 않고, 쓰레기 없는 대구 N맥축제입니다."

나루(활동명) '대구동물권행동 비긴' 대표가 26일 시민들에게 비건(Vegan.채식주의) 음식 시식을 권유했다. 그는 "비건 음식 드셔보시고, 접시는 설거지해서 말려달라"고 덧붙였다. 

대구 중구 북성로 '대화의장'(중구 북성로 104-15)에서 26일 오후 제2회 대구 N맥페스티벌이 열렸다. '제2회 N맥페스티벌 기획위원회'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비건 음식 시식회, 제로웨이스트 장터를 포함해 토크쇼, 강연, 행진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
 
나루 대표가 비건 음식을 들고 있다.(2023.8.26)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나루 대표가 비건 음식을 들고 있다.(2023.8.26)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버섯 칩,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핫도그, 콩고기 치킨...비건 음식(2023.8.26)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버섯 칩,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핫도그, 콩고기 치킨...비건 음식(2023.8.26)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버섯을 말린 칩, 식물성 단백질로 소시지를 만들어 빵가루와 함께 튀겨낸 핫도그, 콩고기로 만든 치킨 등 비건 안주를 맛볼 수 있는 시식대에 사람들이 몰렸다. 고기가 들어가지 않았지만, 비슷한 식감과 맛을 내는 음식을 먹으며 시민들은 "색다르다", "고기보다 맛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N맥축제를 찾은 이만수(34.대구 중구)씨는 "비건 음식들이 마트에 파는 것이랑 맛이 거의 똑같아서 신기했다"면서 "고기 특유의 비린 맛이 없어 가격만 맞으면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치맥축제에 가면 쓰레기도 쌓이고 소비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N맥축제가 건강과 생명을 위한 노력을 보여주는 평화로운 축제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비건 안주 시식대 옆에서는 '바리바리' 장터가 열렸다. 소비자가 일회용 포장 없이 다회용기를 잔뜩 챙겨가자는 의미다.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빵과 아이스크림, 농약을 쓰지 않고 기른 허브와 과일을 판매했다.
 
한 어린이가 비건 아이스크림을 기다리는 모습 (2023.8.26)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한 어린이가 비건 아이스크림을 기다리는 모습 (2023.8.26)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제2회 대구N맥페스티벌' (2023.8.26. 북성로 대화의장)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제2회 대구N맥페스티벌' (2023.8.26. 북성로 대화의장)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장터를 찾은 시민들은 용기를 직접 챙겨와 먹거리를 담아가기도 했다. 무화과를 사러 왔다는 공은지(30.대구 동구)씨는 "다회용기를 집에서 챙겨 나가는 것이 번거롭지만,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시민들도 한 번씩은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解(풀 해) 자가 걸린 포스터들이 붙었다. 한자의 자획을 하나하나 풀어 "인간은 소를 해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N개(여러개)의 삶' 전시에서도 오리가 도축되는 영상, 우리에 갇혀 있는 동물들 사진을 걸며 "종 차별 없이 생명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 解(풀 해) 자획을 풀어 "인간은 소를 해치지 말라"는 메시지(2023.8.26)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김기훈 N맥페스티벌 기획위원이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8.26)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김기훈 N맥축제 기획위원은 "지난해 치맥축제가 성황을 이뤄 죽은 닭이 100만명(命)이나 되고, 쓰레기가 60톤이나 나왔다. 엄청난 쓰레기 축제"라 "친환경적이고 아무도 죽지 않는 평화로운 축제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나루 '대구동물권행동 비긴' 대표는 "무심하게 먹고 있는 것들이 어디서 왔느냐에 대해 우리가 한 번쯤은 생각해야 할 문제"라면서 "공장식 축산에 가려저 동물들이 갖고 있는 감정, 취향 등의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축제를 통해 이런 시스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축제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면서 "동물의 여러 가지 삶의 모습을 눈여겨 봐달라"고 당부했다.
 
"비건 채식 하고 지구온도 낮춰요" 현수막이 행사장에 붙어 있다. (2023.8.26)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비건 채식 하고 지구온도 낮춰요" 현수막이 행사장에 붙어 있다. (2023.8.26)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N맥축제는 대구동물권행동 비긴과 책빵고스란히 2개 단체가 제안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대구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한 대구치맥페스티벌의 대안을 찾기 위한 축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환경교육센터, 더커먼, 동물해방물결, 채식평화연대, 정의당 대구시당 생태위원회, 진보당·녹색당·기본소득당 대구시당 등 27개 환경·동물권·시민단체와 정당 등이 연대했다. 시민들도 후원해 뜻을 모았다. 비건 음식 판매 업체들의 협찬과 개인 시민들의 후원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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