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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공무원들 '노래자랑 동원' 거부, 홍준표 "사기 진작" 강행...야당 "꼰대"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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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공무원 노래자랑 대회' 8일 개최
총무과→9개 구.군에 "직원 동원" 요청
SNS "젊은 세대들 정말 싫어해, 폐지"
홍준표 "젊은 세대만 위한 세상 아니다"
전공노 "시장 입맛대로, 동원 거부" 규탄
조국혁신당 "또 청년 무시, 시대착오적"

대구시가 공무원 노래자랑 대회에 공무원들을 동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무원들이 대회 동원을 거부하고, "폐지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고, 야당도 "꼰대"라고 비판했지만 홍 시장은 "사기진작책"이라며 노래자랑 대회를 강행하는 모양새다.

대구시에 7일 확인한 결과, 대구시 소속 공무원들이 만든 노래동호회 '대구가무'는 오는 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공무원 노래자랑대회를 연다.

지난 5월 열린 공무원 골프대회에 이어 노래자랑을 열어 공무원들의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겠다는 목적이다. 대구시는 지난 3월 보도자료를 통해 "상반기 골프대회와 함께 하반기에는 노래동호회에서 최초로 공무원 노래경연대회를 기획 중"이라며 "평소 보수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다재다능한 개성과 끼를 뽐낼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한 점에 착안해 10월 중 개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시장이 발언 중이다 / 사진.대구시
홍준표 시장이 발언 중이다 / 사진.대구시

문제는 동호회가 주최하는 노래자랑 대회에 대구시가 구.군 부단체장을 통해 공무원들을 동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시설 대관이나 음향 장치 설치 등에 시 예산이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시 총무과 한 직원은 지난 9월 30일 각 구.군 직원복지팀에 "노래자랑대회를 내부 게시판에 홍보해달라", "총무과장이 부구청장·부군수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고 있다", "행사장이 크니 50명 이상이 참석해야 할 것 같다"는 메일을 보냈다.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지역본부(본부장 조창현)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공무원 동호회 행사를 치르는 데 대구시가 구.군 부단체장에게 동원 요청을 하는 이유는 자율적인 동호회 행사가 아니라 홍준표 시장의 관심 행사이기 때문일 것"이라며 "홍 시장의 입맛에 맞는 행사를 동호회 행사로 둔갑시켜 대구시민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지난해 공무원 골프대회 당시에도 그랬지만, 이번 노래자랑 대회도 참여자 수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자 행사장을 채우기 위해 구.군에 참여를 독려하고 동원하려는 것 아니냐"며 "행사장 대관과 고급 음향 장치를 사용하는 데 따르는 막대한 예산은 또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대구시 공무원 노래자랑 좀 아닌 것 같다. 폐지해줬으면 좋겠다"는 글에 홍준표 시장이 "공무원 사기진작책"이라고 답변했다.(2024.10.5) / 화면 캡처. 정치 커뮤니티 '청년의 꿈'
"대구시 공무원 노래자랑 좀 아닌 것 같다. 폐지해줬으면 좋겠다"는 글에 홍준표 시장이 "공무원 사기진작책"이라고 답변했다.(2024.10.5) / 화면 캡처. 정치 커뮤니티 '청년의 꿈'

홍준표 시장의 청년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인 '청년의 꿈'에도 지난 5일 "대구시 공무원 노래자랑 좀 아닌 것 같다. 이런 것 젊은 세대들이 정말 싫어한다"면서 "폐지해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홍 시장은 이에 대해 "젊은 세대만을 위한 세상은 아니다"면서 "봄에는 골프대회, 가을에는 노래자랑대회를 여는 것은 공무원 사기진작책"이라고 강행 의지를 밝혔다.

야당은 홍준표 시장의 답변에 대해 "청년 세대의 진지한 의견과 목소리를 무시하는 것을 넘어 적대시하고 있다"며 "꼰대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대구시당(위원장 차규근)은 7일 논평에서 "공무원 노래자랑 대회가 공무원 사기진작책이라는 홍 시장의 주장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대회를 폐지해줬으면 좋겠다는 젊은 세대의 의견엔 단순히 형식적이고 구시대적인 행사를 싫어한다는 뜻뿐만 아니라, 공무원 사회와 그 조직문화를 진심으로 살피고 필요한 해결책을 제시해달라는 마음도 담겨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무원들이 직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불필요한 관행, 불투명한 업무 구조, 시대에 뒤떨어진 조직 문화"라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 단순히 노래자랑이나 골프대회와 같은 행사를 열어 사기를 진작하겠다는 발상은 본질을 흐리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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