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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시장, 청년 질문에 "대전 가 사세요"...시민단체 "청년과도 싸우는 꼰대 시장"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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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청년토크쇼, 경북대 학생 질문  
'파워풀대구' 등 도시 브랜딩 비판
"대전과 비교해 연구와 고찰 필요" 
홍 "졸업 후 대전 가 살 친구" 발끈
학생 에타에 글→SNS 비판 봇물 
홍 "기분 나빠...소신 뚜렷 MZ 아냐?"
참여연대·조국혁신당 "청년 무시 사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토크쇼 현장에서 비판성 질문을 한 청년에게 무시하는 듯한 답변을 해 논란이다. 

대구시는 지난 23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강당에서 '선진대구 시대는 청년과 함께'를 주제로 '대구광역시장과 함께하는 지역청년과의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청년의 날(9월 21일) 기념 행사로 지역 대학생 등 청년 200여명이 참석했다.

토크쇼 3가지 섹션 중 '청년이 묻다' 코너에서 이 날 참석한 청년들이 홍 시장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역 청년들의 고민과 대구 미래에 대한 궁금증, 청년들이 바라는 지역 정책 등이 주를 이뤘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역청년과의 토크콘서트'에서 청년 질문에 답변 중이다.(2024.9.23.대구시청 산격청사 대강당) / 사진.대구시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청년들 앞에서 기념사를 하는 홍준표 시장(2024.9.20.대구시 산격청사 대강당) / 사진.대구시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청년들 앞에서 기념사를 하는 홍준표 시장(2024.9.20.대구시 산격청사 대강당) / 사진.대구시

◆ 경북대학교 재학생이라고 밝힌 익명의 학생은 이날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후기를 '에브리타임(에타)'에 올렸다. 에타는 해당 학교의 학생증 인증을 거쳐 가입하는 국내 최대 대학생활 온라인 커뮤니티다.

'홍준표 시장에게 도시 브랜딩 질문을 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이 학생은 "나는 대구 토박이로서 대구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며 이날 홍 시장에게 했던 자신의 질문 내용을 올렸다. 

이 학생은 "(홍준표) 시장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청년이 유입되려면 열린 도시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 대구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인 대전이랑 비교를 하자면, 대전은 지역색도 강하지 않고, 대전 출신들이 서울에 대학을 가 졸업을 해 다시 돌아올 연구단지도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또 "구 충남도청사나 대전역 주변 적산가옥을 보존하며 국립현대미술관 같은 것들이 들어오기도 하고, '타슈'나 최근에 사라진 '대전이쥬' 같은 슬로건이 청년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시장에게 도시 브랜딩질문을 했다" 경북대 에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 / 자료.에브리타임 화면 캡쳐
"홍준표 시장에게 도시 브랜딩질문을 했다" 경북대 에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 / 자료.에브리타임 화면 캡쳐
대구시정 슬로건 '컬러풀 대구'에서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대구'로 홍 시장이 교체했다. / 자료.대구시, 편집.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정 슬로건 '컬러풀 대구'에서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대구'로 홍 시장이 교체했다. / 자료.대구시, 편집.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하지만 "대구는 시장님께서 바꾸신 거라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파워풀 대구(대구시정 슬로건 '컬러풀 대구'→'파워풀 대구')' 빨간 이미지, 딱딱하고 경직된 느낌"이라며 "어렸을 때 즐겨간 동네인 북성로는 특색있는 적산가옥들이 다 허물어지고 아파트가 들어서고, 달성공원도 아파트가 들어서고, 동성로는 왜 동성로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청년에게는 이성적, 경제적 접근보다 감성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대구에는 많이 부족해서 더 연구와 고찰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 그러자 홍준표 시장은 이 학생에게 "대전에 가 사세요. 내가 보니 저 친구는 졸업하고 대전에 가 살 것 같은데 오늘은 내 출장이 있어 여기까지 하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온라인에 이 게시글이 퍼지면서 SNS(사회관계망)에서 홍 시장에 대한 비판이 봇물을 이뤘다.

논란이 되자 홍 시장은 자신의 청년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인 '청년의 꿈'에 다시 이와 관련한 해명을 했다. 그는 "대전과 비교하니 기분이 나쁘다"며 "나는 그런 말도 못하고 상대방 기분 맞추어 주기만 해야 하나? 자기 소신 뚜렷한게 MZ세대(1980년~2005년생)아닌가요?"라며 발끈했다.

대구시에 이와 관련해 27일 입장을 물었지만 관계자들은 "시장님 개인 의견이다.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청년의 꿈' 플랫폼에 청년 무시 논란에 대해 다시 해명 글을 올린 홍준표 시장 / 자료.청년의 꿈 화면 캡쳐 
'청년의 꿈' 플랫폼에 청년 무시 논란에 대해 다시 해명 글을 올린 홍준표 시장 / 자료.청년의 꿈 화면 캡쳐 

◆ 시민단체와 야당은 "청년과도 싸우는 꼰대 시장", "무례하고 독선적인 행태"라며 즉각 반발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지난 26일 논평을 통해 "시민에게 예의 있는 시장이면 자신이 바꾼 '파워풀대구' 슬로건이 어떤 점에서 와닿지 않은지 물어보고, 특색을 살릴 방법을 연구하겠다고 하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홍 시장은 감정을 드러내며 '대전에 가 사세요'라고 윽박질렀다"면서 "게다가 '청년의 꿈' 게시글에서는 '상대방 기분 맞추어 주기만 해야 하나요? 소신 뚜렷한 게 MZ세대 아닌가요?'라며 청년을 비꼬았다"고 지적했다. 또 "청년 인구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시장의 이런 발언은 '꼰대', '구시대 퇴행'"이라며 "청년이 꿈을 펼치도록 응원하지는 못할 망정 대구를 떠나라니 막말도 이런 막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홍 시장은 자기에게 싫은 말을 하면 정치인, 언론사, 시민단체 누구를 불문하고 적대성을 드러내며 과격한 언사를 일삼았다"면서 "하다하다 청년하고도 싸우는 홍 시장에게 유감이다. 청년에게 '대구를 떠나라'는 말이 시장이 할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청년을 입에 담을 자격조차 없다"며 "대구를 떠나야 할 건 청년이 아니라 꼰대와 퇴행을 일삼는 홍 시장"이라고 규탄했다.  

조국혁신당 대구시당(위원장 차규근)도 27일 논평을 내고 "시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대변할 시장이 '대전에 가 사세요'라는 무례한 응답을 했다"며 "청년의 진지한 목소리를 무시하고, 대화의 장을 외면하며, 공직자로서 책임을 망각한 유감스러운 행태"라고 비판했다. 

특히 "청년 한 명, 청년세대를 실망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시민을 외면한 독선, 망신주기 식의 무례함이 반복된 것"이라며 "토크 현장의 대학생이 제기한 질문은 단순 불만이 아니라 대구가 발전하기 바라는 진심인데 비판적 의견을 묵살하는 홍 시장 행태야말로 대구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홍 시장은 청년에게 사과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소통하는 시장이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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