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1kg 가격은 1년 전 2,387원에서 현재 2,583원으로 8.2% 올랐다.
비빔밥 하나를 식당에서 사 먹는 데 드는 가격도 지난해 1만846원에서 1만1,462원으로 5.67% 증가했다.
마트에서 한 달 치 장을 봐도 10만원은 기본이고, 오랜만에 식당에서 외식을 하려 해도 1인당 1만원 이상은 꼭 내야 한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올해 5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7(2020년을 100으로 설정)로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특히 밥상 물가의 상승률이 높았다. 전년 동기 대비 가공식품은 4.1%, 축산물 6.2%, 수산물은 6.0%나 상승했다. 외식물가도 3.2%나 올랐다.
계속 오르는 물가는 대구 시민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동성로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은 23일 오후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해결 방안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다. 반면 "최저임금이 오르면 물가도 더 오를 것 같다"며 반대 의견을 낸 시민도 있었다.
백모(27)씨는 "교통비나 외식비를 보면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주변 친구들도 물가 상승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고 했다. 이어 "이를 봐서라도 최저임금 인상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우리 삶을 위해서라도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모(40)씨는 "식당만 가봐도 기본 1만원 이상 써야 밥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자엉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고민은 되지만, 그럼에도 물가 때문에 조금이라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모(27)씨도 "치킨값이 원래 1만9,000원대에서 2만2,000원~2만3,000원대로 급등한 것 같다"며 "임금은 조금 올랐는데 물가는 많이 올랐다"고 걱정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지키는 사업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곤 있지만, 한 달 벌어 한 달 살기 떄문에 적금은 들지 못하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올라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반면 손모(33)씨는 "장을 보러 마트에 가면 기본 10만원~20만원이 든다"며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부분에 대한 물가 체감이 많이 된다"고 밝혔다. 다만 "최저임금이 오르면 물가도 그만큼 오르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도 "최저임금을 동결해도 물가가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현재 내년도 최저임금을 얼마로 정할지 심의 중이지만,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의 제시안을 놓고 대치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2026년 최저임금의 적정액을 놓고 전원회의를 열어 심의하고 있다. 결정 시한은 오는 29일까지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제시안으로 올해 최저임금 1만30원보다 1,470원(14.7%) 인상한 1만1,500원(월 환산액 240만3,500원)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5년 동안의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합한 수치인 27.6%에서 최저임금 인상률 15.8%를 빼고, 실질임금 하락분 2.9%를 더한 수치다.
반면 경영계는 경제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처한 상황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구지역 여성단체는 이에 대해 "생활 안정을 위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상임대표 송경인), 전국여성노동조합 대구지부(지부장 김은정)는 23일 오후 중구 CGV대구한일 앞에서 '2025 대구여성문화제 –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을 열었다.
여성단체는 ▲최저임금 인상 ▲모든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적용 ▲성별임금격차 해소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최저임금 보장 ▲업종별 차등적용 반대 등을 촉구했다.
송경인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대한민국에서 최저임금을 받아도 생계비를 60%에서 70% 정도밖에 충당할 수 없다고 한다"며 "또 노동자의 19.8%는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임금노동자의 절반 이상은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인 굴레 속에서 살고 있다"면서 "특히 여성노동자들은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저임금 노동자"라고 말했다.
남춘미 대구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최저임금법은 노동자에 대한 적정한 수준의 최저임금을 보장해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 향상,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며 "하지만 대한민국의 최저임금은 1인 노동자의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최저임금의 취지에 맞게 업장과 지역 등 차별을 두지 않고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을 요구한다"며 "28년째 성별임금격차 1위를 벗어나는 길의 시작은 제대로 된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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