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치맥페스티벌 기간 중 소비된 닭은 43만여마리다.
지난 2017년 한국치맥산업협회가 발표한 기준이다. 40만 마리가 넘는 닭들이 축제를 위해 희생된 셈이다.
해가 지날수록 더 많은 시민들이 축제를 찾아, 지난해에는 모두 107만여명이 치맥축제를 다녀갔다.
올해도 치맥축제가 한참 진행 중이다. 치맥축제 인기가 오를수록, 소비되는 닭의 숫자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치맥축제가 "생명윤리를 경시하고 있다"며 소비형 문화를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어떤 생명도 죽지 않는 축제인 'N맥축제'가 오는 10월 열린다.
'제4회 대구N맥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오는 10월 3일 '제4회 대구N맥페스티벌 & 제5회 공존을 꿈꾸는 모두의 영화제'를 연다고 4일 밝혔다.
올해로 3회차를 맞은 축제는 치맥페스티벌이 열리는 기간인 7월 또는 8월경 열렸으나, 올해는 두 달여 뒤로 밀렸다.
오는 10월 4일이 '세계 동물의 날'이라는 이유다. 치맥축제의 대안으로 N맥축제를 시작했지만, 시기적으로 적절한 날에 축제를 여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직 축제 장소와 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동물권 관련 워크숍과 영화제 등을 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전시한 대구지역의 '동물권 침해 지도'에 대해, 1년 뒤인 현재는 현장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사진 등으로 전시할 계획이다.
또 오는 6일까지 대구지역 대표 축제 '대구치맥페스티벌'에도 찾아가 "반생명, 반기후 치맥축제 중단"을 촉구하는 '진실의 큐브'를 열 예정이다.
조직위는 오는 5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두류도서관 앞에서 치맥축제를 비판하는 '진실의 큐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진실의 큐브' 캠페인은 가면을 쓴 참여자들이 모여 동물을 이용한 산업의 잔혹함을 시민들에게 영상 또는 사진으로 알리는 거리 운동이다.
이들은 ▲비인간동물의 죽음으로 유지되고 기후·생태위기를 심화시키는 치맥축제 중단, 생명 살림 축제로 전환 ▲대구시의 치맥축제 예산 지원 중단 ▲대구 축제 기획 전반에 시민 참여 보장하는 기구 마련 ▲친환경 축제 지침 마련과 이행 여부 점검 ▲누구나 채식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조직위는 입장문을 내고 "비인간 동물인 닭의 죽음을 통해 오직 인간만의 공존을 꾀하는 축제는 더 이상 축제가 아니"라며 "인간의 수많은 산업활동이 지구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축산업은 가장 반지구적인 산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생명윤리를 저해하고 기후재난을 심화시키는 산업을 진흥시키는 축제는 지속돼선 안된다"면서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아닌 새로운 친환경 축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축제를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축제를 기획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도시 전반이 공존을 위한 길로 나아가기 위해 탈육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그것이 도시의 시민이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고 보전하며, 물려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훈 N맥페스티벌 기획위원은 "처음에는 치맥축제에 대응하는 축제로 출발했지만, 동물권이나 비거니즘 관련 이야기를 더 적절하게 하기 위해 세계동물의 날로 N맥축제 일정을 잡게 됐다"고 밝혔다. 치맥축제에 대해서는 "반생명 축제가 여전히 성찰 없이 진행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많은 닭의 죽음 위에 세워진 축제 말고, 생명을 살리는 축제를 다시 기획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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