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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친일·독재 미화' 논란의 경산 문명고 역사교과서 "검정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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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력평가원 한국사 교과서
전국 유일 경북 경산 문명고 채택
"친일·독재 미화 역사 왜곡" 논란
감사원 지난 4월 감사보고서 발표
"표지갈이·출판실적 위반" 조치 요구
교육부 검정 취소→2학기 사용 불가
대책위 "환영, 학교 차원 사과해야"
문명고 "출판사 소송 결과 기다릴 것"

"문명고 이젠 그만. 불량 역사 교육 시도 멈춰" 피켓팅(2024.11.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문명고 이젠 그만. 불량 역사 교육 시도 멈춰" 피켓팅(2024.11.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경북 경산시에 있는 사립 문명고등학교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채택한 '친일·독재 미화' 논란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교육부가 검정을 취소했다.

교육부(장관 이주호)에 15일 확인한 결과, 한국학력평가원이 발행한 고등학교 한국사 1, 2 교과서에 대해 검정 합격 취소 처분을 확정했다.

이유는 지난해 4월 감사원 감사에서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에 대해 "검정합격 취소·발행정지 사유에 해당한다"는 감사 결과를 낸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당시 감사원은 한국학력평가원이 표지갈이로 허위 실적을 만든 사실이 확인됐다는 내용의 감사 보고서를 냈다.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은 출판실적 기준을 최근 검정출원 교과 관련 도서 최근 3년간 1책 이상으로 두고 있다.

보고서에는 "한국학력평가원이 최근 3년간 검정출원 교과 관련 도서를 출판한 실적이 없었다"며 "2007년 출판한 문제집의 표지만 교체해 제작한 2023년 문제집으로 납본증명서를 발급받아 출판실적 증빙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교육부에 검정 취소 또는 발행정지 등 적정한 조치를 취하라고 통보했고, 교육부는 교과용도서 검정처분심의회 심의, 한국학력평가원 청문 등을 거쳐 합격 취소를 결정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해당 교과서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문명고등학교는 2학기부터는 해당 교과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남은 한국사 검정교과서 8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아직 경북교육청으로는 해당 공문이 교육부로부터 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 동북아역사대응팀 관계자는 15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를 사용하는 학교는 1학기까지는 해당 교과서로 수업할 수 있지만, 방학이 끝난 뒤 2학기부터는 새 교과서를 사용해야 한다"면서 "방학 동안에 선정 절차를 거친 뒤 교과서를 2학기 때 나눠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명고 불량 한국사교과서 채택 철회 촉구 기자회견'(2024.12.17.경북 경산 백천동 문명고 앞) / 사진 제공.전교조 경북지부
'문명고 불량 한국사교과서 채택 철회 촉구 기자회견'(2024.12.17.경북 경산 백천동 문명고 앞) / 사진 제공.전교조 경북지부

이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는 "환영" 입장을 냈다. 

권정훈 '문명고 친일·독재 미화, 불량 한국사교과서 채택 대응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교과서인데, 문명고 측은 지속적으로 해석의 문제를 들었다"면서 "해당 교과서가 잘못됐다는 것을 정부가 인정했다"며 "문명고 교장은 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이날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말했다.

이에 대해 문명고는 "출판사 측에서 관련 소송을 제기하면 교과서 지위는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일단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임준희 문명고 교장은 이날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출판사에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소송을 하게 되면 그 기간은 교과서 지위가 유지되기 때문에 계속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출판사의 조치에 따라 학교는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소송이 어떻게 되냐에 따라 교과서 사용 여부가 달라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명고가 올해 1학기부터 사용하고 있는 한국학력평가원 한국사 교과서는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다. 전국 일반고 중 유일하게 문명고만 해당 교과서를 채택했다. 이 교과서는 이 교과서는 이승만 정권의 독재를 장기 집권으로 서술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끔찍한 삶을 살게 했다"고 표현해 위안부 역사를 축소 기재했다는 지적 등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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