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소비쿠폰 "아 어렵다"...앱 불편, 식당·가게마다 헤매기 일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생쿠폰 사용처' 안내문구가 붙은 대구시 중구 CU 편의점(2025.7.22)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신청자 김영화님 iM뱅크 BC카드로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신청 완료되었습니다. 지급대상자 수 1명, 지급받을 금액은 180,000원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지역 소상공인 소비 진작을 위해 전국민에게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 첫날인 지난 21일 출생연도 끝자리가 1과 6인 국민들을 대상으로 첫 신청이 마무리됐다. 전체 지급 대상자 13.8% 697만5,642명이 소비쿠폰을 신청했다. 행정안전부는 신청 다음 날인 22일 지급을 시작했다.

◆ 대구에 주소지를 둔 1인 가구 1986년생 기자에게는 22일 오전 18만원의 소비쿠폰이 iM뱅크 체크카드로 지급됐다.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18만원이 입근됐다는 문자가 발송됐다. 

소비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22일 점심 시간에 동료들과 직장 근처 식당 등을 찾았다. 식당, 카페, 편의점, 약국 등에 "민생쿠폰 사용처", "민생회복 지원금 사용가능" 등의 안내문구가 붙었다.

하지만 막상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소비쿠폰을 사용하려고 하니 '대략난감' 너무 어려웠다. 카드사 iM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잔액을 확인할 수 없고, 별도의 페이북 앱을 설치해 '바우처' 메뉴에서 18만원 입금 내용과 사용하고 남은 잔액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페이에 등록된 iM뱅크 카드로 결제하니, 나의 예금계좌에 있던 현금이 아니라 체크카드 포인트(소비쿠폰)으로 우선 결제되는 방식이었다. 

이처럼 카톡으로 소비쿠폰이 발급됐다는 문자는 도착했지만, 정작 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한 지급 방법을 몰라 한참을 헤맸다. 식당과 카페 등의 자영업자들도 손님과 함께 헤매기 일쑤였다. 

대구 중구 한 카페에서 삼성페이에 저장된 iM뱅크 카드로 소비쿠폰을 결제하는 모습(2025.7.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사용 방법을 묻기 위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전담 콜센터인 1670-2525과 국민콜 110번에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불통이었다. "고객님 죄송합니다. 지금은 통화량이 많아 상담원 연결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연결해드리겠습니다."라는 자동응답 메시지가 반복됐다. "상담사를 연결해드리겠습니다"라는 안내문구가 30분 넘게 반복돼 결국 전화 상담을 포기했다. 

동성로에 있는 다이소와 올리브영, 편의점들도 지점마다 달라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어느 지점은 결제가 됐지만, 어느 지점은 사용이 제한됐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가맹점'은 소비쿠폰을 쓸 수 있지만, '본사 직영점'은 사용할 수 없다. 스타벅스는 모든 매장이 직영점이라 아예 쓸 수 없다. 이 같은 사실이 현장에서 잘 알려지지 않아 결제를 하는 동안 손님과 매장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소비쿠폰이 실제로 현장에서 처음 사용된 22일 대구 골목상권 곳곳에서 혼선을 빚었다. 

몰려든 손님들로 골목상권에 모처럼 활기가 돌았지만, 앱 사용은 복잡하고, 전화는 북새통. 소비쿠폰을 받긴 받았는데 어디는 결제가 되고, 어디는 쓸 수 없고. 사용이 조금 쉬웠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지급 신청자 김영화, 대상자 수 1명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완료 18만원 지급→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내역 페이북 알림톡→페이북 앱 마이바우처 메뉴에서 잔액과 사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급 신청자 김영화, 대상자 수 1명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완료 18만원 지급→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내역 페이북 알림톡→페이북 앱 마이바우처 메뉴에서 잔액과 사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 노령층의 경우에는 신청부터 난관이었다. 그나마 앱을 통해 신청하고, 포인트 차감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젊은 층과 디지털 이용자들은 이들과 비교해 편하게 소비쿠폰을 활용하는 셈이다. 디지털 사용이 어려운 60대 이상 노령층은 행정복지센터를 직접 찾아가 이 폭염에 긴 줄을 섰다.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출생연도 끝자리를 하나씩 확인하고, 번호표를 지급하고, 자기 차례를 기다려 소비쿠폰을 받는다.    

'인구감소지역'인 경북에서는 노령층이 많아 기다리는 줄이 더 길었다. 영주시 가흥동에 사는 1957년생 이장우(67)씨는 22일 오전 가흥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소비쿠폰을 신청하기 위한 줄을 섰다. 1시간 가까이 기다려 신청을 하고, 지역사랑상품권인 '영주사랑상품권' 20만원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노령층의 경우 카드 포인트보다 지류형 종이 상품권을 선호해 일부 지역에서는 상품권 품절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장우씨는 "자식들은 스마트폰으로 다 소비쿠폰을 신청하고, 지급받으면 된다고 말 하는데...나는 그게 너무 어려워서 동사무소(행정복지센터)에 올 수 밖에 없었다"며 "직원들이 선풍기도 틀어주고 고생하는데 그래도 덥고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더 쉽게 설명해주면 집에서 편하게 신청할텐데, 너무 어렵고 복잡해서 그냥 이렇게 종이 상품권으로 받는 게 속 편하다"고 22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대구 중구 한 카페에서 커피를 사고 소비쿠폰으로 결제하는 모습. 소비쿠폰  결제 첫 날이라 현장에서 손님과 사업주 모두 사용 방식을 놓고 혼선을 빚었다.(2025.7.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중구 한 카페에서 커피를 사고 소비쿠폰으로 결제하는 모습. 소비쿠폰  결제 첫 날이라 현장에서 손님과 사업주 모두 사용 방식을 놓고 혼선을 빚었다.(2025.7.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소비쿠폰은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본인이 받길 원하는 카드사나 상품권을 선택하면 된다. 현금으로는 지급하지 않는다. 카드를 선택할 경우 포인트를 우선 차감하는 방식이다. 포인트는 신청 다음 날 선택한 계좌에 충전된다. 상품권은 현장에서 수령한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인 경우에는 관할 지자체에 전화를 해 '찾아가는 신청'을 요구할 수 있다. 

사용처는 본인이 사는 거주지역에서만 쓸 수 있다. 대구시민은 대구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사용처는 연 매출액 30억원 이하 시장, 동네마트와 식당, 미용실, 안경점, 학원, 프랜차이즈 가맹점, 옷가게 등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본사 직영 프랜차이즈 매장, 유흥업종, 복권방, 오락실, 귀금속 판매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배달앱에서는 배달 기사를 통해 가맹업체 자체 단말기로만 결제 가능하다. 

지급 액수는 지역과 생활 수준을 기준으로 달라진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1인당 15만원, 비수도권은 3만원 더 많은 18만원을 지급한다.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거주자는 5만원 더 많은 20만원을 받게 된다. 차상위 계층과 한부모 가구원은 30만원,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1차에 최대 45만원을 받을 수 있다. 오는 11월 30일까지 사용할 수 있고, 기간 내에 사용하지 않은 금액은 국가와 지자체로 환수된다. 이의신청은 국민신문고 홈페이지(www.epeople.go.kr) 또는 거주하는 지역 행정복지센터에서할 수 있다. 정부는 오는 9월 22일부터는 소비쿠폰 2차 신청을 받는다. 전국민 90%에게 10만원씩 추가 지급한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