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엔제리너스, KT통신사, 아디다스, 캘빈클라인, 시코르.
코로나19 이후 최근 3년 사이 대구 동성로에서 짐을 싼 대기업들이다. 대구지역 최대 번화가 동성로 대형 상가 건물마다 터줏대감처럼 자리잡았지만 하나 둘 방을 빼고 있다.
동성로 중심 한 건물에서 2~3층을 통틀어 오랫동안 영업한 '스타벅스' 한 지점은 코로나 시기를 잘 버텨왔지만 최근 폐업했다. 1층 'KT통신사'도 떠났다. 건물은 텅텅 비었다. 바로 건너편 신세계 백화점이 운영하던 화장품 대형매장 '시코르'도 폐점했다. 다국적기업 '아디다스'도 동성로 매장 문을 닫았다. 롯데가 소유한 2.28중앙공원 옆 24시간 대형 카페 '엔제리너스'는 지난 3월 31일 폐점했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인근 스타벅스 매장도 얼마전 문을 닫았다. 대형 상가 건물마다 '임대', '철거' 안내문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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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중구 동성로5길 대형 신발 매장이 폐점했다.(2023.7.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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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 중앙로역 지하상가 대현프리몰 상황은 더 좋지 않다. 한집 건너 공실이다. 7일 동성로 지상과 지하를 걸어 보면 상가 곳곳이 이렇게 텅텅 비었다. 건물 상징인 1층 전체가 공실인 곳도 많았다. 대구를 대표하는 상권 동성로는 활기를 잃고 있다.
지역 최대 상업지구 동성로는 쇼핑몰, 백화점, 식당, 카페, 옷가게 등이 몰린 최대 번화가다. 7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확인한 결과, 대형유통시설 364곳, 문화시설 20곳, 숙박시설 52곳, 교통시설 29곳, 금융기관 61곳에 이른다. 대구도시철도 3개 노선 중 2개 노선 지하철이 동성로를 거쳐가고 KTX 대구역도 가까워 일반 소비자들과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집중됐다.
하지만 최근엔 앞 매장이 철수하면 옆 건물도 비어가고 있다. 장기 공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동성로 공실률(2021년)은 22.5%로 전국 평균 10.9%, 대구 평균 19.7%와 비교해 2배 높다. 유동인구도 12만6,000명에서 6만3,000명으로 반토막났다.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 확산으로 벌어진 현상이다. 찾는 발길이 줄어들자 상가도 줄줄이 문을 닫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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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표는 회복했지만 3년새 소비 형태가 바뀌어 쉽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 쇼핑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여기에 비싼 동성로 월세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해 젊은 상인들은 동성로를 떠났다. 그리고 이들이 인근 삼덕동과 교동으로 옮겨가면서 젊은 소비층도 함께 이동했다. 동성로 상권은 쇠락하고 인근 지역은 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동성로 월세는 여전히 지역 내 다른 상권과 비교하면 비싼 편이다. 상가 1층 평균 균 월세는 500만원이고, 최대 1,000만원도 있다. 권리금은 3억~7억원이다. 소비자들은 구매 패턴이 바뀌었고, 상인들은 월세가 "비싸서" 동성로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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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상권을 되살리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대구시는 6일 '동성로 르네상스(Renaissance Project)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권오환 도시주택국장은 이날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설명회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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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환 주택국장이 동인청사 브리핑실에서 동성로 르네상스를 발표 중이다.(2023.7.6) / 사진.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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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환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도심 상권 특유의 볼거리와 놀 거리, 즐길 거리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대체 못하게 하겠다"며 "새로운 공간으로 재편해 대한민국 최고 젊음의 거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동성로 상인들 입장은 엇갈렸다. 먼저 동성로상점가상인회(회장 이준호)는 환영하고 나섰다.
현장 상인들 반응은 제각각이다. 통신골목에서 식당을 하는 이모(48)씨는 "임대료가 비싸니까 여기서 나가는 거다. 대구시가 돈을 쏟아붓는다고 떠난 손님들이 오겠냐"고 말했다.
반면 중앙로역 인근에서 소형 카페를 영업하는 50대 상인은 "이런 걸 보면 홍준표 시장이 참 잘한다"면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보다 뭐라도 하나 도와주는 게 맞지 않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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