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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검열'에 저항하는 예술가들...온·오프라인 1인 시위, 전국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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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광주 등 전국 작가들
대구 봉산문화회관 앞 1인 시위
"검열은 범죄, 중구청장 고소"
부산민예총 "예술 자율 보장을"
문체부에 법적 장치 마련 촉구
'윤석열 비판' 홍성담 작품 철거
작가들 보이콧→2·3전시실 폐쇄

재독작가인 이광 작가가 대구 중구청의 '윤석열 비판 작품 철거 사태'에 항의하는 의미로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앞에서 "예술 검열을 , 대구 중구청장을 고소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2025.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재독작가인 이광 작가가 대구 중구청의 '윤석열 비판 작품 철거 사태'에 항의하는 의미로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앞에서 "예술 검열을 , 대구 중구청장을 고소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2025.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예술 검열은 범죄다, 검열 중단, 검열 반대, 예술 검열을, 대구 중구청장을 고소합니다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앞에 1일 분노한 예술가들이 몰렸다. 

서울,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에서 온 예술가들이다. 

이들은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회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사회관계망(SNS)에서도 비슷한 피켓을 든 예술가들의 온라인 릴레이 1인 시위가 이어졌다. 

예술단체들도 비판 성명을 내고, 정부와 지자체에 "예술의 자율 보장"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홍성담(69) 작가의 '윤석열 비판 작품' 철거 사태 후 예술계에서 "검열" 규탄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예술 검열 반대" 대형 피켓을 만들어 봉산문화회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전국의 작가들(2025.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예술 검열 반대" 대형 피켓을 만들어 봉산문화회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전국의 작가들(2025.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광주에서 온 김신윤주 작가가 "예술 검열은 없다" 피켓 앞에서 1인 시위 중이다.(2025.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광주에서 온 김신윤주 작가가 "예술 검열은 없다" 피켓 앞에서 1인 시위 중이다.(2025.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의 김미련 작가와 조덕연 작가가 "예술검열 중단하라" 피켓을 붙이고 있다.(2025.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의 김미련 작가와 조덕연 작가가 "예술검열 중단하라" 피켓을 붙이고 있다.(2025.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앞에서 1일 오전부터 전국에 서 온 10여명의 작가들이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한 홍성담(69) 작가의 회화 작품(동학의국 등 3점)을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전시실을 폐쇄한데 이어 작품을 철거한 중구청과 류규하 중구청장, 봉산문화회관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시위에는▲대구에서 활동하는 미디어영상 설치작가 김미련(55)로컬포스트 대표를 비롯해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국제적 활동을 하는 신표현주의 이광(56) 작가 ▲2012년 뉴욕 대중 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5.18과 일본군 '위안부' 여성 등의 주제로 광주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김신윤주(56) 작가 ▲광주를 기반으로 한 민중미술계 김화순(56) 작가 ▲자연을 대상으로 시대정신을 나타내는 대구의 조덕연(64) 작가 등이 참여했다. 이들 대부분 2025 '시월항쟁예술제' 전시를 위해 대구에 머물고 있다.  

작가들은 "2025년 현재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넷플릭스 드라마)과 BTS(방탄소년단), 오징어게임(넷플릭스 드라마), 기생충(봉준호 감독의 작품) 등 한국 문화 작품들이 전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며 "류규하 중구청장과 봉산문화회관은 시대가 어느 때인데 예술 작품을 검열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광 작가는 "지난 2016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전시회를 독일 베를린에서 열려다가, 정부가 기금을 철회한 적이 있다"며 "창작과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정치권이, 권력이, 공공기관이 검열한다는 게 참 부끄러웠는데, 다시 대구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 미개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윤석열이든, 어떤 정치인이든, 또는 전쟁이든 평화든, 예술가 본인이 바라보는 '미(美)'라는 언어를 통해 상황 그 자체를 표현하는 게 예술"이라며 "그 탓에 폭력성을 드러내는 작품들도 그 자체로 시대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것인데, 도대체 중구청장은 어떤 기준과 권리로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자신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가. 작가는 물론이고, 대구시민들을 무시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김신윤주 작가는 "정치인 풍자화를 그렸다고 작품이 내려가고, 전시실을 폐쇄하는 곳은 아마 대구 밖에 없을 것"이라며 "시대역행이다. 이런 일이 없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작가들의 "예술 검열 반대" 온라인 1인 시위 확산...부산 방정아, 제주 박진희, 대구 김윤환 작가의 온라인 시위 사진(2025.10.1) / 사진.김미련 작가 제공
전국 작가들의 "예술 검열 반대" 온라인 1인 시위 확산...부산 방정아, 제주 박진희, 대구 김윤환 작가의 온라인 시위 사진(2025.10.1) / 사진.김미련 작가 제공
대구 중구청 산하기관인 '봉산문화회관'은 전시와 공연 등 여러 문화 서비를 제공하는 대중문화공연시설이다.(2025.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중구청 산하기관인 '봉산문화회관'은 전시와 공연 등 여러 문화 서비를 제공하는 대중문화공연시설이다.(2025.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현장 1위 시위 뿐만 아니다. 자신의 작업실에서도 검열 사태를 비판하는 온라인 1인 시위가 이어졌다. 제주 박진희 작가와 대구 김윤환 작가, 부산 방정아 작가는 각각 1일 자신의 작업실에서 "예술 검열 꺼져", "중구청의 시간은 거꾸러 흐르는가"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하는 사진을 찍어 SNS에 게시했다.    

예술가들의 온·오프라인 1인 시위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비판 작품' 검열 사태와 관련해 류규하 중구청장의 사과와 중구청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있을 때까지 시위를 할 예정이다.  

(사)부산민예총도 앞서 9월 30일 성명을 내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대구 중구청의 위헌적 행정조치를 강력 규탄한다"며 "사과와 예술의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봉산문화회관 운영 규칙 마련"을 요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이 사태를 계기로 예술 표현의 자유를 보호할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도 촉구했다. 

논란이 된 '내일을 여는 미술, 대구 미술, 시대정신에 대답하라' 특별기획전 전시회장. 1전시실은 현재 운영 중이다. 홍성담 작가의 작품 3점이 철회된 이후, 작품을 설명하는 안내문구만 빈 벽에 붙어 있다.(2025.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논란이 된 '내일을 여는 미술, 대구 미술, 시대정신에 대답하라' 특별기획전 전시회장. 1전시실은 현재 운영 중이다. 홍성담 작가의 작품 3점이 철회된 이후, 작품을 설명하는 안내문구만 빈 벽에 붙어 있다.(2025.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 작가의 작품 철거에 반발한 다른 작가들의 보이콧으로 현재 2~3전시실은 폐쇄된 상태다. 운영 중인 1전시실장 로비에 설치작가인 김영진 작가의 비디오 작품이 상영되고 있다.(2025.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경미술연구원(대표 신경애)은 지난 9월 24일부터 오는 10월 2일까지 봉산문화회관에서 '내일을 여는 미술, 대구 미술, 시대정신에 대답하라' 특별기획전시를 열고 있다. 19명의 작가들이 시대정신을 나타내는 회화, 영상, 사진, 설치 미술 등 50여점의 작품을 냈다. 기후 위기, 대구 10월항쟁, 한국옵티칼 해고 사태 등 사회적 이슈들을 비롯해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그림 등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전시됐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여러 작품들 중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이승만 전 대통령을 풍자한 홍 작가의 '동학의국', '똥광', '팔광' 3점을 꼬집어 "조례상 정치적 작품은 전시할 수 없다"며 "철거하지 않으면 전시실을 폐쇄하겠다"고 했다. 대경미술연구원이 거부하자, 회관은 구청장 지시로 전시 첫날인 지난달 24일 1전시실을 닫았다. 

1전시실이 폐쇄된 채로 며칠간 2~3전시실만 운영됐다. 그러자 대경미술연구원은 중구청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며 홍 작가의 작품들을 철거했다. 이후 회관 측은 1전시실 문을 다시 열었다. 이번에는 김미련 작가 등 전시에 참여한 다른 작가들이 "검열을 규탄한다"며 전시 중이던 자신들의 작품을 자진 철거했다. 보이콧 동참 작가들이 늘어나면서 1일 현재 2~3전시실은 작가들에 의해 자진 폐쇄됐다. 홍 작가의 작품이 빠지면서 일부 전시 공간이 '하얀색 벽' 공백으로 남은 1전시실만 일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을 뿐이다. 전시는 2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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