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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작품 폐쇄 논란' 법정으로 간다...해당 작가, '전시 방해금지' 가처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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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청년작가전'
안윤기 작가, 홍 시장 비판 초상화 전시
전시실 폐쇄..."표현의 자유 침해" 반발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상대로 법적 대응
가처분 신청에 손해배상청구소송 검토
예술계 인사들 소송비 모금 "문 열어라"
회관 측 "작품 교체 요청, 개방 계획 없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초상화 작품 전시실 폐쇄 논란이 결국 법정으로 가게 됐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홍 시장 작품을 건 청년 작가 전시실을 폐쇄하자 해당 작가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안윤기(31) 작가는 '2024 올해의 청년작가전'에서 본인의 작품이 걸린 전시실을 폐쇄한 대구문화예술회관(원장 김희철) 상급 기관인 대구문화예술진흥원(원장 박순태)을 상대로 '전시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15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또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전시회 준비 보상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약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이와 관련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4 올해의 청년작가전'에 전시된 안윤기 작가의 작품, 왼쪽에 노중기 대구미술관장 프로필 사진이 있고, 오른쪽에는 홍준표 대구시장 초상화가 있다. / 사진 제공.안윤기 작가
'2024 올해의 청년작가전'에 전시된 안윤기 작가의 작품, 왼쪽에 노중기 대구미술관장 프로필 사진이 있고, 오른쪽에는 홍준표 대구시장 초상화가 있다. / 사진 제공.안윤기 작가

안 작가는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전시에 쓰이는 홍보물에 나의 이름을 지우거나, 관련한 인터뷰를 취소하는 것은 작가에 대한 생존권 위협"이라며 "현재 가처분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난 10월 31일부터 오는 12월 14일까지 '2024 올해의 청년작가전'을 연다. 안 작가 등 5명을 올해의 작가로 선정했다. 안 작가는 지난해 5월 홍 시장과 노중기 대구미술관장을 둘러싼 논란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설치했다.

홍 시장이 고교 동창인 노 작가를 대구미술관장으로 임명해 예술계에서 "학연 카르텔 인사"라며 거세게 반발한 사건이다. 안 작가는 노 관장이 그린 홍 시장 초상화와 노 관장 프로필 사진을 전시실에 걸고,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웹캠을 전시했다. 지역 예술계의 최근 상황을 풍자한 비판성 작품을 올린 셈이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개막 하루 전인 지난 10월 30일 "홍 시장의 초상화와 노 관장의 사진이 개인 초상권과 창작자 저작권을 침해한다"며 "작품 교체"를 요청했다. 하지만 안 작가가 불응하자 전시실을 폐쇄했다.

예술계는 "표현의 자유 침해", "예술의 자유성 침해"라며 반발했다. 그럼에도 대구문화예술회관은 15일 현재까지 전시실 폐쇄 조치를 풀지 않고 있다. 때문에 안 작가는 소송을 통해 부당성을 따져보기로 했다. 

안윤기 작가가 전시장을 폐쇄한 대구문화예술회관을 규탄하고 있다.(2024.11.12)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안윤기 작가가 전시장을 폐쇄한 대구문화예술회관을 규탄하고 있다.(2024.11.12)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특히 안 작가와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체결한 '2024 올해의 청년작가전 약정서'를 보면, 회관의 업무에는 ▲홍보물 제작·전시 홍보 ▲전시회 준비에 따른 보상금 지급(1인당 500만원) ▲도록 제작, 배포 등이 명시됐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전시실을 폐쇄해 약정서의 규약을 어겨 피해를 입혔다는 게 안 작가의 입장이다. 

때문에 안 작가와 지역 예술단체는 지난 14일부터 소송비 마련을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1일까지 모금을 할 예정이며, 목표는 200만원이다. 현재까지 100여만원이 모였다. 모금액은 소송 비용과 함께 1인시위, 피켓·현수막 제작비 등에 쓸 계획이다.

한상훈 문화활약가는 "1주일 정도 모금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며, 목표액에 다다르면 모금을 중단할 것"이라면서 "오는 12월 14일까지 전시가 계획돼 있는데, 소송이 오래 걸려도 하루이틀이라도 전시실 문을 열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2024 올해의 청년작가전' 안윤기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대구문화예술회관 제4전시실이 폐쇄돼 있다.(2024.11.12)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2024 올해의 청년작가전' 안윤기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대구문화예술회관 제4전시실이 폐쇄돼 있다.(2024.11.12)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문화예술회관은 현재까지 안 작가의 전시실을 열 계획은 없으며, 보상금 지급의 경우에도 현재로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기획팀 관계자는 "현재로선 안 작가의 전시실을 열 계획은 없다"며 "작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논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시회에 참여한 다른 작가들에게는 지원금 등을 지급한 상태"라며 "안 작가의 경우 전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처리 방안에 대해 외부에 자문을 구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난 1998년부터 2024년 올해까지 매년 '올해의 청년작가전'을 열고 있다. 해마다 그해의 예술적 독창성과 잠재력을 지닌 신진 작가들을 발굴해 그들의 작품 세계를 시민들에게 소개한다. 이처럼 작품의 내용을 놓고 논란이 불거져 전시실을 폐쇄한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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