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대구경북 파크골프장 104곳, 자연재해 복구에 세금 6억..."강변 난개발 자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5 국정감사>
2022~2025 파크골프장 풍수해 165건
복구비 70억원, 전액 국비·지방비 사용
TK 104곳 중 72곳 강변에, 68.9% 차지
풍수해도 1건 제외 49건이 강변 골프장
시민단체 "난개발 중단, 설치 기준 마련"
지자체 "사전 시설 점검 등 풍수해 대응"
박정현 "기후위기 피해 폭증, 기준 재검토"

지난해 7월 대구 수성구 고모동 수성파크골프장에서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로 보수공사를 하는 인부들이 쓰러진 펜스를 옮기고 있다.(2024.7.1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지난해 7월 대구 수성구 고모동 수성파크골프장에서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로 보수공사를 하는 인부들이 쓰러진 펜스를 옮기고 있다.(2024.7.1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경북지역 파크골프장 104곳에서 자연재해 복구에 세금이 6억원이나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풍수해 피해 50건 중 1건을 제외한 49건이 모두 강변에 있는 파크골프장에서 발생했다. 이를 두고 강변 난개발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현(60.대전 대덕구) 국회의원이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파크골프장 복구 및 보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4년간 전국 파크골프장 풍수해 사고 건수는 165건이며, 복구비는 국비·지방비 70여억원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27건(복구비 8억8,143만9,800원) ▲2023년 41건(16억3,617만5,225원) ▲2024년 49건(7억2,819만8,221원) ▲2025년 7월까지 48건(37억9,720만3,200원)이다.

지역별로 보면 풍수해 사고 건수는 충남이 29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28건, 서울 26건으로 뒤를 이었다. 복구비는 충남 23억6,428만원, 서울 9억6,433만원, 광주 8억1,500만원, 경기 6억3,983만원, 경남 5억7,246만원, 충북 4억7,597만원 순이었다.

대구 서구 비산동 금호강변에 있는 비산파크골프장 전경 / 사진 출처.대구시
대구 서구 비산동 금호강변에 있는 비산파크골프장 전경 / 사진 출처.대구시

대구경북지역에서 지난 4년간 발생한 파크골프장 풍수해 피해 건수는 모두 50건이다. 대구가 22건으로 전국에서 4번째로 많았고, 경북은 28건으로 2번째다. 대구는 22건 모두, 경북 28건 중 27건이 강변 파크골프장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복구비는 6억5,739만원이다. 대구 1억7,879만원으로 전국 10번째, 경북 4억4,786만원으로 7번째로 많았다. 

전국에서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은 모두 508곳이다. 경남이 76곳, 경북 67곳, 충남 46곳, 경기 45곳, 강원 43곳, 대구 37곳 순으로 많았다. 이 중 침수 위험이 있는 하천부지에 지어진 파크골프장은 285곳으로 전체의 56.1%를 차지했다. 대구경북지역은 104곳의 68.9%인 72곳이 강변에 있었다. 대구는 25곳(67.6%), 경북 47곳(70.1%)이다.

강변에 파크골프장이 난립한 탓에 침수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내린 비로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회천 근처에 있는 고령군파크골프장이 침수됐고, 대구에서도 수성구 고모동 수성파크골프장에서 지난해 7월 내린 폭우로 침수돼 직원 3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폭우로 침수됐던 수성파크골프장 컨테이너를 포크레인으로 옮기고 있다.(2024.7.1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폭우로 침수됐던 수성파크골프장 컨테이너를 포크레인으로 옮기고 있다.(2024.7.1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지역 시민단체는 "시민 안전과 안전을 위해 난개발을 중단하고, 파크골프장 설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정택 대구환경운동연합 부의장은 "파크골프장 건설 부지가 땅값도 싸고, 경관이 좋으니 지자체가 앞다퉈 난개발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강변 저지대에 파크골프장을 지어 놓으니 비가 심하게 오면 침수되는 것은 당연하다. 시민 안전과 환경을 위해서라도 강변에 파크골프장을 짓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시민실천연합 공동대표도 "강변 고수부지에 파크골프장을 설치하다 보니 비가 많이 오면 당연히 물에 잠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자체가 기준 없이 파크골프장을 무분별하게 설치하고 있는데, 설치·관리 기준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파크골프장 시설 점검 등으로 풍수해에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도시관리본부 시설과 관계자는 "대구시가 직영으로 관리하는 파크골프장에 대해서는 여름철 자연재난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이에 맞춰 시설 점검이나 정비를 하고 있고, 구.군청의 경우에도 계획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폭우 시기가 되면 사전에 현장에 나가고, 파크골프장이 물에 잠길 경우 다시 정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도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시설 이용 편의성, 상대적으로 쉬운 공사 난이도 때문에 하천부지에 파크골프장이 많은 것"이라며 "이미 조성된 파크골프장에 대한 침수 대책은 현재 없으나, 앞으로 짓는 곳은 하천변이 아닌 다른 부지에 설치하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현 의원은 "수억원 예산을 들여 조성한 파크골프장에 풍수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위기로 인한 집중호우 등의 피해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파크골프장 점용허가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