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을 살리기 위한 라이즈(RISE) 사업과 글로컬대학 사업.
국비와 시비 예산 1,000억원이 넘게 투입된다. 이미 수백억원의 세금이 들었다.
인재 수도권 유출을 막고, 학령 인구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대구시는 5년 장기 계획을 실행 중이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음에도 받아든 성적표는 처참하다.
대구 라이즈 사업은 부산, 인천과 함께 공동 11위로 최하위 순위를 기록했다.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경북대학교의 경우에도 최저 등급인 D등급을 받았다.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는 11일 대구시 대학정책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와 관련해 질타했다.
이태손(달서구4.국민의힘) 의원은 "글로컬대학 예산 집행률은 고작 2%에 불과하다"며 "시작만하고 전혀 진행안한 수준"이라고 했다. 또 "귀한 국비 1천억원을 받는데 D등급을 받은 건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등급이 낮아서 예산을 삭감당하거나 반납하는 사례도 있는데, 그러면 얼마나 망신살이겠냐"고 지적했다.
특히 "글로컬사업의 경우 국비 1,000억원에 시비 20%를 지원하도록 하는 매칭 사업"이라며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5년간 지원 이후 사업 종료 이후에도 5년간 계속 지원을 약속했는데,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금액을 약속했는데 상과가 이래서 되겠냐"고 따졌다.
예산 계획 부실과 사업 불명확성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이 의원은 "홍 전 시장이 돈을 투입하겠다고 약속은 했는데 예산 계획서를 보면 내용은 부실하고, 사업 내용들도 불분명하다"면서 "우리 시비도 투입되는데 역할이 이래서야 계속 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글로컬대학'은 윤석열 정부의 교육 정책 중 하나다. 세계화를 말하는 글로벌(Global)과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의 합성어로, 비수도권 대학 30곳을 지원한다.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 변화로 지역 대학이 위기에 처하자 인재 육성을 위해 학교당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고 규제를 풀어준다. 전체 사업비만 30건에 3조에 달한다. 대구는 경북대가 선정됐지만,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아 예산 30%를 감액당했다.
라이즈사업에 대한 지적도 이어갔다. 이 의원은 "라이즈 사업은 뿌리 산업과 연계해 지원 규모가 더 크다"며 "그런데 핵심 목표를 보면 기술공학 부분만 보이고 인문학 기초학문분야는 부실해 보인다"고 했다.
권기훈(동구3.국민의힘) 의원도 이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라이즈 정부 평가 자료를 보면, 재정 투자 우선 순위 과정 부실, 적정 예산 추정 곤란 등의 평가를 받아 하위권"이라며 "향후 5년간 국·시비 1천억원 넘게 들어가는 사업으로, 올해 첫해만 시비 126억원이 투입됐다. 이렇게 부실해서야 되겠냐"고 했다.
사업 이원화도 문제 삼았다. 권 의원은 "라이즈 추진단장은 대구시 행정부시장인데, 2023년도에는 사업 주체를 대구정책연구원으로 지정했다가, 올해 1월에는 대구테크노파크(TP)로 지정했다"면서 "TP가 올해 집행한 예산 900억원이다. TP 비중이 훨씬 큰데 주체를 이원화해서 왜 혼선을 주냐"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TP의 경우에는 교육 중심이 아닌 산업 중심, 기업 중심이기 때문에 당초 사업 방향성과 다르지 않냐"면서 "산학협력 관계에서 소통이 어렵거나 부딪치는 부분은 없냐"고 우려했다.
'라이즈 사업' 역시 윤석열 정부의 교육 정책이다. 지역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대학과 지자체의 동반성장을 돕는 사업이다. 정부는 연간 2조원 예산을 17개 시.도에 지원한다. 대구시는 지역 10개 대학과 협약식을 체결해 2025년 1,200억원을 비롯해 향후 5년간 6,000억원에 달하는 라이즈 5개년 기본 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사업 시행 첫해인 올해 라이즈 5개년 기본계획 평가에서 대구시는 부산, 인천과 함께 공동 11위에 그쳤다. 전국 최초로 대학전담국까지 신설했지만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 탓에 평가 인센티브(성과금) 예산 1,500억원 중 1위가 받은 173억,7500만원의 20%에 불과한 35억원만 확보했다.
이은아 대구시 대학정책국장은 "글로컬대학 사업의 경우 사업 이행률은 78%로 높은 편인데, 예산 집행률이 낮은 것"이라며 "제가 (대학정책국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올해 7월에 경북대 총장님과 만나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부탁했고, 두 달에 한 번 내용을 점검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그런 평가(최하위)를 받은 것은 지난해의 일이고, 내년도 평가에 따라서 인센티브나 패널티가 별도로 주어진다"면서 "내년에는 패널티가 아니라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즈 사업 관련 지적에 대해서는 "주체 이원화가 아닌 투톱 체제로 봐달라"면서 "불협화음을 우려해 전문가들이 각 역할 분담을 잘하고 있다. 서로가 상호 보완의 관계가 되게 잘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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