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참사나 화재 사건 현장을 떠난 이후 다시 당시의 아픔을 마주하는 이들. 소방관들이다.
위험한 현장에서 인명을 구하는 대구 소방관들 중 200여명이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사무감사에서 "소방관들의 건강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김원규(달성군2) 대구시의원은 14일 기획행정위원회의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소방관들이 구조·구급이나 화재 현장에서 지속적인 외상과 정신적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나 우울증 등 고위험군에 대한 추이를 파악하고 있냐"고 물었다.
김원규 의원이 대구소방본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PTSD나 우울증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대구지역 소방관 수는 올해 기준 229명(중복 포함)이다. PTSD 고위험군은 157명이고, 우울증 고위험군은 148명이다.
소방관들의 정신 건강과 관련해 상담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심리상담 사업인 찾아가는 상담실의 상담 건수는 2020년 4만8,026건에서 올해 7만9,456건으로 5년 사이 65%나증가했다.
김 의원은 "소방공무원들은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구하기 위해 재난 현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정작 본인들의 정신 건강은 국가와 조직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일선에서 PTSD나 트라우마가 발생했을 경우 재난 현장 출동에 배제하는 등의 시스템은 갖추고 있는가"라고 말했다.
또 "일반인들도 과거 트라우마를 겪으면 평생 가고, 잊기가 쉽지 않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소방본부는 이에 대해 ▲마음건강 진료비 지원 사업 ▲소방공무원 심리안정휴가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엄준욱 대구소방본부장은 "전문상담사들이 찾아가며 상담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상담사들이 (상담을 받는 소방관이)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병원과 연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을 가지 않아도 안정이 필요하겠다고 판단되면 힐링캠프도 진행하고 있다"며 "당사자가 원하는 경우 인사 조치를 바로 해주고 있으며, 요구가 있으면 소방공무원 심리안정휴가를 부여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문 심리상담사가 많이 오면 좋은데, 현재로서는 부족하다"며 "상담사를 많이 배치하면 비용이 발생해 중앙과 지방이 협의해 예산을 증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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