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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봉 4선...'신도시' 달서구의 표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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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달서구 라> "한나라당 무난" vs "뚜껑 열어봐야"...유권자 "관심 없다"


4.27보궐선거에서 기초의원을 뽑는 '달서구 라'(진천.월성1.2)와 '달서구 마'(상인1.3동) 선거구는 한나라당 이해봉 국회의원의 '4선 지역구'로 꼽힌다. 이해봉 의원은 달서구가 갑.을.병으로 나눠진 지난 15대 총선 때부터 18대 총선까지 '달서구 을'에서 내리 4번을 독차지했다. 그만큼 한나라당과 이 의원의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이해봉 4선...'불법선거' 조사 중 

그러나, 지난 해 6.2지방선거에서는 '이변'도 있었다. 기초의원 3명을 뽑는 '달서구 라' 선거구에서 민주당 김성태 후보가 2등으로 당선되면서 한나라당 후보 3명 가운데 1명이 떨어졌다. 물론, 민주당 후보와 낙선한 한나라당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는 1.29%에 불과했지만, 한나라당 후보 2명을 제치고 민주당이 '2등'을 차지한 것은 '이변'으로 불렸다. 반면, 2명을 뽑는 '달서구 마'에서는 한나라당 후보 2명이 '싹쓸이' 했다.

이번 4.27보궐선거의 분위기는 어떨까? 구청장이나 시의원도 아닌, 기초의원 1명을 뽑는 보궐선거인데도 이해봉 의원은 달서구에 상주하다시피 얼굴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이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측은 지난 4월 16일 저녁 달서구 월성동의 식당 2곳에서 선거운동원들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 조사까지 받고 있다. 대구시선관위는 "이번 주 안에 조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이를 두고 "(한나라당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신도시'..."투표율 20% 넘기 어려울 것"

'달서구 라'(진천.월성1.2) 선거구에는 ▶한나라당 배보용(61), ▶민주당 김찬일(61), ▶무소속 박배일(40)▶무소속 전해진(39)▶무소속 정종환(44) 후보를 포함한 5명이 출마했다. 민주당 김찬일 후보는 민주.민노.진보.창조.참여당을 포함한 '대구 야5당 단일후보'로 나섰다. 이 곳은 6.2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최성기 의원이 지난 해 11월 세상을 떠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4.27 보궐선거 후보자 명부 / <달서구 라> 선거구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달서구 라'의 유권자는 진천동 4만200여명, 월성1동 2만5천여명, 월성2동 1만7천여명으로, 아파트단지가 많이 들어서면서 '신도시'로 불린다. 또, 대구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은 편으로 꼽힌다. 물론, 월배지역을 중심으로 오래된 단독주택과 노년층도 많다. '달서구 라'의 지난 6.2지방선거 투표율은 45.6%로 달서구 평균 44%보다 조금 높았다. 달서구지역은 최근 7년동안 재보선이 없었는데, 마지막으로 치러진 2004년 죽전.장기.용산.이곡동의 시의원 재보선 투표율은 12.3%에 그쳤다. 때문에, 달서구선관위는 "4.27 투표율이 20%를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당선 무난" vs "뚜겅 열어봐야"... 보수층 vs 야5당 단일후보

4.27선거를 일주일 앞둔 21일 현재 판세는 "당선이 무난할 것"이라는 한나라당측과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는 야당과 무소속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배보용 후보측은 "지난 30여년동안 지역에 정말 많은 봉사활동을 했다"며 "한나라당 인기와 상관 없이 인물만 봐도 게임이 안 될 것"이라고 당선을 자신했다. 반면,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전혀 다른 전망을 내놨다. 민주당 김찬일 후보는 "이제 한나라당은 안 된다는 여론이 많은 반면, '야5당 단일후보'에 대한 이미지는 생각보다 좋은 것 같다"며 "특히, 무소속 후보들이 한나라당 성향이라 보수층 표가 분산될 경우 당선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무소속 후보들도 "한나라당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전해진 후보는 "이해봉 의원이 맨날 상주하다시피 하는 건 그만큼 쉽지 않다는 뜻"이라며 "결국 투표함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 후보는 "보수표가 갈라지면 민주당이 의외의 득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배일 후보 역시 "투표율이 낮고 한나라당이 결집되면 우리가 불리할 수 있지만, 그래도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2010년 6.2지방선거 '달서구 라' 선거구 결과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들 두 후보 모두 지난 6.2지방선거에 출마해 11%대의 득표로 낙선했다. 또, 두 후보 모두 '한나라당' 성향이나 이번 4.27에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전 후보는 "어차피 다 내정해놓고 하는 건데"라고, 박 후보는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며 불만 섞인 이유를 말했다. 무소속 정종환 후보는 "다른 후보 분위기는 잘 모르겠고, 그저 열심히 할 뿐"이라고 말했다.

"서민.노약자.영세민...무상급식.도서관.봉사"

후보들은 주요 공약으로 저마다 '서민'과 '소외계층' 대책을 꼽았다.
'환경미화원'을 한 박배일 후보는 "젊은 층이 유입되면서 도시는 커졌지만 노약자와 영세민도 많다"며 "복지 혜택을 늘이고 공평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종환 후보도 "장애인과 소외계층 눈높이에 맞춰 그들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며 "특히, 월성동 일대 영세민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해진 후보는 "젊은 층은 많지만 월성동과 진천동에 변변한 도서관 하나 없다"면서 "복지도 중요하지만, 도서관 건립과 학교도서관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월배시장 인근에 붙어 있는 '선거 벽보'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월배시장 인근에 붙어 있는 '선거 벽보'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민주당 김찬일 후보는 무상급식과 영유아 무상예방접종 전면 지원, 어린이 도서관 확충을 비롯한 '야5당 공동공약'과 함께, "진천.월배.대곡 역세권 개발"과 "아파트 근처 공터의 극장과 병원, 공연장 건립"을 내세웠다. 한나라당 배보용 후보측은 "구의원이 무슨 힘이 있느냐"며 "그저 봉사활을 더 잘하는 게 최고의 공약"이라고 밝혔다. 배 후보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전화 받을 상황이 안된다"는 이유로 배한영 사무장이 대신 입장을 전했다.

"관심 없다"

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무관심' 자체였다.
14일 낮, 월성1동에 있는 월배이마트와 진천동의 월배시장에서 20여명에게 물었으나, 대부분 "모른다", "관심없다", "투표 안할 생각"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구의원 필요없다"는 말도 많았다. 이런 무관심에는 "실망"과 "불만"이 자리잡고 있었다.

월배시장에서 건강원을 운영하는 이상태(61)씨는 "구의원 필요없다"고 잘라 말했다. "되는 일도 없고, 정치인들 다 마음에 안든다"는 게 이유였다. 의류업을 하는 손모(50)씨 역시 "구의회 필요없다. 보궐선거도 예산 낭비"라고 고개를 돌렸다. 특히, 최근 민주당 의원의 '무상급식' 발언에 앞서 한나라당 달서구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일을 예로 들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소수 의견이라도 들어줘야지"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진천동에 사는 전순연(70) 할머니도 "선거할 생각 없다"며 "해도 바뀌는 것도 없고, 누가 나오는 지도 모르고, 뽑아줘도 우리 한테 아무 도움도 안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족발집을 운영하는 70대 할머니도 "나도 투표 안한다"며 "달서구에 도움도 안되고, 경기도 안좋고, 하고 싶지도 않다"고 거들었다.

월배시장...4.27보궐선거에 대해 물었지만 대부분 "관심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월배시장...4.27보궐선거에 대해 물었지만 대부분 "관심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월성1동에 사는 택시기사 백모(50)씨도 "뽑을 사람 없다, 투표 안할거다"고 했다. 특히, 강재섭 전 대표에 대해 "서구에서 16년 국회의원 해놓고, 분당 가서는 '분당 토박이'라고 하더라"며 "대구 국회의원들 전부 도둑놈"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에서 만난 주부들도 비슷했다. 이모(37)씨는 "공약도 믿기 힘들고, 투표할 생각도 없고 아는 후보도 없다"고 고개를 돌렸고, 정모(34)씨는 "선거 할 지 생각 안했다", '학습지교사'라는 43살의 한 주부는 "선거에 관심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학습지교사'라는 주부는 "투표 한다면 정치 성향보다 사람이나 공약을 보고 뽑겠다"고 했고, 정모씨는 "대구는 한나라당 성향이 강하니까 한나라당 후보가 되지 않겠나"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4.27재보선에서 대구는 '달서구 라'를 비롯한 3곳에서 기초의원 3명을 뽑다. ▶'달서구 마'(상인1.3동) 선거구는 한나라당 이성순(53), 민주노동당 이미경(44), 무소속 권용선(53) 후보를 포함한 3명이, ▶'서구 가'(내당1, 2.3,4동) 선거구는 한나라당 안영철(53), 민주당 정재현(60), 무소속 권영미(47).봉원희(62).윤정현(60) 후보를 포함해 5명이 선거운동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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