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재보선, 지역신문의 평가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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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 SNS.2040 민심 / <매일><영남> '박근혜' 중심


10.26 재보선과 향후 정국을 전망하는 <매일신문>, <영남일보> 분석이 ‘근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미래만 예측’하고 있어 바람 빠진 고무공 같습니다. 또한 ‘세대’와 'SNS문화‘ 등 유권자 표심과 요구를 주요 분석대상으로 삼는 다른 지역 언론에 비해 ’박근혜 대권구도‘에만 주목하는 뉴스에 ’시대정신 및 흐름에 뒤쳐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산지역과 대구지역 언론의 10.26재보선 평가 지점과 분석방향이 다릅니다. 부산지역 언론은 ‘세대’를 키워드로 다양한 분석을 내놓는데 반해, 대구경북 언론은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지 않도록 ‘인적 쇄신’을 포함한 정계개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부산지역 언론은 서울의 20~40대, SNS세대가 선거판세를 갈랐지만, 부산 동구지역에 그 바람이 미치지 않은 이유를 동구 유권자 800명을 조사한 근거를 가지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구경북 언론은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린다는 수도권 분석만 그대로 차용하고 있고,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그 영향력이 유의미했던 (기초단체장 8곳, 한나라당 승)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합니다. 정치세력을 바꾸자라고 주장은 하지만, 기준이 무엇인지, 현직 정치권에 대한 평가자료 또한 부실합니다.

<부산일보>, <국제신문> 10. 26 재보선 평가 SNS, 20~40대 민심


부산지역 언론은 기성 정치권에 경종을 울린 10.26 재보선을 평가하면서 ‘세대’와 ‘SNS’에 공통으로 주목했다. 10.26변화 바람의 원인으로 <부산일보>는 ‘세대변화와 시민사회 세력의 부상, ’양극화 심화‘, ’현 정부에 대한 ‘불통’에 분노‘, ’SNS등 신미디어 활성화‘를, <국제신문>은 ’20~30대, SNS세대‘와 ’안철수‘에 주목했습니다.

<부산일보> 2011년 10월 28일자 3면
<부산일보> 2011년 10월 28일자 3면
<국제신문> 2011년 10월 28일자 1면
<국제신문> 2011년 10월 28일자 1면

<부산일보>는 28일 <‘2040세대 분노의 저항’ 한국정치 한복판에 서다>를 통해 10.26재보선과 관련 정치분야 변화를, <국제신문>도 같은 날 <'SNS세대‘ 선거판세 가른다>에서 내년 총선에서 20~30대 투표혁명으로 여당 텃밭 부산도 안심하지 못한다고 분석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서울만큼이나 주목받았던 부산 동구청장 보궐 선거에 20~30대, SNS세대의 투표 바람이 미치지 않았는지, 동구에서는 40~50대의 ‘소리없는 반란’이 있었다는 점을 동구청 유권자 800여명을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제신문> 2011년 10월 28일자 3면
<국제신문> 2011년 10월 28일자 3면

<국제신문> 10월 28일 <40·5대, 동구청장 선거서 野선호…“내년 부산 총선 변수로”>에 따르면 “서울서 박원순 당선 이끈 20, 30대의 야권 성향 표심이 부산 동구에서는 40,50대가 표출하고 있다”라며 “서울시장의 선거 특징인 20,30대와 50대 이상의 세대간 대결이 부산 동구에서는 40,50대와 60대 이상으로 나타는 이유는 부산지역에 고령층이 상대적으로 많고, 젊은 층이 적은 동구의 특성 때문이다”라는 것. 즉 야권 성향의 젊은 층의 표심이 40~50대를 통해 표출되었다고 평가했구요.

이 예측의 근거는 지난 2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에서 부산 동구 유권자 800여명을 대상으로 선거결과 예측조사에 따른 것으로 20,30,60대 지지율은 정영석 후보(한)가 일정정도 앞섰지만, 40,50대 지지율에서는 이해성(민)후보가 정후보 지지율에서 소폭 앞서가나 동일하게 나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국제신문>은 이 현상에 대해 “그간 한나라당 지지성향으로 인식돼 온 40,50대의 ‘소리 없는 반란’”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매일신문>, <영남일보> 박근혜 중심 정계 개편 뿐

2004년 총선때부터 ‘박풍’에만 주목했던 <매일신문>, <영남일보>는 이번 재보선에도 박근혜 의원을 둘러싼 주변 상황에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대구경북권 민심, 정치상황, 세대별 특징에 대해선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한 두명의 인터뷰어의 주장에 근거해 향후 정세를 예측하고 있더군요.

<매일신문> 2011년 10월 28일자 1면
<매일신문> 2011년 10월 28일자 1면
<매일신문> 2011년 10월 28일자 3면
<매일신문> 2011년 10월 28일자 3면

<매일신문>은 28일부터 <TK정치, 이대로는 안된다> 첫 번째 꼭지로 ‘정치세력 이렇게 바꾸자’고 제시합니다. 기사 제목에서 나타난 것처럼 “견제 없는 일당 독주, 오히려 ‘毒 ’”에서 알 수 있듯이 한나라당 독점체제로는 지역정치에 발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공천권자에게만 목매는 정치인, 행사장만 전전하는 ‘행사장 의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하지 않은 불통 정치인 등을 솎아 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마지막에는 ”한나라당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야당의 중요성“도 살짝 언급하고 있습니다. 3면에는 트위터를 비롯한 SNS문화를 외면한 지역의원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 공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 박근혜 의원이기 때문에, 박 의원을 중심으로 정치세력이 어떻게 재편되어야 할지를 제안해주는 것이죠.  

<국제신문> 2011년 10월 28일자 1면
<국제신문> 2011년 10월 28일자 1면

<영남일보>도 같은 날 <뉴스분석 : 포스트 재보선 ‘박근혜의 과제’>에서 “박근혜 대세론은 허망하게 무너졌고, 내년 대선 승부가 ‘수도권에서 결정’나기 때문에 수도권 20~40대 젊은 층에게 다가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박근혜 의원의 대선 행보에 대한 조언이라고 할 수 있겠죠.

10.26 선거의 핵심키워드, 즉 민심의 변화가 대구경북에서는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투표율이 낮다는 점을 반한나라 또는 비한나라당 성향으로 분석하는데, 너무 단선적입니다), 지역 유권자의 관심이 무엇인지를 조사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매일신문>이 27일 1면에 <서울 發 정치요동, 대구경북도 흔든다>고 제시는 하고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흔드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합니다.

10.26 재보선결과를 잘 분석해야, 언론의 향후 보도방향을 계획할텐데, 지금의 <매일><영남>의 분석방향이라면, 박근혜 의원의 대권 성공을 위한 조언 중심의 뉴스밖에는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듯 합니다. 이런 상황이니 지역신문을 읽고 있으면 맥이 빠집니다.

대구경북 유권자 요구, ‘의원 교체 기준’ 지역발전기여도&의정활동 충실도

대구경북 유권자는 언론사의 정기적 여론조사를 통해 민심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영남일보>가 창간 66주년을 맞아 대구경북권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경북민 47%는 “총선때 TK의원을 바꿔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총선에는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45.3%)”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영남일보> 2011년 10월 11일자 1면
<영남일보> 2011년 10월 11일자 1면
<영남일보> 2011년 10월 11일자 4면
<영남일보> 2011년 10월 11일자 4면

중요한 것은 TK의원 교체 기준일텐데요, 지역발전 기여도(37.3%), 의정활동 충실도(31.4%)였습니다.

현재시점에서 유권자의 목소리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TK의원 약 과반수 이상을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렇더라도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할텐데, 평가 기준으로 지역발전기여도와 의정활동 충실도를 삼고자 하니 현직 국회의원에 대해 위 자료를 충실하게 제공해달라”는 요구가 아닐까요?

다른 지역에서는 정치지형의 변화로 시민운동을 비롯한 제3세력의 등장, 표심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난 20~40대의 특징, 수도권의 특수성이 지역사회에는 어떤 형태로 재구성되는지에 대한 분석 등 향후 정치 전망의 무게중심을 ‘유권자’에게 두고 있는데 반해, 지역의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는 지역출신 국회의원의 대권구도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평화뉴스 미디어창 158]
허미옥 /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 pressang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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