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국회 상황을 보는 언론의 편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영남> "지역 날개.열매" / <부산><국제><도민> "날치기.실망"


<한겨레> 2011년 11월 23일자 1면 / <경향신문> 2011년 11월 23일자 1면
<한겨레> 2011년 11월 23일자 1면 / <경향신문> 2011년 11월 23일자 1면

헌정 사상 최초로 국제간 협정이 날치기로 통과된 22일 이후, 수많은 술자리에서 오고간 대화.

#1. 대통령이 생각하는 ‘주권’이란? 주권(主權) vs 주권 (州權)

A : 가장 핵심인 ISD조항, 조금 어렵더라,
B : 제가 자료 찾아봤더니, 가장 쉽게 설명하면, 미국 장사꾼이 우리나라에서 장사에 방해된다고, 우리 정부에게 소송을 걸 수 있는 제도더라구요. 예를들어 미국의 택배 업체가 우리나라에 진출했지만, 한국의 우체국 택배 시스템 때문에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수익을 낼 수 없다. 그러면 그 택배업체가 우리나라 정부를 고발할 수 있는 것이다.
C : 방송 토론을 봤더니, 한나라당 측에서는 “공공부문 즉, 철도, 전기, 의료, 물 등에 대해서는 ISD예외 조항으로 둔다”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 민주당과 시민단체 측에서 억지 부리는 것 아니냐?
B : 한국사회 흐름을 봐달라. 대부분 공기업이 민영화 추세다. 얼마전까지 가장 알짜기업인 인천공항까지도 민영화하려고 했고, 철도공사도 마찬가지다. FTA가 발효되고, 한국사회 1%부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공기업 민영화를 목청높여 외치고, 조중동이 호응하고, 정권이 OK 하면 우리 삶은 끝난다.
C : 자세히 보면, 대한민국의 주권(主權)이 약탈당한 것이네, 장사꾼이 국가를 대상으로 자기 장사가 안된다고 소송을 걸 수 있는 가?
A : 우리나라 대통령이 생각하는 ‘주권’은 헌법에 표기된 대한민국민의 권리가 아니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써 권리, 즉, 연방국가의 행정구역 수장으로서 의무를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A, B, C : (웃음) 나꼼수에 제보하자!


#2. 11월 22일 국회 상황을 보는 <매일><영남>의 ‘편향’

세상은 진보와 보수 두 개의 바퀴로 굴러가는 자전거와 같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의존하고 경쟁하고 그러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지요. 지역사회 여론도 마찬가지입니다. 과도하게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것 보다, 다양한 시각들이 존재하고, 존중받으면서 쌍방이 조금씩 성숙해나가야 할 텐데요. 그런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지역언론이겠죠. 다양한 시각과 관점이 논쟁할 수 이는 채널 아니겠습니까?

헌정 사상 최초로 국제간 협정이 날치기로 통과된 22일 국회상황을 바라보는 대구경북권 언론의 시각은 독특합니다. 독특하다 못해 지나치게 현정부, 한나라당, 조중동의 시각과 일치하고 있습니다. 영남권의 다른 언론, 전국의 다른 지역언론과 비교해도 단연히 ‘편향’이라는 측면에서 돋보입니다.

더 우려되는 점은 대구경북권신문의 이런 ‘편향’은, 언론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역할, 즉 권력에 대한 감시견제 임무를 스스로 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노종면 YTN해직기자가 <시사인>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22일 국회 상황을 바라보는 언론의 관점은 총 5가지로 나누어진다고 합니다.

<시사인> 2011년 11월 23일
<시사인> 2011년 11월 23일

√ 전격처리 : KBS, MBC, SBS, 연합뉴스 / √ 단독처리 : 조선일보, 동아일보, YTN
√ 강행처리 : 중앙일보, 국민일보, 서울신문, 뉴시스 / √ 기습처리 : 한국일보
√ 날치기 :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위에서 사용된 용어 중에 정치적인 의미는 딱 하나 있습니다. ‘날치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날치기 : 법안을 가결할 수 있는 의원 정족수 이상을 확보한 당에서 법안을 자기들끼리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일”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을 제외하면 이날 국회상황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언론은 없다는 것인데요.

<매일>, <영남> vs <부산><국제><경남도민> 뚜렷한 시각차

여기에 23일자 지역신문, 특히 대구경북권과 부산경남권 언론의 보도관점을 덧붙여보겠습니다.

<매일신문> 2011년 11월 23일자 1면 / <영남일보> 2011년 11월 23일자 1면
<매일신문> 2011년 11월 23일자 1면 / <영남일보> 2011년 11월 23일자 1면
<부산일보> 2011년 11월 23일자 1면 / <국제신문> 11월 23일자 1면 / <경남도민일보> 11월 23일자 1면
<부산일보> 2011년 11월 23일자 1면 / <국제신문> 11월 23일자 1면 / <경남도민일보> 11월 23일자 1면

√ 한미 FTA 국회 통과 : 영남일보 / √ 한미 FTA 국회 비준 : 매일신문
√ 전격처리 : KBS, MBC, SBS, 연합뉴스 / √ 단독처리 : 조선일보, 동아일보, YTN
√ 강행처리 : 중앙일보, 국민일보, 서울신문, 뉴시스 / √ 기습처리 : 한국일보
√ 날치기 :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경남도민일보, 부산일보, 국제신문


지역의 <매일신문>,<영남일보>는 노종면 (YTN 해직기자)씨가 분류한 언론의 시각보다 더 유연하게 이날 상황을 규정했고, 반면 부산경남권의 <경남도민><부산일보><국제신문>의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행동을  ‘날치기’라고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22일 국회상황에 대한 <매일><영남>의 문제의식은 즉, 이날 처리방식에는 문제가 없었기에, 한미FTA로 인한 지역사회 득실을 따져아 한다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23일 이 두 신문은 각각 1면에 <지역중력업종 車 부품, 섬유 ‘날개’>, <대구경북 주력산업 ‘열매’많아진다> 등을 주요하게 편집합니다.

<한나라 한미 FTA 날치기 처리>(경남도민), <최루탄 뒤집어 쓴 ‘한미FTA날치기’>(국제), <‘누워버린 정치’><“이래서 국민들은 실망한다”>(부산)과는 사뭇 온도차가 납니다.

이날 상황을 ‘한미FTA비준’으로 정의한 <매일신문>의 관점은 이후 뉴스에서도 공정성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 협정문을 둘러싼 논란, 지역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자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분석(물론 지역사회 득과 실은 보도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대구경북민은 지역민에 앞서서 대한민국민이기 때문에, 국가자체에 미치는 피해는 이 지역시민들을 비켜갈 수 없는데, <매일신문>은 이 문제를 애써 외면합니다.)보다는 대권을 위한 특정 인물을 부각시키는데 노력하고 있고, 논란이 되고 있는 ‘폭력’에 대한 비판도 한쪽에만 치우쳐져 있습니다.

<매일신문>, 한나라당과 같은 목소리?

<매일신문>은 23일 4면에 FTA비준안에 찬성한 박근혜 의원을 ‘원칙의 여왕’으로, 24일 대학생 곁에 간 박 의원에 대한 기사 제목을 “FTA는 경제영토 확장”이라고 편집합니다.

<매일신문> 2011년 11월 23일자 4면 / <매일신문> 2011년 11월 24일자 2면
<매일신문> 2011년 11월 23일자 4면 / <매일신문> 2011년 11월 24일자 2면

현재 ‘폭력’이라는 화두를 두고, ‘한나라당 날치기’, ‘김선동 의원 최류탄’, ‘엄동설한에 경찰이 사용한 물대포’, ‘시위대가 경찰서장 폭행’문제 등 다양한 주제가 논쟁이 되고 있지만, <매일신문>의 시각은 최루탄, 시위대가 경찰서장 폭행여부에만 비판의 시각을 고정하고 있습니다.

사설, 26일<최루탄 사건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28일 <폭력의 악순환, 절대 용납해선 안 돼>는 한나라당 말하는 내용이 그대로 담겨있고, 한나라당이 외면하고 있는 ‘날치기’, ‘공권력 과잉진입, 물대포’부분은 <매일신문>도 외면합니다.

<매일신문> 2011년 11월 28일자 사설
<매일신문> 2011년 11월 28일자 사설

현재 26일 저녁 광화문에서 불거진 ‘시위대의 경찰서장 폭행(?)’건은 진위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매일신문>은 이 사실에 주목하지 않습니다.

한나라당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매일신문>.
이번 사태에 대해 민심은 여야를 포함한 정치권의 오류와 오만, 무능에 대해 매질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역의 <매일신문>은 오히려 한나라당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나라당만을 위한 ‘텃밭’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부산지역 언론과는 사뭇 다른 태도입니다.

한미FTA를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의 오류를 지적하고 비판하며, 현안에 대한 다양한 여론을 전달하는 언론의 기본 역할은 변함이 없습니다.

최근 윤도현 밴드가 ‘초심유지인증 콘서트’라는 화두로 전국 투어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연출자와 가수가 만드는 일방적인 공연에서 벗어나 팬들이 만든 콘텐츠를 공연에 적극 활용하는 ‘소통’이라는 화두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권력을 비호하며, 그들의 목소리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려는 <매일신문>관계자 여러분에게 꼭 권하는 문화행사입니다.






[평화뉴스 미디어창 162]
허미옥 /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 pressangel@hanmail.net


<매일신문> 2011년 11월 26일자 사설
<매일신문> 2011년 11월 26일자 사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