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치열하게 고민하고, 열심히 투표하라"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4.05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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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특강 / "후보 진정성.실행의지" 강조..."나의 선택은 사회 발전 도움 위한 것"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원장이 '안철수 교수가 본 한국경제'를 주제로 경북대학교 대강당에서 특강을 했다(2012.4.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원장이 '안철수 교수가 본 한국경제'를 주제로 경북대학교 대강당에서 특강을 했다(2012.4.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선거에서 후보를 고를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진정성 내지는 실행의지를 갖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4.11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대구를 찾아 지역 대학생들을 향해 이같이 말하며 후보 선택 기준으로 공약에 대한 '진정성'과 실행의지'를 꼽았다.

안 원장은 "싼 물건이나 점심을 사먹어도 고민을 많이 하는데, 우리 사회의 가치와 재원을 배분하는 정치인을 뽑을 때는 더욱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사회적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존엄성과 철학을 가진 후보를 지지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학생들도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투표에 열심히 참여해야 한다"며 대학생들의 투표 참여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원장의 특강에 참석한 2천1백여명의 학생들(2012.4.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안철수 원장의 특강에 참석한 2천1백여명의 학생들(2012.4.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학교 총학생회가 주최한 '안철수 교수가 본 한국경제' 특강이 4일 경북대학교 대강당에서 2천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특강은 '성장과 일자리', '실업율과 고용률', '산업구조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주제로 1시간동안 진행됐고, 총선과 대권 출마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특히, 4.11 총선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SNS를 통해 다양한 계층이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 희망을 발견했다" 며 "이를 통해 치열하게 고민한 뒤 좋은 후보를 뽑기 바란다"고 했고, 대권설에 대해서는 "50년 동안 살아오며 나의 모든 선택은 사회 발전 도움을 위한 것"이라며 "그 이외에 다른 이유로는 나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고 했다.

또, 지난 해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며 정치적 발걸음을 시작한 것에 대해서도 "내 말과 행동 하나에 너무 많은 해석을 하지 말아 달라"며 "그것 역시 사회적인 도구가 되겠다는 의미"라고 정치 참여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경북대 학생이 안철수 원장에게 질문을 하는 모습(2012.4.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 학생이 안철수 원장에게 질문을 하는 모습(2012.4.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어, 안 원장은 "국가가 주도하는 경제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며 이날 특강 주제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안 원장은 먼저, "국가가 제시한 성장 기준을 위해 넘어진 동료를 짓밟고 실패를 용인하지 않던 과거 문화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1960년대식 국가 주도 성장 패러다임은 이제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패러다임이 지금까지 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부작용으로 계층의 균형과 조화를 깨뜨렸다"며 지난 해 중국의 어젠다(Agenda.의제)였던 '조화사회'를 언급하며 "우리보다 출발이 늦은 중국도 벌써 조화를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또, "기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국가는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혜택을 준다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원장의 특강을 열심히 듣고 있는 경북대 학생들(2012. 4.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안철수 원장의 특강을 열심히 듣고 있는 경북대 학생들(2012. 4.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어, 국내 실업율과 고용률에 대해 문제점을 설명하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안 원장은 "국내 실업률은 3.5%로 OECD 국가 중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구직자, 가정주부, 대학생, 군인은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는 이상한 셈법"이라며 "실업률만 보고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상황이 좋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반대로 고용률에 대해서는 "63.3%로 OECD 평균인 64.4%보다 낮다"며 특히, "청년 고용률은 2005년 45%에서 2011년 40%로 6년 동안 5%나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또, "고용의 질적인 문제를 고민해야한다"며 "비정규직이 600만, 자영업자가 660만 합쳐서 국민의 4분의 1인 1200만여명이 경제적으로 행복할 수 없는 사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원장은 "'일자리 나누기'와 '임금피크제', '정년 연장'을 통해 청년 실업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원장(2012.4.4.경북대 대강당)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안철수 원장(2012.4.4.경북대 대강당)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끝으로 그는 한국 산업구조에서 중소·벤처기업이 자생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안 원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불공정거래나 불합리한 일이 있어도 현행법상 공정거래위원회만이 이를 신고할 수 있다"며 "중소·벤처기업들은 불공정거래가 있어도 직접 신고를 할 수 없는 구조다"고 했다. 또, "대기업은 이를 이용해 중소기업과 독점 계약을 맺어 굉장히 싼 가격으로 일을 시킨다"며 "중소기업은 어쩔 수 없이 대기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기업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돼 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지적이 대기업만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또, "앞으로는 대기업과 함께 중소·벤처기업을 큰 축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며 "공정거래법만 잘 지키면 이전 문제들은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강 전 안철수 원장은 경북대 학생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며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2012.4.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강 전 안철수 원장은 경북대 학생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며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2012.4.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안 원장은 앞서 3월 27일에는 서울대, 4월 3일에는 전남대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안철수(50) 원장은 서울대학교 의학박사로 14년 간 의사 생활을 했으며 최연소인 27세로 단국대 의대 학과장을 지냈다. 이후 1995년 의대 학과장을 그만두고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해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에는 카이스트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현재는 서울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맡고 있으며, 2011년 중순부터 9월까지는 의사 박경철씨와 '청춘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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