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불만'에 쪼개진 여권...대구 '일당' 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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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중남구] '낯선' 여당, 보수 표 분산 vs '인지도' 높은 이재용..."접전"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9일 아침 8시 대구시 남구 영대병원 사거리. 기호 6번 이재용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줄지어 늘어서 '이재용 알리기'에 나서고 있었다. 이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4.11 총선이 전국적으로 열전에 돌입했다. '중.남구' 선거구에는 1번 새누리당 김희국, 2번 민주통합당 김동열, 3번 자유선진당 조병기, 5번 창조한국당 김태훈, 6번 무소속 이재용, 7번 무소속 박영준, 8번 무소속 김상인, 9번 무소속 배영식 등 8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28일과 29일 오전 중.남구를 둘러보니, 새누리당 후보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반면, 무소속 이재용 후보에 대한 인지도는 높았다. 일부 유권자는 박영준 후보에 대한 호감을 표시하거나, 무소속 이재용 후보와 민주통합당 김동열 후보의 '단일화'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새누리당 김희국, 무소속 이재용 후보의 1:1 구도가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여권과 보수 표가 분산되면서 인지도 높은 이재용 후보와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대구 도심에 있는 2.28공원 뒤편 골목 주차장에 붙어 있는 선거벽보(2012.3.29)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대구 도심에 있는 2.28공원 뒤편 골목 주차장에 붙어 있는 선거벽보(2012.3.29)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남구 봉덕시장에서 돼지국밥을 운영하는 강모씨(51)는 "이재용 후보가  몇 번 찾아와 국밥을 먹었는데 ·최근에는 바쁜지 오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새누리당 후보와 1:1로 한번 붙어 볼만한 것 같다"고 이 후보에 대한 은근한 지지를 보였다. 옆에서 국밥을 먹고 있던 40대 남자는 "한나라당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그를 어떻게 찍겠냐"며 주인을 거들고 나섰다.

 대명5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이모(53) 약사도 "새누리당 김희국 후보는 국회의원 되려고 여기 저기 찔러봤던 사람 아니냐"며 "여기에 무슨 애정이 있겠나, 애정도 없는 사람 찍어줘봐야 지역발전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구청장도 지내고 장관도 지낸 이재용 찍어야한다는 사람 많다"며 "이재용씨가 상당히 유리하다고 본다"고 얘기했다.

 봉덕동에 산다는 이경덕씨(71)는 새누리당 공천에 불만을 토로했다. "대구 사람을 얼마나 시피(우습게)보면 이래 공천을 할 수 있겠나, 배영식이도 싫고 새누리당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이재용 찍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또, "누가 공천받았으면 좋았겠느냐"는 물음에 "박영준이란 사람이 괜찮던데..."라며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누구한데 투표할거냐"는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중구 교동시장과 북성로 기계공구 골목에는 선거에 대해 무관심하면서 딱히 선호도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교동시장에서 컴퓨터소모품를 판매하는 이성구씨(52)는 "선거 크게 관심이 없다. 새누리당이 해준 게 마땅히 없지만 또 대안도 마땅치 않다. 전에 선거운동 때 이재용씨가 우리 가게에도 왔었는데, 이미지가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확 찍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며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북성로에서 기계공구상사를 운영하는 박철주씨(58)도 "선거 잘 모른다"면서 "경기가 좋지 않는데, 누가 되나 그게 그거지. 새누리당이 되나 민주당이 되나 국회의원 바뀐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대통령도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으로 바뀌어도 달라진 것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누구에게 투표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아직 새누리당 후보가 누구지도 모르는데, 나중에 후보 소개한 책자 오면 그때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래도 박근혜가 대통령되면 뭐가 좀 달라지지 않겠나"며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소신'과 '청렴'을 얘기하며 호감을 보이기도 했다.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황충식씨(39)는 "친구들 중에 이 참에 이재용씨 밀어야한다는 사람이 많다"며 "다른 지역이야 괜찮은 야당후보가 없어서 그렇지만, 중남구야 이재용씨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게다가 이번에 새누리당도 쪼개져서 대구 일당 분위기 깨질 곳은 중남구가 제일 높지 않겠냐"며 기대를 보였다.

 중구 대봉동에 사는 주부 박모씨(38)는 "무소속 이재용씨에게 투표하겠다"며 "주변 여건이 이재용씨에게 굉장히 우호적인 것 같은데, 신문의 여론조사는 다르게 나와 뭔가 이상하다"고 신문의 여론조사를 불신했다. 또 "민주통합당과 단일화가 된다면 이재용씨에게 더 유리했을 텐데"라고 덧붙였다.

 지난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현승일 후보가 61.6%, 17대에 한나라당 곽성문 후보가 63.1%, 18대에 한나라당 배영식 후보가 48.1%로 당선되는 등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독식해왔다.

<영남일보> 2012년 3월 26일자 4면(사회)
<영남일보> 2012년 3월 26일자 4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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