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민심 新舊대립...젊은층 '이변'기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3.2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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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북구을] 20-40 "야권단일후보" vs 50-70 "지역 발전위해 집권당"


4.11 총선 대구 '북구 을' 민심은 세대 간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20-40대는 '야권단일후보'를, 50-70대는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했고 두 세대는 '여당'과 '야당'에 대해서도 다른 목소리를 냈다. 20-40대 유권자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해 '심판론'을 주장하며 "야권단일후보를 지지한다"고, 50-70대 유권자들은 '대구경북'과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을 언급하며 새누리당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북구 을'선거구 칠곡 3단지의 한 아파트(2012.3.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북구 을'선거구 칠곡 3단지의 한 아파트(2012.3.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번 4.11총선에는 서상기(66.새누리당), 조명래(47.통합진보당), 김충환(50.무소속), 이찬진(51.국민생각)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대구 '북구 을'은 복현동, 검단동, 무태조야동, 관문동, 태전동, 구암동, 관음동, 읍내동, 동천동, 국우동을 아우르는 선거구로, 북구 인구 45만399명(2012년 2월 기준) 가운데 30만1626명이 '북구 을' 선거구에 살고 있다. 

특히 북구 '칠곡지구'는 금호강 이북의 무태조야동을 제외한 지역으로 1981년 경상북도에서 대구로 편입된 후, 칠곡 1지구-4지구까지 개발이 이뤄졌고 약 28만명의 인구가 사는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했다. 현재는 구암동, 동천동, 읍내동, 태전동 등 10개가 넘는 동으로 나눠졌다.

이 가운데, 24일 구암동, 동천동, 읍내동, 관문동을 찾아 총선을 앞둔 '북구 을' 유권자들의 민심을 들어봤다.

'북구 을' 선거구 동호동의 젊은 유권자들(2012.3.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북구 을' 선거구 동호동의 젊은 유권자들(2012.3.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0-40대, "참을 만큼 참았다...젊은 후보 뽑아 바꿔보자"

구암동에 있는 한 아파트단지에 사는 강수현(37)씨는 "한나라당 시절 저질렀던 비리와 의혹을 해명하지도 않고 당명만 바꾼 새누리당은 비호감"이라며 "서상기 후보도 새누리당에 있는 한,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강씨는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할 젊은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며 "야권단일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동천동에서 떡볶이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이미경(44)씨도 "참을 만큼 참았다"며 "재료비, 물가는 오르는데 대통령과 새누리당 후보들은 뭘 잘했다고 자꾸 뽑아달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서상기 의원은 서민의 고통 이해 못하는 것 같아 젊은 '야권단일후보'를 뽑을 예정"이라고 했다.

동천동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진식(33.읍내동)씨, 장현희(29.읍내동)씨 부부 역시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야권단일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김씨는 "대구 출신으로 계속 새누리당을 지지했지만 그동안 바뀐 게 없다"며 "기름 값은 오르고, 월급은 그대로고, 이제는 새 일꾼을 뽑아야 겠다"고, 장씨는 "우리 구에는 갈만한 중.고등학교가 없는데도 서 후보는 교육문제 대책이 없다"며 "자녀 교육에 공감할 수 있는 젊은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태전동 한 공원에 모여 있는 50-70대 유권자들(2012.3.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태전동 한 공원에 모여 있는 50-70대 유권자들(2012.3.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50-70대, "지역 발전위해 힘 있는 집권당...야당도 잘한 것 없다"


택시기사 오진규(63.관문동)씨는 영업 중 젊은 손님과 정치적 성향차이로 다툰 적이 있다고 했다. 오씨는 "젊은이들이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을 겪어보지도 않고 '군사독재'라고 비판한다"며 "그건 다 조작이고 오해"라고 했다. 오씨는 또,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서는 힘 있는 집권당 후보를 찍어줘야 한다"며 "서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읍내동 한 아파트단지 앞에서 노점을 하는 김석건(70)씨도 "우리 대구는 박근혜 의원을 봐서라도 새누리당 후보를 찍어야 한다"며 "다른 당은 들어볼 것도 없다"고 했다.

구암동 상가 골목으로 식사를 하러 가던 50-60대 남성들도 새누리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배성기(58.동천동)씨는 "두말할 것 없이 서상기 후보"라며 "새누리당 후보 말고 누가 나왔는지 관심도 없다"고 했고, 배성식(62.동천동)씨 역시 "대구 사람한테 그런 것 물어서 뭐해 무조건 새누리당 아니냐"고 답했다. 이어 배씨는 "야당도 잘한 것 없다"며 "누가 누굴 심판하냐"고 일축했다.

북구 국우동에 있는 한 아파트 촌(2012.3.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북구 국우동에 있는 한 아파트 촌(2012.3.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아파트촌 민심 차이... ‘보수’ 대구에 ‘진보’ 당선 기대


‘북구 을’ 유권자들의 민심은 18대 국회의원 선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앞서 18대 선거에서는 서상기(한나라당) 후보가 86.29%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고, 박현진(평화가정당) 후보는 13.70%의 득표율을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이번에는 젊은 유권자들이 '야당 지지 성향'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어 2010년 지방선거 이상의 ‘이변’이 나타나지 않을 까 결과가 주목된다.

앞서,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북구 을' 동천동, 관음동, 읍내동, 국우동 선거구에서 민주노동당 이영재 후보는 26.90%의 지지율로 황영만, 이동욱 한나라당 후보와 함께 기초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북구 을' 선거구 동호동 사거리에 걸려있는 '통합진보당' 선거 현수막(2012.3.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북구 을' 선거구 동호동 사거리에 걸려있는 '통합진보당' 선거 현수막(2012.3.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번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조명래 후보가 민주통합당 이헌태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해 '야권단일후보'로 나선 데다 옛 한나라당 성향의 세 후보가 보수층의 표를 나눠 가져 새누리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새누리당 서상기 후보는 17-18대 국회의원을 거쳐 '3선'에 도전하고 있고, 무소속 김충환 후보는 대구시의원과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을 지냈다. 국민생각의 이찬진 후보는 구암초.중학교 운영위원장을 지냈으며 국민생각대표 정책특보로 있다. 조명래 후보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으로 입후보했으며, 국우터널무료화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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