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지...그런데 후보가 누구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3.2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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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동구갑] "박근혜 위해 새누리당" vs "지역 실정 아는 야권단일후보"


송라시장 상인들이 둘러 앉아 총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2012.3.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송라시장 상인들이 둘러 앉아 총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2012.3.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4.11 총선을 앞두고 대구 '동구 갑' 선거구 민심은 지난 18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새누리당을 향했다. 유권자들은 '대구경북'과 '박근혜', '집권여당'과 '개발'을 언급하며 새누리당을 지지한다고 했고, 이명박 정권 '심판론'에 대해서는 "정권말기면 나오는 연례행사"라고 일축했다.

또, 이들은 '일당 독점'과 '지역 경제 붕괴'에 대해서도 "김영삼-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대구를 소외시켰기 때문"이라며 "새누리당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뽑고 박근혜 위원장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면 지역 경제가 다시 살아 날 것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反) 새누리당' 정서를 가진 유권자들은 "야권단일후보의 당선을 바란다"며 "시원하게 한 번 바꿔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뿌리내린 보수성이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며 "새누리당의 벽은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구 갑'의 신천동에 있는 아파트 밀집 지역(2012.3.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구 갑'의 신천동에 있는 아파트 밀집 지역(2012.3.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17-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동구 갑' 유권자들은 한나라당 주성영 후보를 각각 60.60%, 77.60%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시켰다. 특히,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 송영우 후보가 17.42%, 평화통일가정당의 전재용 후보가 4.97%의 낮은 득표율을 기록해 '동구 갑' 유권자들은 새누리당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를 나타냈다.

이번 총선도 새누리당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특이한 부분은 '동구 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 인지도가 야당 후보에 비해 낮다는 것이다. 이 선거구 유권자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새누리당 후보의 이름이나 경력을 잘 알지 못했다.  오히려 동구청장을 2차례 연임한 '야권단일후보' 민주통합당 임대윤 후보와, 임 후보와 '야권단일화' 경선을 거쳐 사퇴한 통합진보당 송영우 후보에 대한 인지도가 더 높았다.

(왼쪽부터)대구 '동구 갑' 선거구 기호1번 유성걸(54.새누리당), 기호 2번 임대윤(54.민주통합당), 기호6번 오세호(53.친박연합), 기호7번 전창국(44.국민행복), 기호 8번 오태동(43.무소속) 후보 / 사진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왼쪽부터)대구 '동구 갑' 선거구 기호1번 유성걸(54.새누리당), 기호 2번 임대윤(54.민주통합당), 기호6번 오세호(53.친박연합), 기호7번 전창국(44.국민행복), 기호 8번 오태동(43.무소속) 후보 / 사진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번 4.11총선 '동구 갑' 선거구에는 유성걸(54.새누리당), 임대윤(54.민주통합당), 오세호(53.친박연합), 전창국(44.국민행복), 오태동(43.무소속) 후보가 출마했다. 유성걸 후보는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지내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도전했고, 임대윤 후보는 2차례에 걸쳐 동구청장을 지냈으며, 친박연합 오세호 후보는 동구의원을 지냈다. 국민행복의 전창국 후보는 서민다문화 그룹 대표를 맡고 있으며, 무소속 오태동 후보는 대구MBC 정치부장을 지냈다.

'동구 갑'은 신암동, 신천동, 효목동을 아우르는 선거구로 전체 동구 주민 33만7529명(2011년 기준) 중 13만6919명이 살고 있다. 이 가운데 신암동의 동서시장과 효목동의 효목시장, 신천동의 송라시장을 중심으로 '동구 갑' 유권자들의 민심을 들어봤다. 

동서시장 후문에 위치한 노점에서 4.11 총선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2012.3.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서시장 후문에 위치한 노점에서 4.11 총선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2012.3.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근혜 위해 새누리당 지지"


신암동에 있는 동서시장은 점심식사를 하러 온 직장인들로 붐볐다. 상인들 국회의원 선거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정치인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래도 박근혜가 있는 새누리당이  안 낫겠나"하고 결론을 맺었다.

동서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경숙(62.신암4동)씨는 "대구사는 사람이 박근혜 당 밀어줘야지 누가 밀어주겠노"라며 "(새누리당이) 미워도 또 뽑아줘야지"라고 했다.

효목시장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이모(49.효목2동)씨도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됐을 때 힘을 받쳐주려면 새누리당 후보가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며 "'야권단일후보' 임대윤씨도 동구청장으로 있을 때 열심히 했지만 다음 국회의원 선거를 기다리는 게 좋겠다"고 했다.

효목시장 상인과 손님들(2012.3.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효목시장 상인과 손님들(2012.3.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정치인들 다 똑같다...그래도 새누리당"


'동구 갑' 유권자들은 새누리당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심판론'에 대해 "정치인들은 다 똑같다"며 "그래도 이왕이면 대구사람은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게 낫다"고 했다.

큰고개역 주변에서 만난 임석훈(54.효목1동)씨는 "여당을 비판하는 야당도 여당 시절에 똑같이 욕을 먹었다"며 "지금은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고 했다. 임씨는 또, "정권이 바뀌면 이전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 엎는다"며 "한미 FTA도 결국은 민주통합당이 주도한 것 아니냐"고 야당을 비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대부분은 '동구 갑' 선거구의 새누리당 유성걸 후보에 대해 "이름도 처음 들어봤다"며 "그 사람은 고향이 어디냐"고 말해 후보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님을 기다리는 동안 4.11 총선에 대해 얘기하는 택시기사들(2012.3.26 큰고개역)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손님을 기다리는 동안 4.11 총선에 대해 얘기하는 택시기사들(2012.3.26 큰고개역)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일당독점 깨고 싶다...속 시원하게 바꿔보자"

반면, 새누리당 '일당독점'을 비판하며 '야권단일후보' 민주통합당 임대윤씨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특히, 이들은 20대의 정치무관심을 비판하며 투표를 촉구하기도 했다.

동서시장 주변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이승민(35.신천동)씨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우리 구에 후보로 내세운 새누리당이 한심하다"며 "주민을 뭘로 보는지 모르겠다"고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이어 이씨는 "우리 구에서 구청장을 지낸 임대윤씨는 아무래도 새누리당 후보보다 사정을 많이 알 것 같다"며 '야권단일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큰고개역 주변 횡단보도에서 만난 김모(40.심암동)씨도 "임대윤씨는 동구청장 시절에 우리 구에 해놓은 게 많은 사람"이라며 "아무래도 이번에는 임대윤씨를 뽑는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동서시장 주변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기사 오광훈(45.신천2동)씨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 동네 사람들은 안 변할 것"이라며 "어떻게 일당이 이렇게 오랫동안 집권할 수 있냐"고 분노했다. 또, 오씨는 "지역 경제가 다 죽어가고 대기업 하나 없어도 또 새누리당을 찍어줄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이 투표해서 속 시원하게 바꿔야 한다"고 했다.

동구청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이모(34.신천2동)씨 역시 "좀 여러 당이 당선돼야 하는데, 어떻게 매년 같은 당이 당선 되는지 의문"이라며 "계속 뽑아주니 정책 차이도 없다"고 했다. 또, 이씨는 "20대들이 제발 투표를 했으면 좋겠다"며 "투표를 안하니 정치인들이 젊은 층을 무서워할 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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