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과잉진압', 진실 밝혀 책임 묻겠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9.2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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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병원노동자진압진상조사단' 출범...의료.법조.인권.종교계 포함 11개 단체 참여


시지노인병원노조 농성 중 발생한 경찰 진압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가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할 '진상조사단'을 꾸렸다.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와 '인권운동연대'를 포함한 11개 시민사회단체는 9월 28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시립시지노인전문병원 노동자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 인권침해 진상조사단> 발족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시립시지노인전문병원 노동자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 인권침해 진상조사단> 발족 기자회견(2012.9.28.대구시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시립시지노인전문병원 노동자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 인권침해 진상조사단> 발족 기자회견(2012.9.28.대구시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지난 12일 오전 대구시립시지노인전문병원노조는 '임금체불'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김범일 시장 해결"을 촉구하며 대구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에 대해, 대구중부경찰서와 대구지방경찰청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노조 간부와 조합원 13명을 연행했고, 이 과정에서 조합원 10여명이 갈비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2-4주 부상을 입었다.

이와 관련해, 조사단은 경찰 '과잉진압'과 '인권침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피해 당사자와 경찰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현장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또, 증언과 진술서를 중점으로 사실관계를 정리한 뒤, 피해 당사자를 상대로 한 심리 치료와 개별심층 면담도 진행한다.

이어, 조사단은 당시 공동 진압을 벌이던 대구지방경찰청과 중부경찰서에 대한 '미란다원칙 위반', '불필요한 접촉', '폭행' 여부도 조사한다. 때문에, 이날 조사단은 지방경찰청장과 중부서장에게 면담 요청 공문을 발송했고, 10월 셋째 주까지 경찰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시지노인전문병원노조가 "김범일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대구시청 입구에서 연좌농성을 벌이자 경찰이 진압하는 모습(2012.9.12.대구시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시지노인전문병원노조가 "김범일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대구시청 입구에서 연좌농성을 벌이자 경찰이 진압하는 모습(2012.9.12.대구시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조사단에는 의료, 법조, 인권, 종교단체를 비롯한 11개 단체가 참여하고, 참가 단체 대표나 활동가 11명이 조사원으로 활동한다. 특히, 조사단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목적으로 각계 전문가로 조사단을 구성했으며, 10월 말 모든 조사를 끝내고, 자료가 정리되면 활동내용을 보고하고 조사결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한다.

조사단 '단장'은 강종문 대구경북인의협 운영위원장이 맡았고, 구인호 대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지부장, 김영순 대구여성회 대표,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 박은정 천주교대구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 노동분과 위원, 이주영 한국인권행동 상임활동가, 김승무 인권실천시민행동 대표, 윤일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대구인권위원회 사무국장, 원영민 양심수후원회 사무국장, 박대현 대구경북인의협 사무팀장, 아요(별칭)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를 포함한 10명이 '조사위원'으로 활동한다.

(왼쪽부터)이주영 한국인권행동 상임활동가, 김영순 대구여성회 대표, 김제윤 시지노인전문병원노조 조합원(2012.9.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이주영 한국인권행동 상임활동가, 김영순 대구여성회 대표, 김제윤 시지노인전문병원노조 조합원(2012.9.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주영 한국인권행동 상임활동가는 "오랫동안 파업 중인 노동자에게 파업의 이유를 묻기보다 매부터 드는 경찰을 보며 공권력이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다"며 "조사를 통해 경찰의 과잉진압이나 인권침해가 밝혀진다면 무섭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김영순 대구여성회 대표는 "노동자에게 파업은 최소한의 권리"라며 "이마저 무참히 짓밟은 무책임한 공권력에 분노한다"고 했다. 또, "당시 경찰이 직무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 책임자는 누구인지 명백히 밝힐 것"이라며 "진실을 밝혀 책임을 묻고 같은 사태를 방지하겠"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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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경찰 진압으로 갈비뼈가 골절(전치 4주)되고 허리 디스크(전치 3주) 판정을 받은 김제윤 시지노인전문병원노조 조합원은 "그날을 생각하면 다시 상처가 되고 겁이 난다"며 "겉의 상처는 아물었지만 여전히 물리치료를 받고 있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겠다"고 분노했다. 이어, "조사단이 진실을 밝혀 우리의 억울함을 풀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당시 경찰 진압으로 갈비뼈(좌측 제8 늑골)가 골절된 김제윤(36.대구 동구 율하동)씨의 진단서(2012.9.28)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당시 경찰 진압으로 갈비뼈(좌측 제8 늑골)가 골절된 김제윤(36.대구 동구 율하동)씨의 진단서(2012.9.28)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전국보건의료노조 시지노인전문병원지부는 지난 6월 27일부터 현재 9월 28일까지  ▷운경재단 위탁계약 해지, ▷대구시 관선이사 파견.운영, ▷임금체불과 최저임금 위반 해결, ▷김동기 행정부원장 해임, ▷해고.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시청 앞에서 석 달째 노숙 파업을 벌이고 있다. 동참하고 있는 조합원은 50명이고 대부분 40-60대 여성 간병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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