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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새로운 구축을 위하여
[이재성 칼럼] "투표하라, 우리의 자유 평화 정의를 지금 여기 실현하고자 한다면"
2012년 12월 19일 (수) 00:22:24 평화뉴스 pnnews@pn.or.kr

한국의 민주주의는 지난 5년간 민주주의의 퇴행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급기야 2012년 한국 정치는 보수와 진보라는 색깔을 입힌 강력한 양당제로 수렴되는 우려스러운 경향을 보이고 있다. 거대한 양당제 흐름에 맞선 ‘무당파 혁명’은 짧은 실험으로 끝난 채 동면상태에 빠져들었다. 이 과정에서 2012년 대선 구도는 한국의 보수와 진보의 자원이 총집결한 헌정사 초유의 대치상황으로 치달았다. 이제 양 진영의 전열 정비는 모두 끝났다. 올인이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하나의 선택만 남았을 뿐이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을 현대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용어를 빌려 ‘사건’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바디우에게 사건은 구분과 분별의 체계로서의 지식을 교란시키는 것이며, 이 사건이 일어나는 지점이 바로 ‘사건의 자리’이다. 사건으로서의 민주주의가 종언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구축이 될지는 각 주체의 올바른 선택과 결단에 달려있다.

지금까지 한국 정치는 보수와 진보라는 프레임에 갇혀 많은 분별과 구분을 겪어왔다. 그 분별에서 민주주의는 심하게 침식되었다. 보수는 진보와의 분별을, 진보는 보수와의 구분을 통해 각자의 권력과 시장을 배치시키며 국민을 우롱하고 조작했다. 약삭빠르게 부와 권력을 좇는 자들이 분별로 배제와 차별의 경계를 지웠다. 그 경계지움으로 인해 각 주체의 자아는 무력하게 되었고, 고립되었으며, 희망을 빼앗겼다. 그러나 사건은 바로 이 고립무원의 지점에서 일어난다. 사건 안에서 각 주체는 두려움 대신에 희망을, 자기에 대한 의심 대신에 자기에 대한 가치 부여와 사랑을, 고립과 소외 대신에 사랑으로 끌어안는 능력을 선택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주체는 마르크스주의의 프롤레타리아와 같은 선험적인 주체가 아니다. 자신의 ‘이해’에 의해 움직이는 인간 동물은 진리의 사건을 만났을 때 비로소 자신의 이해에서 벗어난 이해를 추구하는 주체가 되어 자신의 진리에 충실하게 된다. 이렇게 사건을 통하여 동물이었던 인간은 존재의 새로운 방식을 스스로 결정함으로써 마침내 주체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민주주의라 불리는 ‘사건’에 전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각 주체의 삶을 살아가는 데 완전히 참여할 것을 요구한다. 각 주체는 자기 안에 과거를 간직하고 있다. 그러므로 강한 빛뿐만 아니라 어둠의 유산도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미래를 오직 상상 속에서만 볼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자유, 평화 그리고 모두를 위한 정의를 계속 꿈꿔야 하는 이유다.

혹여 많은 사람들은 현재라는 시간 안에서 우리의 투표행위가 그 어떤 변화도 일으킬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참으로 많은 것이 우리의 투표행위에 달려 있다. 신학자 라이홀드 니버는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우리의 생애 안에 성취될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받아야 한다. 진실하거나 아름답거나 선한 것은 어느 것도 역사의 즉각적인 문맥에서 완전하게 이해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믿음으로 구원받아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아무리 고결하다 해도 혼자서는 결코 달성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사랑으로 구원받아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처럼 민주주의는 지난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준비는 끝났다. 이제 2012년 12월 19일은 낡은 구체제를 지향하는 반동들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민주주의의 새로운 구축을 알리는 사건의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자리에서 각 주체는 서로 희망하고, 신뢰하며 사랑하는 존재로 거듭날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5년 동안 거세당한 우리의 자유, 평화 그리고 모두를 위한 정의를 지금 여기에 실현하고자 한다면 각 주체는 투표를 통해 민주주의의 새로운 모델, 새로운 체제를 창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재성 칼럼 40]
이재성 / 계명대 교양교육대학 교수.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ssyi@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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