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무조건 1번" vs "이번엔 디비야 된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12.1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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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현장] 새누리당-남구 "박근혜 알지예" / 민주통합당-달서구 "문재인, 정권교체"


"대구 사람은 100% 박근혜 찍어야지"
"디비야 된다.(뒤집어야 한다) 쪼매 나아지고 싶으면 이번에는 문재인이지"


대선을 8일 앞둔 11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관문시장 상인 이재철(52.대명동)씨와 곽명자(47.봉덕동)씨는 새누리당 유세현장에서 이같이 말하며 박 후보와 문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나타냈다.

이씨는 "박근혜 고향이 대구고 이곳에서 5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됐다"며 "누구보다 의리 있는 사람이니 대통령이 되면 대구는 책임지고 살려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곽명자씨는 "박근혜가 국회의원 하는 동안 대구는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오히려 대선광고와 토론회를 보니 문재인이 소박하고 똑똑해 보여 대통령으로 괜찮아 보였다"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대구시민 유세단(2012.12.11.관문시장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대구시민 유세단(2012.12.11.관문시장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김희국 국회의원과 붉은색 옷을 입은 30여명의 '대구시민 유세단'을 앞세워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관문시장 옆 서부장류에서 집중유세를 펼쳤다. 특히, 이들은 '여성대통령'과 박 후보 공약인 '중산층 복원'을 강조했고, '참여정부 실정'과 '문 후보의 짧은 정치 경력'을 비판하며 세몰이를 이어 갔다.

유세현장을 지나가던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며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고, 시장상인 20여명은 잠시 장사를 접고 유세현장에 달려와 연설을 들으며 유세차량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노래도 불렀다. 한 50대 과일상인은 "고생이 많다"며 유세단원 손에 음료수를 쥐어주기도 했다.

김희국 의원 연설을 듣는 관문시장 상인과 손님(2012.12.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희국 의원 연설을 듣는 관문시장 상인과 손님(2012.12.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또, 정차한 버스와 승용차에 탄 시민들은 창문을 내리고 "박근혜 대통령"이라 연호하며 격려를 보냈고, 한 60대 행인은 손가락을 들어 "기호 1번"이라 외치며 박 후보에 대한 간접적인 지지를 나타냈다. 붉은색 목도리를 한 40대 여성 4명이 "자원봉사자"라며 직접 준비한 차를 종이컵에 따라 유세단원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어머니, 아버지 박근혜 알지예? 꼭 뽑아 주이소"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희국 의원은 "대통령은 감히 비서실장이 할 수 없는 어렵고 험난한 자리"라며 "이제 겨우 국회의원 초선인 문 후보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5선 출신 박근혜 후보를 능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대구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해줘야 한다"며 "여러모로 검증이 끝난 박 후보를 꼭 당선시켜 달라"고 했다. 

관문시장 상인과 택시운전기사, 손님들은 "박근혜가 대통령 된다 걱정마라", "빨갱이들이 어예 대통령이 되노", "안철수만 믿는 사람은 대통령 되면 안된다", "무조건 1번 찍을 테니 안심하라"고 말하며 박 후보를 지지했다.    

김희국 의원(2012.12.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희국 의원(2012.12.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유세현장에 있던 40대 이상 시민들이 밝은 표정으로 유세단원을 지켜보던 것과 달리, 20-30대 유권자들은 무관심한 표정으로 지나치기 일쑤였다. 서부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이진선(31.감삼동)씨는 "부모님은 박 후보를 지지하지만 나는 문 후보를 지지한다"며 "부자인 박 후보를 서민인 상인들이 저렇게 환호하는 것이 잘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민주통합당 대구시당은 정기철 시민캠프 공동대표와 노란색 옷을 입은 20여명의 유세단을 앞세워 대구 달서구 도원네거리 아파트 밀집 지역을 포함한 달서구 일대에서 하루 종일 집중유세를 벌였다. 특히, 이들은 문 후보의 '서민경제 복원' 공약을 강조하며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고, '이명박 정부 심판'과 대구지역의 '일당독점 폐해', 박 후보 '신분'을 비판하며 '정권교체'를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대구 유세단(2012.12.11.도원네거리)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대구 유세단(2012.12.11.도원네거리)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민주통합당 유세현장 분위기는 새누리당에 비해 대체로 차분했다.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지역이라 유동인구도 많지 않았고 지나다니는 차량도 많지 않았다. 때문에, 새누리당 유세현장처럼 유세단원과 어울려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 시민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새누리당 유세현장과 달리 40대 이상 시민들보다 유모차를 몰고 나온 20-30대 주부, 대학생, 고등학생 등 10-30대가 많았다. 특히, 지지연설에 나선 이들의 말을 듣기 위해 20여명의 시민들이 유세차량 앞 횡단보도에 모여 가끔 박수를 치거나 환호를 하기도 했다.

택시나 버스에서 내린 30대 직장인들은 문 후보 홍보물를 받은 뒤 유세단원에게 "열심히 하세요"라는 말을 했고, 학원 차량에서 내린 고등학생들은 문 후보 얼굴을 가리키며 "대통령 후보 아저씨"라며 휴대폰을 꺼내 유세단과 문 후보 포스터 사진을 찍었다. 또, 손님을 태우고 가던 택시운전기사는 창문을 내리고 유세단을 향해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도원네거리 아파트 밀집촌에서 문 후보 홍보물을 건네는 유세단(2012.12.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도원네거리 아파트 밀집촌에서 문 후보 홍보물을 건네는 유세단(2012.12.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정기철 공동대표는 "문 후보는 인권변호사로 약자를 위해 살았고, 청와대 비서실장을 하며 생니가 빠질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며 "살아온 과정을 보면 공정하고 정의로운 철학이 녹아있다"고 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공주와 여왕의 삶을 살아 집 없는 서러움, 육아 때문에 친정과 시댁을 뛰어 다니는 어려움, 사교육비에 등골이 휘는 서민 애환을 알지 못한다"며 "경제를 살리고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문 후보를 뽑아 정권교체를 시켜달라"고 호소했다.

강모씨(38.도원동)는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을 뽑았는데 아이 둘 키우다 보니 생활이 더 어려워졌다"며 "박 후보 공약을 보니 이 대통령과 별로 다른 것 같지 않아 보육이나 복지 공약이 더 좋은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 후보는 12일 경주역과 포항역, 경산청과시장, 대구 동성로에서 집중유세를 벌이고, 문재인 후보는 청주 성안길 집중유세를 시작으로 공주 터미널, 보령역, 서산 동부시장 등 충청권 유세에 나선다.

정기철 문재인 후보 대구 시민캠프 공동대표(2012.12.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정기철 문재인 후보 대구 시민캠프 공동대표(2012.12.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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