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국대회 "깨어있는 시민의 힘을 보여주자"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3.06.29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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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5백명 '촛불'..."국정원의 민주주의 파괴, 처벌ㆍ대통령 사과" / 목정평 '시국선언'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촉구 시국대회'에서 촛불을 켠 시민들의 모습(2013.6.28.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촉구 시국대회'에서 촛불을 켠 시민들의 모습(2013.6.28.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 규탄 집회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시국대회'가 열렸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민주당 대구시당>을 비롯한 대구지역 29개 시민사회단체ㆍ야당은 28일 저녁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ㆍ책임자 처벌 촉구 시국대회>를 갖고 국정원의 제18대 대통령선거 선거・정치개입을 규탄하며 "국정조사를 통한 책임자 처벌"과 "박근혜 대통령 사과"를 촉구했다.  

이날 시국대회에는 홍의락(국회의원)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을 비롯해 대구지역 정당인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 시민 5백여명이 참석했으며 천기창 대구경북민권연대 대표 사회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시민들이 각자 준비해 온 피켓을 들고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모습(2013.6.28.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시민들이 각자 준비해 온 피켓을 들고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모습(2013.6.28.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집회가 시작된 저녁 7시쯤 100여명이던 참석자는 저녁 8시를 넘기면서 5백여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21일~23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 하루 평균 50여명이 참석한 것에 비하면 일주일 새 10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자녀와 함께 가족단위로 참석한 시민들을 포함해 직장인과 대학생, 중ㆍ고등학생들이 참석자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해가 저물자 시민들은 촛불을 밝히고 각자 준비해 온 피켓을 들어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비판했다. 피켓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구속ㆍ책임자 처벌', '헌정유린과 민주주의 파괴', '국정원이 만든 대통령',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민주주의 짓밟혔다', '민주주의 유린 몸통 박근혜 OUT', '국정원 해체', '민주주의와 헌정질서 무너지고 있다', '부정선거', '내 표 돌리도' 등 다양한 내용이 등장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과 NLL 대화록 공개를 비판하는 피켓(2013.6.28.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정원의 선거개입과 NLL 대화록 공개를 비판하는 피켓(2013.6.28.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대구 시국대회에는 5백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2013.6.28.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대구 시국대회에는 5백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2013.6.28.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자유발언에서는 국정원과 박 대통령, 새누리당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홍의락 의원은 "검찰이 원세훈 전 원장,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기소했지만 여당인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은 이 사실을 부인하고 오히려 노무현 전 태통령의 NLL 대화록을 공개해 사실을 축소하려 했다"며 "명백한 국기문란 행위이고 천인공노할 짓"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기록물을 위법하게 공개해 국익에 큰 손실을 가져왔다"면서 "앞으로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신택(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서기) 목사는 "편히 쉴 수 있는 금요일 밤, 우리는 왜 이 자리에 나왔는가. 이 땅의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 모였다"며 "국정원 해체와 박근혜 퇴진은 우리의 목적이 아니다. 참담한 한국정치 현실을 시민의 힘으로 바로잡아 정의가 되살아나게 하자"고 말했다.

(왼쪽부터)홍의락 민주당 국회의원, 오신택(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서기) 목사, 경북대 학생 신동민(22)씨, 수성구 상동에 사는 30대 여성 송두현씨, 40대 주부 민주현씨, 경상고 3학년 심동현(19)군(2013.6.28.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홍의락 민주당 국회의원, 오신택(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서기) 목사, 경북대 학생 신동민(22)씨, 수성구 상동에 사는 30대 여성 송두현씨, 40대 주부 민주현씨, 경상고 3학년 심동현(19)군(2013.6.28.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 학생 신동민(22)씨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위해서는 국민을 정쟁과 색깔론의 도구로만 보는 국정원을 해체시키고 수혜자인 박 대통령도 책임져야 한다"면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기문란을 저지른 국정원을 심판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 모두가 역사의 주인공이다"고 했다.

수성구 상동에 사는 30대 여성 송두현씨는 "국정원 선거개입과 새누리당의 NLL 대화록 공개는 불법이다. 박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40대 주부 민주현씨는 "2007년 남북회담 전문을 보면 노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대구 사람들은 진실을 알려 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대구의 깨어있는 시민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여기 나왔다. 다음 대선에서는 국정원의 선거개입 없이 완벽한 민주주의가 꽃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수능이 100여일 남은 고등학생도 자유발언에 나섰다. 경상고 3학년 심동현(19)군은 "대통령 취임 백일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국정원 사태가 터졌다"면서 "이런 말도 안되는 정부가 어딨냐"고 꼬집었다. 이어, "학교에서는 이런 사건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며 "답답한 마음에 여기에 왔다"고 덧붙였다.

시국대회 현장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2013.6.28.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시국대회 현장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2013.6.28.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자유발언에 앞서,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는 이날 시국대회 현장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대경목정평은 "국정원장이 나서서 직원들에게 '종북 좌파 지원 후보를 저지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그들은 충복처럼 이행했다"며 "국가안위와 국민안녕을 위해 일해야 할 국정원이 특정후보 선거를 조직적으로 지원해 민주주주의 질서를 무너뜨렸다. 18대 대선은 불법 선거였다"고 지적했다.

또, "침묵은 또 다른 불의를 낳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으로 더 이상 불법선거개입을 묵과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 정의와 평화가 바로 세워지도록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짓밟는 불의한 세력들에 대항해 어둠을 밝히고 썩어가는 현실에 소금의 직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정선거 규탄한다'고 적힌 피켓을 든 시민(2013.6.28.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부정선거 규탄한다'고 적힌 피켓을 든 시민(2013.6.28.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와 <대구경북진보연대>, <민주당 대구시당>을 비롯한 대구지역 29개 시민사회단체ㆍ야당은 오는 7월 6일 토요일 오후 6시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두 번째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ㆍ책임자 처벌 촉구 대구시민 시국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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