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여고,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 철회'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01.0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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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운위・학부모회 "역사왜곡 교학사 교재로 부적절" / 13일, 다른 7종 교과서 중 재선정

 
경북 청송여자고등학교가 역사왜곡 논란이 일고 있는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고등학교는 한 곳도 없게 됐다.

경북 청송군에 있는 사립 청송여고(교장 박지학)는 9일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위원장 강종창)를 잇달아 열고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은 부적절하다"며 "교학사를 뺀 나머지 7개 출판사의 한국사 교과서 가운데 재선정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북 청송여자고등학교' 홈페이지 캡쳐
'경북 청송여자고등학교' 홈페이지 캡쳐

박지학 교장은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학부모들이 '역사왜곡 교학사 교과서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거세게 항의해 곧바로 학운위를 열어 채택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학운위에서 새 교과서를 재선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학운위도 학부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교학사 교과서를 부적절한 교재라고 판단했다"며 "너무나도 많은 언론들과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져 괴롭고 고통스럽다. 채택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만큼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청송여고는 오는 13일 학운위를 열어 교학사를 제외한 7종의 한국사 교과서 가운데 고교 1학년 한국사 교과서를 재선정하고 경북도교육청에 재통보할 예정이다. 9일 학운위에는 학부모, 교장, 교사 등 전체위원 9명 가운데 7명이 참석했으며, 전교조경북지부, 경북농민회 등 시민 10여명도 참관했다.
  
'교학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교학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전국 15개 고교 가운데 유일하게 마지막까지 채택을 고수한 청송여고가 이날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전국에서 교학사를 채택한 곳은 한 곳도 없게 됐다. 앞서, 7일 파주 한민고(원점 재검토), 3일 대구 포산고, 2일 경북 성주고 등 15곳은 모두 교학사 채택을 철회했다.

이용기 전교조경북지부장은 "뒤늦은 결정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며 "옳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청송여고가 다시는 이런 선택을 하지 않길 바란다. 13일 최종결정 때까지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12월 20일 청송여고 '2014학년도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선정 결과 심의' 문건(2014.1.8)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013년 12월 20일 청송여고 '2014학년도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선정 결과 심의' 문건(2014.1.8)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청송여고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 사실은 지난 7일 알려졌다. 특히, 교과서 선정 과정에 학운위가 열리지 않은 사실과 허위로 보고서를 작성해 경북교육청에 제출한 점 등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다.

또, 8일에는 이용수(86)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비롯해 전교조경북지부, 경북농민회 등 여러 시민단체가 청송여고를 찾아 박지학 교장에게 "채택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나, 박 교장은 "외부세력 압력에 교과서 채택을 철회할 수 없다"며 끝까지 교학사 채택을 고수했지만, 여러 의혹이 불거지자 결국 학운위를 열어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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