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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라떼' 낙동강에서 웬 뱃놀이?
[현장] 식수원 낙동강에서 지자체가 앞다투어 벌이는 레저사업 문제 많다
2014년 10월 20일 (월) 12:35:21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4대강사업으로 조성된 생태공원과 자전거길 등 이른바 수변 공간들은 보 주변을 제외하곤 모두 그 관리주체가 해당 지자체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지자체들은 이를 대부분 방치했고, 그 결과 잡풀들이 무성한 잡초공원이 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생태적 관점에서 보자면 그렇게 방치되는 게 한편 더 나은데, 최근 일부 지자체들은 이를 활용해 레저사업을 하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고 있습니다. 낙동강 구간이 특히 심한 것 같습니다. 그 실태를 확인해봤습니다.

4대강 생태공원의 '위험한 변신'

   
▲ 4대강 생태공원의 나무 고사율. 보수적으로 잡은 통계로도 많은 나무들이 고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jtbc 뉴스(2014.10.14) 화면 캡쳐

4대강사업으로 이른바 생태공원은 4대강 전체에 무려 234곳이 조성됐습니다. 낙동강에만 95곳의 생태공원이 조성됐지요. 여기에 총연장 1757킬로미터의 자전거길을 더하면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진 총 수변공간이 됩니다. 이 수변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는 무려 2조 원이나 되는 천문학적인 혈세를 썼습니다. 뿐만 아니라 준공 이후 해마다 들어가는 유지관리비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민혈세가 투입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만큼 이들 수변공간들이 쓰임새가 있어서 많은 시민들이 이용이라도 하면 좋은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른바 생태공원은 16개 보 주변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혀 관리가 되지 않고 잡초로 뒤덮여 이른바 망초공원, 잡초공원으로 불린 지 오래입니다. 지난주 돌아본 낙동강의 생태공원도 나무는 고사해 방치돼 있고, 꽃밭 대신 잡풀만 무성한 말 그대로 잡초공원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낙동강 소송 당시 재판부를 대동한 현장검증에서 당시 국토부가 재판부에게 4대강사업으로 잘 조성된 생태공원으로 자랑하려 한 '담소원'이란 생태공원은 준공당시의 꽃밭은 온데간데없이 잡초만 무성한 잡초공원이 되어 있었습니다.

   
▲ 생태공원 담소원의 모습. 초창기 조경용으로 심어둔 황화코스모스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 정수근
   
▲ 2년 후 담소원은 전혀 관리가 돼지 않아 잡초공원이 돼 있었다 ⓒ 정수근

또한 구미보 아래 강정 생태공원은 초기에 심은 나무는 대부분 고사해버렸고, 잔디 대신 잡풀만 무성한 채 방치돼 있습니다. 대표적인 생태공원들이 이런 지경이니 다른 곳들은 어떨지 짐작이 되고도 남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이들 공간은 하천의 영역이자 자연의 영역이고 야생의 공간이었습니다. 즉 야생동식물들의 서식처이자 산란처 역할을 하던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을 4대강식 인공공원으로 만들어놓은 것보다는 오히려 지금과 같이 방치하는 편이 생태적인 면에서 오히려 더 낫다. 왜냐하면 식물사회는 자연천이 과정을 거쳐 안정화가 될 것이고, 야생동물들에게도 비교적 안전한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행한 백재호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이런 공간을 올 들어 각 지자체마다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 준공 이후 만 2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이제 더 이상 눈치 보지 않고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도 괜찮다는 것인 양 앞다투어 시설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선착장, 카누체험장, 모터보트 체험과 같은 수상레포츠장이나, 야구장, 오토캠핑장, 레포츠 광장 등을 세우겠다는 것입니다.

'녹조라떼' 낙동강에서 무슨 뱃놀이?


이미 상주시는 낙동강 제1경 경천대 주변에 카누체험장을 만들어놓았습니다. 거대한 모래톱이 사라지고, 그곳을 대신 차지한 거대한 물그릇 위에 카누를 타고 물놀이를 즐기게 하겠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전의 모습과 비교를 하면 과연 어느 것이 낙동강 제1경다운 모습일까요? 경천대는 넓은 모래톱과 낮은 물줄기가 빚은 자연스런 그 모습이 바로 낙동강 제1경인 것입니다. 전체적인 경관미가 백미인 이곳이 거대한 호수가 돼 그 위에서 뱃놀이하는 모습은 경천대답지 않은 모습임에 틀림없습니다. 

   
▲ 모래톱과 얕은 물줄기가 어우러진 4대강사업 전의 경천대 모습 ⓒ 정수근
   
▲ 4대강사업 후의 경천대. 마치 호수가 된 모습이다 ⓒ 정수근

뿐만 아니라 상주시는 상주보에 선착장과 오토캠핑장을 또한 운영한다 합니다. 그리고 달성군에서는 달성보 2킬로미터 위 고령교 아래 낙동강변에 이미 야구장을 지어놓았습니다. 그리고 화원유원지에서는 유람선을 띄워 본격적인 '뱃놀이 사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고령군은 55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대 레저활동 공간을 우곡면 일대에 조성한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낙동강의 '대변신'인가요? 그러나 이것은 너무나 위험해 보입니다. "낙동강이 어떤 강인가? 1500만 경상도민의 식수원이 아닌가? 그래서 낙동강은 전체가 상수도보호구역으로 특히 취수장 부근에는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해오는 곳인데, 이런 곳에 무슨 레저 시설이냐?"고 백재호 운영위원은 반문합니다.

그렇습니다. 식수원 낙동강에 어떻게 승용차가 마음대로 드나들고, 유람선이 강을 휘젓고, 사람과 자전거가 마음대로 활보하냐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자연스레 발생하게 되는 쓰레기와 오염원들은 또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겁니다.

   
▲ 달성군이 화원유원지에 실시하고 있는 유람선 사업. 녹조라떼 강에서 웬 유람선인가? ⓒ 정수근
   
▲ 고령군이 고령교 아래 낙동강변에 지어둔 야구장 ⓒ 정수근

설상가상 지금의 낙동강에서 수상레포츠 운운한다는 것은 참으로 넌센스처럼 보입니다. 왜냐하면 수상레포츠를 즐기기엔 낙동강이 너무나 위험한 공간이 돼버렸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심화되는 녹조현상은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성 물질을 낙동강에 풀어놓고 있습니다. 이러한 녹조현상은 늦봄부터 늦가을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독성 녹조가 창궐한 '녹색 강'에서 무슨 수상레포츠란 말인가요? 4~5급수의 강물에서도 잘 죽지 않는 잉어나 붕어 같은 물고기도 죽어나는 '녹조 강'에서 레포츠를 즐기다 만에 하나 독성조류에 감염되어 누군가 사망하는 일이 생긴다면 누가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가요? 

'식수원 낙동강'을 지켜야 한다

   
▲ 녹조 핀 낙동강에서 낚시하는 강태공. 독성 조류에 감염된 물고기를 잡아서 먹는다면? 걱정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 정수근
   
▲ 녹조가 가득한 낙동강에 죽은 붕어 한마리가 둥둥 떠 있다. 독성 조류에 감염되어 죽었다면? 위험한 낙동강이 아닐 수 없다 ⓒ 정수근

이렇듯 낙동강을 식수로 삼고 있는 이들 지자체가 식수원에서 벌이고 있는 도박은 상상 이상입니다. 더군다나 군민과 시민들을 위험천만한 독성조류에 그대로 노출시키겠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용기에서 나오는 행동인지 모를 일입니다. 

지금 각 지자체가 해야 할 무엇보다 시급한 일은 호수가 된 강에서의 뱃놀이가 아니라, 독성조류가 창궐하는 낙동강을 어떻게 하면 하루빨리 예전의 안전한 낙동강으로 되돌릴 것인지 그 방법을 찾는 일일 것입니다.

그것은 백재호 씨의 말처럼 "하루 빨리 호수가 된 강을 흐르는 강으로 되돌리는 일에 다름 아니다, 고인 물이 썩듯이 고인 강도 썩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의 녹조라떼 현상은 그것을 그대로 증명하고 있다, 그러니 하루 속히 막힌 강을 흐르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요. 식수원 낙동강은 우리가 마시는 물을 생산하는 우리의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제발 잠깐의 탐욕에 눈멀어 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잃어버리지 않는 행정을 펼쳤으면 합니다. 낙동강은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입니다. 그러니 각 지자체가 식수원 낙동강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려는 무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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