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주민 반대에도 6월 '재가동' 추진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6.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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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기 있는 '양남면' 주민들 압도적 반대..."보상금 합의 무효, 새 대책위 꾸려 폐쇄 운동"
한수원 "주민 단체와 합의해 최종 승인, 뒤집을 수 없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달부터 월성1호기 재가동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월성1호기가 있는 양남면 주민들은 기존 동경주대책위(감포읍.양남면.양북면)를 "신뢰할 수 없다"며 새 대책위를 꾸리고 "폐쇄" 운동을 이어가기로 한 반면, 한수원은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수원은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대한 재가동과 관련해 주민 대책위가 보상금 지원안에 최종 승인했다"며 "이달 월성1호기 예방정비계획을 마무리하면 빠르면 6월 중순 늦어도 6월 말부터 월성1호기 재가동 추진에 들어간다"고 1일 밝혔다. 실제로 한수원 월성본부는 이미 월성1호기 예방정비계획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가동승인을 받으면 재가동에 들어간다.

월성원자력발전소 1~4호기(2015.4.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월성원자력발전소 1~4호기(2015.4.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에 대해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주민 70여명이 참여하는 '월성원전 이주대책위원회(위원장 김정섭)'와 '양남면발전협의회'는 1일 오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지난달 29일 월성1호기 재가동에 따른 동경주대책위원회의 보상금 합의안 승인결정에 반대한다"며 "동경주대책위를 대체할 양남면주민대책위원회를 새로 꾸리고 노후원전 월성1호기 재가동 반대와 폐쇄를 위한 운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보상금 합의안에 일방적으로 승인결정한 ▷동경주대책위 전원 사퇴 ▷보상금 합의안 파기 ▷주민수용성 재확보 때까지 월성1호기 재가동 추진 중단을 촉구하며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주민 합의 없는 재가동은 그 어떤 효력도 발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월성1호기 합의안 규탄 기자회견'(2015.5.30) / 사진.월성1호기 폐쇄 경주운동본부 준비위
'월성1호기 합의안 규탄 기자회견'(2015.5.30) / 사진.월성1호기 폐쇄 경주운동본부 준비위

앞서 지난 4월 29일 조석 한수원 사장ㆍ최양식 경주시장ㆍ주민단체 동경주대책원회(감포읍ㆍ양남면ㆍ양북면) 하대근 상임대표, 신수철ㆍ이판보 공동대표 등 3자는 월성1호기 재가동에 따른 보상금 1,310억원을 주민에게 지급하는데 잠정합의했다. ▶동경주지역과 기타지역 지원 비율은 6:4로 60%인 786억원은 동경주지역, 40%인 524억원은 경주 기타지역에 배분 ▶지원금 범위 내에서 최인접지역인 나아리, 나산리, 봉길리 주민 생계대책지원 ▶배분비율 범위 내에서 적정사업 지원 등을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안에 대해 동경주대책위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감포읍과 양남면은 반대하고, 양북면만 찬성해 합의안은 무산됐다. 이어 동경주대책위는 지난달 14일부터 감포읍, 양남면, 양북면 등 월성1호기 인접지역 주민을 상대로 주민수용성에 대한 첫 주민공청회와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양북면과 감포읍은 보상안을 수용하기로 했지만, 월성1호기가 있는 양남면 주민들은 끝까지 합의안에 반대했다.

특히 양남면 전체 22개 마을 중 무려 17개 마을이 합의안에 반대했다. 찬성은 단 3곳만 했다. 나머지 2곳은 기권을 행사했다. 또 지난 28일 열린 양남면발전협의회 총회에서도 전체 75명 중 71명이 참석해 39명이 합의안에 반대했다. 32명이 찬성했지만 반대 의견이 더 높아 합의안은 부결됐다.

'월성1호기 수명연장 중단' 촉구 양남면 주민 천막농성장(2015.4.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월성1호기 수명연장 중단' 촉구 양남면 주민 천막농성장(2015.4.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처럼 동경주대책위 3개 읍·면 중 월성1호기가 있는 지역 양남면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보상금 합의안은 무산됐다. 하지만 동경주대책위는 지난달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양남면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1,310억원 보상금 합의안을 최종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김승환(66.양남면 나아리) 월성이주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1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월성1호기가 있는 곳은 양남면이고 가장 많은 주민이 사는 곳도 양남면"이라며 "가장 큰 피해자인 양남면 주민들이 민주적 절차로 재가동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음에도 무시하고 동경주대책위가 합의안에 승인 한 것은 무효"라고 했다. 때문에 "동경주대책위를 더 신임할 수 없다"면서 "양남면 주민 합의 없는 재가동은 있을 수 없다. 합의 파기와 재가동 중단, 월성1호기 폐쇄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은정 한수원 대변인은 "주민 대표 단체와 이미 잠정합의안을 마련했고, 그 단체가 과반의 찬성을 얻어 최종 승인한 것을 뒤집을 수는 없다"면서 "합법적인 과정을 밟고 절차를 거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일부 주민과 단체가 반대한다고 다시 주민수용성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한편 경주환경운동연합과 경주경제정의실천연합 등 18개 단체가 참여하는 '월성1호기 폐쇄 경주운동본부 준비위원회'는 앞서 5월 30일 경주시청 앞에서 '월성1호기 재가동 보상금 합의안 승인 동경주대책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동경주대책위 전원 사퇴, 합의안 파기, 재가동 중단"을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정현주 경주시의원(비례대표)은 지난달 20일 '월성1호기 재가동 여부에 대한 안전성과 주민수용성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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